벌써 여행 10일째 아침이 밝았다. 이번 구룹여행의 마지막 관광을 하는 날이다. 내일 아침 새벽에는 Venice 공항에서 해산을 하고 각자의 길로 떠나게 된다. 창문 밖으로 호수가 보이고 날씨가 청명한 것이 상쾌한 하루가 기대된다.
Slovenia 의 수도인 Ljubljana 로 가기 전에 Bled 호수의 절벽 위에 세워진 Bled 성을 먼저 구경하려고 구불구불 돌아서 성문 바로 아래까지 버스를 타고 왔다. 성 입구에서 성문까지 이어진 비탈길은 운치가 있는 오르막 길이다.
잘 다듬은 돌들이 고르게 깔린 이런 길은 언제 걸어도 느낌이 참 좋다.
성채에 이르기 전에 예전에는 망루였었던 곳 아래쪽으로 난 문을 지나야한다.
130m 나 되는 높은 절벽에 지어져있어서 성에 오르려면 잠시이지만 힘들여 올라야하는 꽤나 가파른 비탈길.
저 멀리 우리가 묵고 있는 호텔도 보이고 작은 블레드 시내의 전경도 펼쳐져있다.
블레드 성은 호수에서부터 130m 수직으로 솟아오른 바위 절벽 위에 세워져서 이곳에 오르면 아름답고 푸른 블레드 호수와 작고 아담한 블레드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온다.
Bled 성 (城) 은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던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하인리히2세가 브릭센의 주교에게 하사하기 위해 지은 Castle 이었다. 1,004년에 지어져 주교의 별장과 수도원을 겸해서 사용된 후로는 약 800년 가량 유고슬라비아 왕가의 여름별장으로 사용되기도 했던 곳이다.
지금은 내부가 작은 박물관이 되어있고, Cafe, 기념품가게가 들어서있는 조그마한 성이다.
계단을 따라 성의 위쪽으로 올라가면 한층 더 시원스러운 경치가 펼쳐진다.
호수쪽 성벽으로 나있는 좁은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위층 마당이 나온다. 이 마당에서 내려다보는 호수가 가장 멋지다. 호수 안에 귀엽게 떠있는 블레드 섬도 멀리 보인다. Slovenia 에 단 하나 밖에 없는 유일한 섬이다.
한국 아줌마부대들. 떠들썩하고 재미있게 여행하시는 것은 좋은데 남자분은 한 분도 보이지 않는다. 한국에서도 젊은 세대들은 Couple 들이 여행을 하는데 신세대와 구세대가 이렇게도 다른가.....
여행의 마지막날. 가이드 Yasmina 양의 재치있는 설명이 이어진다. 가이드는 역사의 지식이나 능숙한 언어구사만으로 되는 직업이 아닌 것이 틀림없다. 많은 인원을 잘 리드하고 여러사람의 마음을 읽고 인내심도 많이 필요한 직업이다.
박물관에는 Bled 지역에서 발굴된 유물, 칼, 갑옷 등이 전시되어 있다.
흉내를 내어보는 Zenia. 너무 어려운 얼굴 표정이라 연기파 Talent 라도 그대로 따라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그 정도면 훌륭합니다.
당시에 쓰이던 화장실. 구멍 하나 덩그라니 뚫려있고 작은 창문 구멍하나.
당시의 조그마한 수도원의 내부.
성의 한쪽에서는 보수공사가 한참 진행 중이다. 온전한 블레드 성의 모습을 보지 못해 다소 아쉽긴 하지만, 유적지의 곳곳에서 보수하는 모습은 매우 흔한 일이다.
중세시대의 수도원들은 병원의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런 이유로 맥주, 위스키, 포도주를 만들기도 했는데, 이 성에서도 포도주를 만들었었다. 포도주 저장고였던 곳에는 지금은 Wine Tasting 가게가 있다.
그리고 오른쪽 옆에서는 중세시대 인쇄기를 비치해놓고 중세문자로 이름을 새겨주며 판매하기도 한다.
성 밖으로 나와서 밑에서 다시 위를 올려다보니 매우 조그마한 성을 방어하려고 높게도 성벽을 쌓아올렸다. 중세시대에는 서로가 기회만 있으면 먹고 먹히고...... 현대시대에는 주식시장에서 먹고 먹히고...... 어떻게 보면 옛날 시대에 훨씬 알기 쉽게 싸운 것 같다.
Bled 성을 떠나서 Slovenia 의 수도인 Ljubljana (류블랴나) 에 왔다. Bled 호수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이다. Ljubljana 는 Slovenia 어로 사랑스럽다 는 뜻이다. 유럽 대부분의 도시가 그러하듯이 류블랴나 관광의 시작 역시 도시 한가운데에 자리한 프레셔르노프 광장이다.
광장의 주위에는 바로크 양식과 이르누보 스타일의 건축물이 즐비한데 대부분 Liubliana 대학교 건물들이다. 거리에는 유독 젊은이들이 많은데 대부분이 류블랴나 대학교의 학생들이다. 5만6천 명이나 되는 학생을 가진 큰 대학이고, 이 도시의 유일한 대학이다. 총인구 겨우 28만의 Liubliana 에 5만6천의 학생들이 있어서 정말로 젊은이들이 많이 보인다.
Holy Trinity Church.
광장의 뒷편 언덕 위에 멀리 보이는 Ljubljana 성.
가이드의 설명을 마지막까지 잘듣고 따라야 여행의 유종의 미를 거두게된다. 양순하고 착한 유치원 아동들이 따로 없다. 가이드를 놓치면 이역만리에서 순식간에 늙은 국제미아 신세가 된다. ㅎㅎㅎ
망원렌즈로 당겨본 Liubliana 성이다. 9세기에 처음 세워졌다가 1511년 지진으로 파과된 후에 17세기 초에 재건됐다. Liubliana 성은 시내를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어 전망이 좋은 곳이다. 그동안 요새, 감옥, 병원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다가 지금은 각종 전시회와 이벤트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이곳 사람들이 결혼식장으로 가장 애용하는 곳이기도 하다는데 우리는 자유시간에도 성에 올라갈 계획은 없다. 시간이 남아돌으면 몰라도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점심도 해야한다. 여기서 망원렌즈로 당겨본 성의 모습에 만족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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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을 나오면 곧장 시가지이다. 그리고 가운데로 흐르는 류블랴나 강이 나타난다.
Liubliana 는 Emona 라는 로마 도시로부터 출발했다. 그래서 시내 곳곳에 로마시대의 유산이 많이 남아있다. 그후 15세기에 합스부르그 왕조가 통치했는데 이때에 흰색의 교회와 저택이 많이 들어섰다. White Liubliana라는 별명도 그때 얻은 것이다.
근대의 Slovenia 역사만 잠시 보면 1918년에는 유고왕국의 일원이었고 1945년 2차세계대전 후에는 공산 유고연방의 일원이었다. 1991년 6월에 유고연방으로부터 10일간의 짧은 전쟁으로 피를 보지 않고 독립했다. 다른 여러 유고연방의 나라들이 수년간의 처참한 내전끝에 독립을 쟁취했던 것에 비하면 독립선언을 하고 10일 후에 독립을 얻는 행운이 있었다. 인구의 97 %가 Slovenia 인 이어서 유고연방의 맹주였던 Serbia 의 입김이 전혀 먹히지 않았던 곳이었다.
Slovenia 는 1991년 유고연방으로부터 독립을 한 후에 2004년 3월에 NATO 에 가입하고 5월에는 EU 의 일원이 되었다. 국민 일인당 GNP 가 $20,800 으로 $27,000 의 체코 다음으로 옛 동구권에서 독립한 나라들 중에서는 2번째로 제대로 경제가 발전되고 있는 나라이다.
Liubliana (류블랴나). 발음하기가 약간 까다로운 이 도시는 Slovenia 에서는 가장 큰 도시이다. 총인구의 14%가 산다고 하지만 30만 명도 안되는 작은 도시이다. 걸어다녀도 하루 정도면 도시의 구석구석을 돌아볼 수 있을 것 같다.
류블랴나 시내 관광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데 끝이나면 오후에는 다시 Bled 로 돌아간다. 그리고 Bled 호수의 가운데에 떠있는 매우 작은 Bled 섬을 마지막으로 다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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