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5일째. 추위를 피해서 따뜻한 큐바의 해변으로 여행을 와서는 오늘도 관광에 나섰다. 그래도 아직은 3일간 더 해변에서만 지낼 수 있는 여유는 있다. 오늘 나서는 투어는 매우 힘든 일정이다. 아침 6시에 출발해서 저녁 8시에 돌아오는 것이었지만 결국은 저녁 9시에 돌아오게 되어 장장 15시간을 돌아다닌 힘든 여행이었다. 중부지방의 Santa Clara, Trinidad, Cienfuegos 를 둘러서 돌아오는 무려 800Km 를 자동차로 이동하는 무리한 일정이다. 더군다나 뻥뚫린 고속도로가 아니고 대부분 지방도로의 시골길을 달려야했다. 우리 일행들 모두가 포기를 하여서 Zenia 와 나 두사람만이 나서게 되었다.
시골길에 느닷없이 나타나는 구소련 스타일의 아파트. 층계도 흉칙하게 건물 밖으로 만들어 놓았고...
달리는 버스의 창 밖으로 곳곳에 보이는 Che Guevara.
우리가 머무르는 Varadero 에서 어제는 Havana 에 다녀왔고, 오늘은 Santa Clara, Trinidad, Cienfuegos 를 가는 중이다. Matanzas 에서 오른쪽으로 길게 뻗쳐있는 반도 Varadero 해변에 진을 치고서, 우리가 돌아다녔던 곳에 검은 안경을 붙여보았다.
중간에 잠시 휴식을 하고 다시 달려서 3시간만에 도착한 Santa Clara. 큐바 중부지방의 Santa Clara 시에 있는 체 게바라 기념관 (Guevara Memorial Monument) 에 왔다. 큐바는 1492년부터 Spain 의 식민지로 1898년 미국과 Spain 의 전쟁에서 Spain 이 패배할 때까지 식민지로 지내다가 1902년에 독립을 하였다. 1902년부터 독립국가였던 큐바는 Batist 독재자에 항거한 카스트로의 혁명으로 1959년에 공산정권이 들어서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혁명을 지휘한 Fidel Castro 가 죽고 동생 Raul Castro 가 이어 받았다. 불과 1년전 드디어 미국과 국교정상화를 이루었지만 갈 길은 멀고도 멀게만 보인다. Castro 가 바티스타 독재자에 항거하여 혁명을 이끌때에 쌍두마차로 참여한 사람이 바로 아르젠틴 출신의 의사이자 작가이었던 Che Guevara 였다. 이곳에 기념관이 있는 것은 Santa Clara 가 혁명의 거점이었기 때문이다. 넓은 대지에 위엄있게 보이는 정면의 모습인데 실제로 기념관의 내부는 단층이면서 협소해 보인다. 전시되어 있는 것들도 기대에 못미치는 매우 평범한 것들이 조금 있을뿐이다. 그가 사용하던 수통, 연필, 편지, 총, 등등이 조금 보이고, 대부분은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기념관 내부로 들어가려면 앞면의 정문이 아니고 뒷편에서만 가능하다. 특이하게도 내부에서는 사진촬영이 불가할 뿐만이 아니라, 아예 카메라가 있는 사람은 입장이 불가하다. 심지어 여자들의 핸드백까지도 못가지고 들어가게 막았다. 도대체 무엇이 그리도 대단한지..... 처음 겪어보는 일이다. 그래서 모두들 버스에 놓고 내려야했다. Geuvara 는 큐바의 혁명이 성공하자 다른나라에도 혁명을 전파하려고 1965년에 큐바를 떠나서 Africa 의 Congo 로 먼저 갔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래서 다시 남미로 돌아와 Bolivia 로 가서 혁명을 전파하다가 Bolivia 정부군에 잡혀서 1967년 10월9일에 Bolivia 에서 처형되었다. 그의 나이 39세였다. 그후 카스트로의 끈질긴 요청으로 28년이나 지난 1995년에야 그의 시신이 Santa Clara 로 옮겨와서 기념관이 세워졌다. Che Guevara 는 아르젠틴에서 의대생으로 공부하고 있을때에 모터싸이클을 타고 남미의 여러나라와 Florida 의 Miami 까지 8,000km 를 여행했다. 그때에 Motorcycle Diary 를 책으로 펴내었다. 그리고 그가 대면한 남미 여러나라들의 처참한 빈곤은 그를 Marxist 공산주의로 변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변호사이면서 혁명을 이끄는 큐바의 Castro 를 앞장서서 돕게 된다. 수십년이 지난 지금은 완전히 몰락한 Marxism 을 그때의 두 젊은 Elite 는 최고의 이상적인 사상이라고 믿고 있었던 것이다.
Santa Clara 에서는 시내구경도 없고 아무 것도 없이 교외에 있는 기념관만 보여주고는 그대로 Trinidad 가 있는 남쪽으로 다시 시골길을 1시간 가량을 더 간다.
달리고 또 달리고.... 저 시골길 언덕을 또 넘고 넘어서 우리가 탄 중국제 Yutong 버스는 아주 안락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잘도 달린다.
창 밖으로 내다보이는 들판과 산. 매우 비옥해 보이는 풍경이다.
가이드 Manuel 군이 버스 속에서 관광객 모두에게 돌려보여준 사진이다. 1995년 카스토로가 한 목장을 방문해서 경이로운 Super 젖소를 어루만지고 있는 사진이다. 큐바에서 성공한 경이로운 품종의 젖소란다. 매일 같이 무려 105 Litre 의 우유를 제공하는 Super 젖소. 지독하게도 어려웠던 시절에 매우 큰 낭보임에 틀림없다.
이동시간이 긴 일정이어서 버스 속에서 가이드 Manuel 군의 설명은 끝없이 이어진다. 그리고 궁금했던 질문들도 Manuel 군에게 쏟아져 나온다. 지금도 큐바에서는 기본적 양식은 배급제이고, 우유는 7살 미만 아이들에게만 매일 1 Litre 가 배급이 된다. 의료와 교육은 대학까지도 모두 무료이나 대학 졸업후에는 국가에서 지정한 곳에서 최소 2~3년간은 일해야 한다. 그후로는 각자가 알아서 원하는 다른 곳을 찾을 수도 있다. 2~3년간 국가가 지정한 곳에서 일하지 않으면 졸업장, Diploma 등 모든 것이 무효가 된다. 식품배급, 의료, 교육 등 사회기본적인 것들은 무료이지만, 구매력의 표본이 되는 월급의 수준은 요원하기만 하다. 비교적 좋은 직업인 국가공무원의 평균월급이 미화로 환산하면 30불, 대학교수는 50~70 불, 의사는 70~100 불 정도이다.
개인의 사유재산도 지금은 어느 정도 인정되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모든 토지는 국가에 속해있다. 집을 사고 팔 때는 파는 사람이 국가에 팔고, 사는 사람이 국가로부터 사는 식이다.
중부지방의 Caribbean 해안가에 가까이 위치한 Heritage Site 인 Trinidad 시에 도착했다. 창 밖으로 보이는 길거리 풍경. 현지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뒤섞여서 작은 도시가 그런대로 북적거리는 것 같아 보인다.
골목길에 늘어서서 관광객을 기다리는 매우 한가해 보이는 오래되고 낡은 택시들.
Trinidad 의 시외버스 정류장. 승객들의 대부분이 관광객들이다.
최근에 갑자기 밀려드는 관광객을 맞이하느라 작은 옛 도시가 어수선하다.
Beatles 가 여기에 웬일이신가....
바쁜 길거리에 테이블을 펼쳐놓고.... 2시간 후에 떠날 때에도 다시 지나면서 보니 그대로 게임에 열중하고 있었다.
Trinidad 의 박물관 앞에서 열심히 설명중인 가이드 Manuel 군. 조그만 관광지의 작은 박물관들이 다 그렇듯이 박물관이라고는 하는데 들어가보면 안에는 정원이 먼저 나타나고 진작 볼 것은 별로 없다.
500년전에 돌로 깔아놓은 거리. 보기에는 좋은데 전혀 보수나 관리가 되지 않아서 심하게 울퉁불퉁.... 걸어서 다니기에 이만저만 불편한 것이 아니다.
제일 왕래가 많은 문화유산지역으로 오르는 계단의 한 가운데에.... 사람들의 발길에 채이거나 밟히거나 누가 상관하랴 !!!
Trinidad 는 500년전에 꼭 11개월간 영국의 지배를 받았는데 그때가 왕성한 교역으로 최고의 번영을 누리던 전성기였다.
저기 보이는 저 성당의 종탑에 올라가면 Trinidad 를 조망할 수 있다. 보기에는 높지 않은 것 같지만 좁은 통로에 겨우 한사람 비집고 빙글빙글 돌아서 올라가는 급경사의 계단이다.
어른 한명과 잘 차려입은 아이들 둘이 말을 타고 나타났다. 하필이면 말들이 제일 싫어하는 울퉁불퉁하고 대단히 미끄러운 돌조각이 쫘악~ 깔린 길에 들어왔는지.... 돌조각에 부닥치는 말발굽소리가 요란하다.
가이드 Manuel 군을 졸졸 따라다니며 Trinidad 의 볼거리를 구경하는 일행들. 약 20명의 일행들 가운데에는 미국의 Michigan 에서 온 부부와 Florida 북쪽에서 온 부부도 있었고 유럽의 동구권 Poland 에서 온 2커플, 그리고 네델란드에서 몇명등, 여러곳에서 온 분들이 섞여있었다.
우~와~ 시뻘겋게 녹이슬고 다 찌그러져가는 트랙터가 금방이라도 부서질듯이 하면서 힘겹게 움직이고 있다.
가이드가 끌고 들어가서 보여준 어느 가게에 전시된 푸른 망토를 걸친 흑인 성모마리아 상. 불란서 남서부지역 Rocarmadour 계곡의 유명한 Miraculou 성당의 안에는 커다란 목제의 검은 성모 마리아 (Black Madonna) 가 있었다.
앗 ~ 뜨거워라 ~ 어느 식당정원의 숯불 위에 매달려있는 돼지. 태우지 않고 골고루 익히려고 몇시간째 손잡이로 돌리고 있는 아저씨. 돼지도 뜨겁겠지만 더운 날씨에 저 아저씨도 힘도 들고 뜨거운 숯불 앞에서 쪄죽도록 고생이다.
어 ~ 여기서는 한국에서 온 관광구룹이 흰색 모자에 흰색 코트를 걸친 광대와 사진을 함께 찍느라 한국말로 왁자지껄 요란하다.
박물관 앞에 주차된 자동차. 차 속이나 성능은 어떤지 몰라도 깜찍하고 예쁘게 꾸며놓았다. 시골길을 달리다가 앞에 시냇가가 가로 막고 있으면 힘센 장정 3~4명이면 번쩍들어서 옮겨놓을 수도 있겠다.
성당의 종탑에 힘겹게 올라와서 내려다본 Trinidad 의 유네스코 지정 문화유산지역.
Trinidad 관광을 마치고 다시 버스에 올라서 1시간을 조금 못 미쳐서 도착한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 Cienfuegos 에 왔다. 광장에 있는 벤취에서 다소곳이 앉아서 우리들을 맞이하여 주는 여인들. 만들어놓은 동상처럼 꼼짝 아니하고 있다가 사람들이 다가가면 사진을 함께 찍자고 손을 내미는..... 어느나라의 관광지에서나 흔히 보이는 광경이다. 다들 먹고 살아야하니......
Cienfuegos. 이 아주 조그마한 도시는 한때 불란서의 지배를 받았던 곳이라 French Style 의 건물들이 주를 이룬다.
우리를 태우고 다녔던 버스. 다시 3시간반을 더 달려서 Varadero 해변으로 우리를 데려다 준다. 지금 큐바에서는 관광객을 태우고 다니는 모든 소형, 중형, 대형의 관광버스는 중국 자동차 Yutong 의 제품이다. 연 3일째 소형, 중형, 대형을 다 타보게 되었는데 승차감, 안락감이 약간 부족하고, 무언가 여기저기 아쉬운 것이 조금씩 보이지만 대체로 잘 타고 다녔다.
여행 6일째. 다시 Varadero 의 해변으로 .... 나머지 3일간은 온 종일 해변에서....
여행 7일째. 오늘은 오른편의 바닷가로 멀리 걸어나가서 약간은 또다른 경치에 빠져보기도 한다.
무슨 이야기가 그렇게도 많은지.... 시원하고 맑은 바닷가에서 도란도란 끝없이....
2017년 1월17일 (화) 여행 8일째. 저녁에는 다시 동토의 북쪽으로 날아가는 마지막날이다. 낮에 정원의 해변쪽에서는 아름다운 한쌍의 결혼식이 함께 온 친지들의 축하 속에 열리고 있다. 맑고 푸르고 거대한 바다처럼 끝없는 사랑의 출발이기를 바랍니다.
Varadero 의 해변은 여전히 아름답고 맑다. 많이 밝아지고 좋아진 큐바.... 그러나 화려한 관광지를 벗어나면 큐바의 곳곳은 아직도 갈 길이 멀고도 멀게 보인다.
Caribbean 해안의 섬나라 큐바는 인구 1천1백만 명. 면적은 11만 평방 Km 로써 22만 평방 Km 한반도의 정확히 1/2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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