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6일(목)        벌써 여행 4일째 날이다.      오늘은 Ronda 와 Setenil 을 Day Tour 로 다녀온다.       아침 일찍 가이드와 함께 대형 관광버스에 올라서 Ronda 로 향하는데 주위의 풍경이 예상과는 다른 풍경이다.      14년 전 여행 때에 Granada 에서 Madrid 로 달리던 고속도로 주변만이 기억에 남아서 그런지...       아주 척박하지는 않아 보이지만 농사짓기에 비옥한 여건이 아니다.

 

주로 올리브 농장이 많이 보이고, 가능하면 어떻게든 척박한 땅이라도 이용하려는 노력이 대단해 보인다.

 

 

 

 

 

작은 마을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곳이라 관광객들에게 휴식과 Washroom 제공을 위해서, 덩그러니 세워놓은 Rest Area 의 Cafe 에 발 디디기 힘들 정도로 사람들이 많다.       거의 대부분 대형 버스로 Ronda 로 향하는 관광객들이다.

 

Jamon.      돼지 뒷 다리를 소금에 절여서 아주 얇게 썰어서 먹는 하몽이 가득 걸려있다.       Andalusia 지방의 하몽은 이곳 내국인들에게는 최고의 특산품이다.       특산품 고품질은 900-1,000 유로 정도로 매우 비싸다.

 

 

 

어찌 보면 거의 비슷한 풍경의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는 시골길을 1시간 30분을 달려서 Ronda 에 도착한다.

 

도착 시간은 아침 10시.      이른 시간인데도 벌써 북적이기 시작한다.    해발 750m 의 산악지대에 위치한 Ronda 는 Siera de Las Niebes 국립공원에 포함된 마을 중의 하나이다.      주변에는 아직도 신석기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선사시대 정착지 유적이 남아있다.         Guadalevin 강이 도시를 가로질러 두 부분으로 나누고, 깊이 100m 이상의 가파른 El Tajo 협곡을 이루는 곳이다.

 

스페인의 Andalusia 지역이 모두 그렇듯이 700여 년의 이슬람 시대와 기독교도의 복귀, 그리고 스페인 내전 등으로 곳곳이 험난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Ronda 는 그중에서도 가장 험난한 곳이었다.

 

많은 인원을 이끌고 오늘 투어의 가이드가 열심히 설명 중이다.

 

Plaza de Toros Ronda.       스페인에서 제일 오래된 투우장이다.       매년 1년에 한 번 열리는 Corrida Goyesca 투우가 열리는 곳이다.       Ronda 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투우장으로 우리들을 인도한다.      관광객들을 위해서 잠시 보여주는 유료 프로그램이다.    Day Tour 에 모두 포함되어 있지만 꼭 참여하지 않고 다리 주위에서 더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들은 지금부터 자유 시간이다.        소싸움도 좋지만 우리는 주위를 더 둘러보기로 했다.

 

투우장 바로 옆 공원에서 내려다보이는 주위의 풍경.

 

농지를 빼면 모든 마을들은 높은 암벽 위에 세워져있다.

 

 

 

옆에서 잠시 바라본 Ronda 의 Puente Nuevo 다리.       아주 정확히 다리 전체가 잘 보이지는 않지만 웅장한 모습이다.

 

주위의 식당들은 몰려드는 관광객들을 맞이하려고 점심 식사 테이블들을 벌써부터 준비하고 식당 종업원들이 분주하다.

 

높은 다리를 건너고 있는데 두꺼운 창살로 보호막을 쳐놓았다.

 

저 아래의 절벽 길이 아마도 다리의 전경을 보러 마구 내려가는 길인 것 같다.     저 길로 우리도 찾아가야 하는데 벌써 아찔아찔하게 보인다.

 

 

 

여기가 아마도 Ronda 의 구 시청 건물인듯 싶은데, 피카소 전시회가 있는지.     Malaga 에서 태어난 Pablo Picasso 의 이름으로 Malaga 뿐이 아니라 Ronda 에서도 관광객을 끌어들인다.

 

Ronda 구 시청의 광장에서 바라본 협곡의 건너편 마을.    엘 타호 강이 협곡을 흐르고 있고 Ronda 를 둘로 갈라 놓고 있다.

 

오른쪽의 구 시청 광장에서 협곡을 내려다보고, 그리고 다리를 전망하는 방문객들.     모든 방문객들이 사진 촬영을 위해서 꼭 잠시 들리는 곳이다.

 

이렇게나 Ronda 가 한국 여행객들에게 유명해졌는지 몰랐다.       마침 지금 이곳 구 시청 광장에 모인 관광객의 반 이상이 한국인 관광객들이다.

 

 

 

 

 

완전하게 잘 보이지는 않지만 구 시청 전망대에서는 높은 다리를 전망하고, 주위 경치를 모두 한 번에 잘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다.       다리 밑에 있는 네모난 조그만 창문은 감옥소가 있던 곳이었다.

 

 

 

다리 주위의 협곡 위에 빽빽이 들어선 건물들.

 

이제는 협곡의 아래로 내려가서 다리를 올려다보려고 내려가고 또 내려간다.          다시 오를 때 엄청 힘든 일은 잠시 잊고, 내려가고 내려간다.

 

 

 

드디어 Puente Nuevo 다리가 제대로 전부 보이는 지점에 왔다.

 

밑에서 올려다 본 다리.      그런데 우리가 많이 내려 오기는 했지만, 오른쪽의 절벽 길로 더 내려가는 몇몇 용감한 젊은이들도 있다.  절벽에서 떨어져 나오는 돌덩이를 피해야 하니 나누어주는 헬멧을 쓰고 내려가야 한다.       다리 아래에서는 강물이 폭포를 이루며 밑으로 떨어지고 있다.

 

Zoom 으로 마구 당겨보니 떨어진 물들이 있는 암석에 흰 샤쓰의 젊은이가 혼자 앉아 있다.        우와 ~~ 어떻게 저기까지 내려갔는지....

 

 

 

여기 협곡에는 3개의 다리가 있는데 지금 이 다리가 협곡 바닥에서부터 120m (390Feet) 로 제일 높은 다리이다.

이름은 Puente Nuevo (New Bridge : 새로운 다리).      1751년부터 42년의 긴 세월에 걸쳐서 세워진 다리이다.     당시에는 

'새로운 다리' 라는 이름이 좋았겠지만 세월이 엄청 지난 지금은 약간 이상한 이름이다.

 

옆에는 넓은 들판이 널려있는데 왜 이렇게 험난한 협곡에 다리를 만들고 모두들 여기에서 살았는지?     Andalusia 의 기구한 역사와 스페인 내전 등으로 언제나 어려움이 가득했던 곳이었다.    Ronda 는 5세기에 Suebi 족에게 정복 당했고, 6세기에는 동로마 제국에, 그리고 7세기에는 서고트.          그리고 8세기부터는 700여 년간 이슬람에. 기독교도들의 복귀 후에는 또다시 스페인 내전으로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역사를 지닌 곳이다.

 

Ronda 의 이슬람 지배는 1485년에 끝나고, 도시의 오래된 건물들은 새로 짓거나 기독교도들에 의해서 개조되었다.

Iberia 반도의 마지막 이슬람 전초기지인 Granada 가 정복되고 나서 Spain 은 모든 무슬림들이 기독교로 개종해야 한다고 선언한다.       많은 무슬림들이 재산을 뺏기지 않으려고 기독교로 개종을 했지만 비밀리에 이슬람을 고수했다.       그러자 체계적인 탄압이 시작된다.       허가 없이 여행하는 것은 사형, 무슬림의 금요 기도가 거행되지 않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금요일에는 집 문을 열어두도록 요구하는 등, 여러 가지 탄압이 생겨났다.     그리고 그에 따른 반란이 일어나고, 서로 많은 피를 흘리게 된다.     무슬림과의 고통이 끝나자 이번에는 많은 사상자를 만들어낸 치열한 스페인의 내전으로 주민이 1만 6천에서 5천으로 줄게 된다.          그리고 그 후에는 Ronda 는 지역의 특성상 게릴라들의 근거지가 되고 그다음에는 수많은 산적들의 근거지가 되기도 했던 기구한 역사를 가진 곳이다.

 

좁은 골목길에 마차가 나타나자 모두들 길을 비켜주는데 강아지 한 마리가 겁에 질려서 벽에 꼭 붙어있는 모습이다. 

주인이 보기에도 너무 측은한 개를 달래고 있는 모습이다.

 

 

 

다리 건너의 구 시청 쪽의 옛 마을인데 이슬람의 건물들이 모두 헐리고 기독교도들의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어디엔가에는 지금도 아랍의 목욕탕이 원형대로 아직도 보존되고 있다.

 

왔었던 다리를 다시 건너서 Ronda 의 도심지로 다시 간다.      장거리 여행 중인 Package 여행 팀들은 구 시청 광장의 전망대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고 모두들 다음 행선지로 떠난다.

 

 

 

제일 오래된 투우장이 있는 곳이라 그런지...   자신들을 데리고 갈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는 알록달록 예쁜 색깔로 치장한 투우들.

 

그래서 그런지 모르지만 이곳에서는 소꼬리를 요리한 음식이 좋다고 가이드가 그랬는데, 시간에 쫓겨서 어느 Cafe 에서 간단히 Ronda 식 감자 샌드위치를 먹었다.       무지막지하게 큰 샌드위치이다.          Mashed Potato 를 빵 속에 넣은 듯한데 전혀 무슨 맛인지 모르지만 우선 배속에 구겨 넣었다.

 

Plaza del Socorro.       Ronda 시의 한복판 제일 붐비는 곳에 위치한 성당.      이곳에서 1918년 처음으로 노란 바탕에 붉은 피로 물든 가로 줄이 여러개 쳐진 국기와 국가가 소개된 곳이다.        지금 Ronda 의 인구는 3만 6천 명.

 

시내의 아파트 건물 같이 보이는데 벽면의 빈 공간에 대형 예술품이 그려져 있다.    집이나 건물 속의 천장, 벽면, 등등 어디에나 빈 공간이 있으면 조각을 넣거나 그림으로 치장한다.     모두들 태어나면서부터 예술적 감각을 가지고 세상에 나온 듯하다.     대대손손으로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모두가 예술가들의 나라이다.          빈 공간을 그대로 내버려두면 감옥에라도 끌려가는지...    ㅎㅎ

 

Ronda 에서 다시 20분쯤 떨어진 Setenil 로 왔다.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이다.

 

화창하고 상쾌하였던 날씨가 오후가 되자 점점 기온이 올라가는지 잠시 걷고 있는데 더워지기 시작한다.     가이드 왈 바로 Setenil 에 다 왔는데 암벽 아래의 타운이라 무척 시원하다고 한다.     Setenil 의 기구한 역사를 설명하고, 다시 만날 장소와 시간 등을 주지시키느라 가이드가 대단히 바쁘다.

 

Setenil 은 좁은 Rio Trejo 강을 따라 협곡을 이루는 독특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인구 3천 명의 작은 마을이다.

 

 

 

협곡 자체의 암벽에 집이 지어졌고, 자연적인 동굴이나 돌출부를 확장하고 외부의 벽을 추가했다.    과연 암석 밑으로 뻗어있는 좁은 길을 걷고 있으니 조금 전의 더위는 사라지고 매우 쾌적한 환경이다.

 

 

 

이렇게 기이하고 아름다운 마을이 존재한다니 놀랍기만 하다.

 

협곡의 양쪽 위쪽 꼭대기에도 집들이 들어서 있다.       Setenil 은 Ronda 북서쪽 Rio Trejo 강의 굽이를 내려다보는 절벽에 요새화된 아랍인들의 Moore 마을에서 발전하였다.       도시의 이름인 Setenil 은 로마 라틴어 구절 Septem Nihil (Seven Times Nothing : 일곱 번의 무) 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진다.        Moore 인들의 마을이 기독교의 공격에 저항하여 일곱 번째의 포위 공격 후에야 함락된 것을 가리킨다.    1407년에 포위 공격에 실패한 Setenil 은 결국 1484년에 기독교 군이 아랍인들을 몰아내면서 함락하였다.       화약포를 사용하여 15일 만에 Setenil 을 함락시켰다.

 

 

 

 

 

 

 

새로운 기독교 정착민들은 아랍 Olive 와 Almond 를 경작하며 지내기 시작했다.

 

 

 

 

 

협곡을 따라서 늘어선 Cafe, 식당, 가게들 그리고 암석으로 드리워진 천장, 벽면들이 신기하기만 하다.

 

 

 

Setenil 유적지는 확실히 기원후 1세기에 로마가 이 지역을 침략했을 때에도 사람들이 살았던 곳이었다.

 

위를 올려다보면 엄청난 돌덩이들이 무시무시하게 으스스 한데, 수백 년이 아니라 수천 년을 버텨온 암석들이다.

 

 

 

가이드가 이 집을 가리키며 300년이 넘은 집 모습 그대로라고 한다.       와~   믿거나 말거나.

 

아주 예쁘게 단장되어 있는, 마을의 중앙지점에 협곡 건너의 양쪽 길을 연결해 주는 다리.     사진 촬영으로 모두들 바쁜 곳이다.

 

여기 봐라 아기야!        Look Here, Smile! 함께 여행하는 할머니 같은데, 2세, 3세들 사진 찍어주느라 몹시 즐거운 분이다.

 

어느 정도 걷다 보니 이제는 한가하고 막다른듯한 곳에 이르렀다.       여기가 역사가 깃든 곳이란다.

 

바로 이렇게 막혀있는 지형에 이르게 되는데 여기가 마지막 아랍인 6가구가 깊숙이 찾아들어서 끝까지 버티었던 곳이다.    일곱 번째 공격의 마지막 15일에 생을 마감했던 곳이란다.        이슬람과 기독교. 엎치락 뒤치락.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이 곳곳에서 벌어지는 종교전쟁이 아닌가 싶다.

 

 

 

이제는 Malaga 로 돌아가는 길.       돌아가는 길도 독특한 지형을 달리고 달린다.

 

 

오직 올리브와 아몬드 과수원 뿐인지...

 

 

 

Malaga 에서의 마지막 밤이다.       왼쪽 끝에 높은 대문이 일부 보인다.       여기가 우리가 묵고 있는 호텔의 대문이다.

아래층은 고급 유명 식당. 3층에 있는 베란다와 오른쪽 창문이 있는 곳이 우리 방이다.    최고의 편리한 위치, 넓은 방, 벽난로, 높은 천장, 고전적 가구들로 마음에 꼭 드는 곳인데...      밤이 늦으면 고성방가로 잠 못 이루는 고약한 곳으로 변한다.    부잣집 할아버지 덕분에 Old Malaga 의 한복판에서 우아한 건물을 잘 관리하며 느긋하게 생활하는 손녀딸이 여유롭게 보인다.       Old Malaga 전체가 이렇게 분주한 관광지 환경이다 보니 혈기왕성한 젊은이들에게는 아마도 천국일 것이다.

 

Malaga 에서의 마지막 저녁.      바로 우리 호텔 건너편 식당 Outdoor 식탁에서. 해물파스타 그리고 Andalusia 식 연어구이.      Malaga 에 도착하고 첫날 저녁에 먹었던 그대로 떠나기 전날인 오늘도 같은 음식인데 아주 흡족하다.     내일은 아침부터 Malaga 해안 그리고 Malaga Beach 로 돌아다닌다.       그리고 오후 3시쯤에 Costa Del Sol (태양의 해안) 중심지인 Torremolinos 해변으로 이동해서 5박 6일을 지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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