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4일째. 별로 구경한 것도 없는데 벌써 4일째가 되었다. 그동안 한가지 큰 소득은 호텔에서 1블렄 떨어진 곳에 있는 Market 이다. 특산품인 Madeira Wine 뿐만이 아니라 여러 종류의 Wine 도 가득하고 식료품에, 우리가 특히 좋아하는 대구, 새우 등의 생선도 가득하다. 음식코너에 진열된 음식은 호텔의 부페까지는 아니더라도 종류도 많고... 정말로 일류식당의 음식에 버금가는 매우 훌륭한 음식들을 무게로 달아서 판다. 한쪽에서는 음식들을 가져다놓고 편히 앉을 수 있는 식탁들이 가득하고, Take out 도 된다. 이곳에서 휴가를 지내는 동안 매우 좋은 가격에 좋은 음식을 부담없이 즐기고 온 것이 아직까지 기억에 크게 남아있다. 좋은 곳을 알아 두었으니 앞으로 구경만 잘하고 다니면 된다. 공항에서 들어올 때에도 이렇게 타조의 목처럼 요상하게 생긴 나무들이 무더기로 모여있었던 곳이 많았는데 이 나무가 무엇인지 매우 신기했다. 사진을 찍어오기는 했는데 왜 정작 그 곳에 있을 때 누구에게라도 물어보지 못했는지.... 지금도 나무 이름을 모르고 있다.
이 나무도 처음보는 나무이다. Africa 대륙의 나무일 것이라는 짐작 뿐이다.
오늘은 시내로 나오자마자 온 사방이 북적거린다. 어제는 쥐죽은듯 조용하기만 하던 곳이었는데.... 1월은 이들에게는 혹독히 추운 겨울이란다. 반팔, 반바지를 입고 다니는 사람들은 여행을 온 관광객들이고, 꽁꽁 싸매고 다니는 사람들은 현지인들이다. 섭씨 20도 21도가 몹시도 추운 겨울이란다. 우리도 멋 모르고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긴바지에 외투에 털모자까지도 보여서 어제도 긴바지에 잠바를 입고 다녔는데 몹시도 더워서 땀을 많이 흘리고 다녔다. 그래서 오늘은 잠바는 벗고 나왔는데 그래도 덥다. 내일부터는 완전히 반바지로 나서리라. 오늘이 되어서야 왜 꽁꽁 싸매고 다니는 사람들과 반팔의 사람들이 뒤섞여있는지 알게 되었다.
Portugal 대통령선거 포스터. Portugal 전체를 다스리는 사람도 대통령이고 지방행정부의 대표도 대통령이라고 부른단다. 음.음... 우리들에게는 대단히 헷갈리는 이야기인데 여기서는 다 대통령이란다. 이번 선거는 Portugal 의 대통령을 뽑는 선거란다. 10명이나 난립을 했는데 오른쪽 남자 Edgar Silva 가 이곳 Madeira 출신이다.
그런데 지금 Edgar Silva 의 깃발을 앞세운 수십 명의 사람들이 인도를 가득 채우고 의기양양하게 행진 중이다.
어 ~ 감색 잠바를 입고 맨 앞에 선 사람이 바로 Edgar Silva 이다. 자기의 고향에서 유세 중이다. 그런데 길에서 악수를 받는 이 유권자는 한손에는 받아든 전단지를 대충 들고 있다. 아무리 보아도 악수하는 표정도 별로 신통치 않다. 정치인은 다 신뢰가 별로 가지 않는다는 시큰둥한 표정이 역력해 보인다.
맨 뒤에서 따르는 두 사람은 Drum 을 요란하게 두들기면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Africa 문화가 섞였는지. 두둥..두둥.. 둥둥둥.. 여행에서 돌아와 닷새가 지났는데 TV 에서 뉴스가 지나간다. Portugal 의 대통령 선거에 아무개가 60% 득표로 압승했고, 2위는 20%의 아무개, 그리고 Edgar Silva 를 포함한 나머지 여덟 후보들이 20%를 나누었단다. Campaign 추종자들의 행렬이 요란해서 유력한 후보 중의 하나였나 했더니 군소후보에 지나지 않았구나.
크리스마스 장식품가게들이 철수 중이다. 지나던 한무리의 영국관광객들과 빨간 하트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어주고 받고. 어제 너무나 땀을 많이 흘려서 오늘은 잠바는 벗고 왔는데 그래도 더워서 다니기 힘들구나. 내일부터는 나는 반바지 차림이다. 현지인들에게는 혹독한 겨울이지만 나에게는 초여름의 더운 날씨이다.
길 위로 축구골대처럼 만들어놓은 것들이 모두 전구를 달아놓았던 하얀 Post 와 Cross Bar 들이다. 얼마나 대단하게 크리스마스를 보냈는지 가는 곳마다 달아놓은 전구가 무수히 많다.
오늘은 시내에서 어느 길로 들어서든지 북적거린다. 여름에 정말로 관광객이 더 몰리는 성수기에는 얼마나 붐빌지 짐작이 간다.
아직도 철거하지 못한 성탄축하 전구들이 개울 위에도 주렁주렁 달려있다. 시내의 나무들마다 그리고 개울 위에도 다리 위에도 밑에도 전구들이 곳곳에 주렁주렁 달려있다.
여기도 전구를 달아놓으려고 설치해 놓았던 개울 위의 철물구조물이 아직 그대로 있다. 매해 얼마나 불을 밝히고 불꽃놀이를 대단하게 하기에 기네스북에도 오르는지 알만도 하다.
어제는 문이 닫힌 것도 모르고 입구를 찾아다녔던 재래시장에 (Mercado dos Lavradores) 다시 왔다.
맛있고 왠만한 이름있는 과일들은 모두 북미의 Market 에서 볼 수 있는데 처음보는 과일들이 정말로 많다. 이것 저것 다 하나씩 사서 맛이라도 보고 싶지만 여행 중에 탈이 나면 너무 힘들어진다. 그래서 여행은 젊은 때에 해야 이것저것 마음대로 맛도 보고....
말린 오징어가 있구나. 다리는 어디로 갔는지 몸통만 있는 오징어가 1Kg 에 7유로. 싼 것인가 비싼 것인가...
Scabbard Fish. 직역하면 칼집 생선이다. 현지인들은 Espada 라고 부른단다. 이놈들이 칼치와 똑같이 생겼는데 은색이 아니고 검은색이다. 검은색이 이리저리 닿아서 벗겨지기 시작하면 은빛이 된다. 이곳 Madeira 에서의 전통 생선요리가 Scabbard Fish with Banana 이다. 이곳에서 제일 많이 잡히는 생선이 Scabbard 와 거의 대부분 일본으로 수출되는 Tuna 이다.
놀랍게도 가게들마다 말린 빨간고추들이 주렁주렁 매달려있는데 무슨 음식을 만들 때 쓰이는 것인지 궁금하다.
이 집은 크고 작은 양파들을 매달아놓았다. 장식용은 아닌듯 한데....
말려진 대형 대추를 벌리고 호두를 박아서 팔고 있는데 다른 가게에서는 이름 모를 열매에 다른 Nut 를 넣어서 팔고 있는 것도 보인다. 이 재래시장은 농부들이 신선한 작물을 제일 많이 들여오는 금요일과 토요일 아침이 제일 붐비는 날이다.
Market 에서 나와서 이제는 제일 번화한 시내 가운데의 공원에서 점심을 하고 수도원과 박물관을 찾아나선다.
우리가 지내는 호텔에서 가까운 Pingo Doce Supermarket 에서 사가지고 온 점심을 먹는다. Zenia 는 Pigo Doce 의 음식에 완전히 매료되어 있다. 이 섬에 있는 동안에 관광을 다니면서 앞으로도 점심은 계속 싸들고 다닌다. Pingo Doce 의 음식을 사가든지, 재료를 사가지고 Sandwitch 를 만들어 가지고 다녔다. 모두가 Pingo Doce 덕분이다. 그리고 우리의 호텔방은 Kitchenette 시설이 되어 있어 매우 편리하다.
처음 보는 나무이기도 하지만 열매도 매우 신기해서 나무 이름을 보니 Kigelia Africana. Africa 의 Tropical 한 나무라고 되어있다.
수도원을 찾아서 가는 길은 위로 위로 올라가는 길이다. 경사가 심한 도시라서 해안가에 접한 길을 빼고는 모두 경사가 급하게 높아지는 길이다. 매우 친절한 현지주민들의 도움으로 묻고물어 좁고 구불거리는 골목길을 따라서 오른다.
유치원으로 들어가는 좁은 골목의 벽에 그려져있는 재미있는 그림들. 환경이 여의치 않아서 좁아터진 골목길이지만 어린이들에게는 매우 즐겁고 재미있는 등교길이리라 믿어진다. 예술이나 삶의 지혜가 엿보이는 곳이다.
여기가 우리가 찾는 수도원인가 했더니 닫혀있는 동네의 성당이다. 온 사방에 왜 이리 조그마한 성당이 많은지.... 우리는 시간이 허락하면 보이는 성당은 모조리 들어가본다. 지금은 이 성당도 Siesta Time 중이다.
해안에서 멀어질수록 점점 더 경사가 심해지기 때문에 겨우 한블렄을 더 올라오는데 헉.헉. 힘이든다. 드디어 우리가 찾던 수도원을 힘들게 찾았는데 노란색으로 칠해진 입구가 이토록 초라하니 찾기 어려운 곳이다. 더군다나 지금은 Siesta Time 인지 3시에 문을 연다고 쓰여져있다. 에구구...
어쩔수 없이 다시 바로 한블렄 위에 있는 Quinta Cruzes Museum 을 먼저 보려고 왔다. Madeira 는1419년에 Joao Zarco 와 Tristao Teixeira 가 함께 발견했는데 이 박물관은 예전에는 Zarco 의 저택이었다. 그가 모아놓았던 정착 초기의 유물들과 그 당시의 예술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사설 박물관이다. 오늘이 월요일인데 이 집은 월요일에는 쉬는 날이란다. 수도원이 문을 여는 3시가 되려면 30분은 더 남아있고 여기까지 힘들게 올라왔는데 그냥 다시 시내로 내려가기도 그래서 여기 박물관 정원에 앉아서 3시까지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박물관 정원의 곳곳에 놓여있는 화분들도 보행자 길과 마찬가지로 모두 조약돌을 붙여서 만들어놓았다. 화분 하나하나를 각각의 모양으로 시간과 공을 들여서 만들어놓았다.
박물관의 정원에서 내려다보이는 수도원의 종탑. 북 아프리카의 Moorish Style 의 둥근 탑이다. 푸른색, 흰색, 금색의 Ceramic Tile 들로 Chess 판 형태로 붙여져있다. 언젠가 Moorish 들이 이 섬도 지배하였던 때가 있었나 보다.
시간이 되어서 수도원에 들어가려고 다시 내려왔다. 아직도 문이 잠겨있는데 밖에서 보기에도 매우 초라해 보인다. 좁은 길거리에 자동차 몇대가 주차해 있고 수도원은 잘 보이지도 않는다. 수도원 뒤에는 성당도 붙어있다고 했는데..... 이 수도원의 정식 이름은 Santa Clara Convent (Convento de Santa Clara) 이다.
곧 문이 열리고 들어가니 2유로씩 입장료를 받는다. 그리고는 안내인이 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한다. 안내인을 따라다녀야만 구경을 할 수 있단다. 10분 정도가 지나서 안내인이 나타났는데 달랑 우리 2사람외에는 다른 사람은 없다. Tile 에 구어진 Francis 와 Elizabeth 의 성화가 들어가는 건물의 입구의 양벽에 붙어있다.
밖에서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던 수도원이 안으로 들어오자 해안쪽으로 경사진 내리막길 땅의 밑으로 그리고 또 그 아래로 건물들이 들어서있다. 1476년에 세워진 수도원은 400년이 지나서 1890년까지는 계속 수녀들만이 있던 수도원이었다. 1493년에는 수도원 밑에 성당이 세워졌다.
안내인이 방마다 잠겨있는 문을 열어서 설명을 해주고 다시 닫고.... 여기저기 엄청 많은 Chaple 과 기도하는 방들을 보여주고 있다.
수도원 안에는 지금은 유치원이 있다. 넓은 건물을 이용해서 마을의 어린이들을 돌보는 것도 현대 종교의 사회에 대한 조그마한 헌신이리라.
달랑 우리 2명을 데리고 다니며 잠겨져있는 문을 열고 열심히 설명을 한다. 그리고 자물쇠로 다시 잠그고 다른 곳으로 안내를 하고..... 아 ~ 처음 접하는 이런 안내에 매우 고맙기도 하지만 약간은 당황스럽기도 하다.
윗층에서 창살 틈으로 내려다본 Chaple.
거의 600년이나 되어오는 나무판에 그려진 이 성화는 항상 문으로 닫혀있다. 우리에게 보여주려고 지금 막 닫혀있었던 문을 열고 있다. 햇빛을 막아서 지금까지도 이 정도로 원형 그대로 보존 상태가 좋다.
지금 왼쪽 벽에는 닫혀진 또다른 크나큰 벽장문이 보인다.
열쇠로 열어서 벽장 문을 젖히고 있는 안내인 Maria. 나무판에 조각되고 칠해진 십자가가 보인다. Maria 가 열심히 설명을 했는데 여기저기 너무 많은 설명을 듣고 다녀서 기억이 조금도 나지 않는다. 설명을 들으며 대단하다고 하였던 기억은 나는데.....
세상에 몇개 되지 않는 Black Madonna 는 이 수도원에도 있구나.
수도원의 더 많은 구석구석을 구경을 하고 다녔는데 밖에서 초라하게 보였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더구나 이렇게 수도원 자체에서 해주는 개별적인 안내를 받으며 다니는 경험도 처음이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서 이 수도원을 확인하여 보니 다른 사람들도 크게 감동받아서 뜻밖에 생애 최고의 투어를 경험했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마지막으로 들어온 이곳은 수도원에 붙어있는 성당이다. 우리의 투어는 끝이 났는데 우리가 쉬고 있었던 Quinta Cruzes 박물관 정원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쉬고 있었던 젊은 커플이 지금 이곳에 막 들어왔다. Maria 가 다시 바빠지는 시간이다.
시내의 번화가로 이동을 한다. 이 섬은 워낙 길이 좁으니까 이렇게 앙징스럽게 작은 차들이 많이 보인다. 이 분은 지금 다음번 새차를 구입할 때에 이 놈도 후보로 떠오른듯 열심히 살피고 계시다.
시내의 번화가 한복판에 있는 공원 안의 커다란 나무기둥에 아직도 높이 묶여있는 전구들. 혹시나 이 많은 전구들 중에서 일부라도 오늘밤에는 불을 밝히지 않을까 기대를 해본다.
긴팔 긴바지로 초여름 같은 더위에 돌아다니니 약간은 파김치가 되어 지친 모습이다. 아직 하루를 마무리 할 시간이 멀었는데..... 등에는 조그만 Backpack, 앞에는 벗어서 묶어놓은 Windbreaker. 누가 상관하겠는가 !!!
호텔의 우리방은 7층에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와서 복도를 걷다보면 창 밖으로 뒷편 주차장이 보인다. 호텔이 9층인가 그랬는데 그 위로 길이 뚫려있고 건물들이 있고.... 그렇게 경사진 도시이다. 보라색이 도는 붉은 분꽃이 눈부실 정도로 만발해 있다. 여기 사람들은 추워서 벌벌떠는 사람도 있다. 오늘 잠시 들어갔던 작은 여행사의 40대 후반의 아저씨는 전기난로까지 최대로 켜놓고 있었다. 으아악 ~~ 숨이 막혀 기절할 지경이었다.
저녁을 끝내고 혹시나 해서 일말의 기대를 품고 번화가로 나와보았다. 전구들은 아직도 주렁주렁 매달려있지만 더 이상 불은 밝혀지지 않고 있구나.
성탄을 축하하는 요란한 불빛은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멀리 산비탈의 집들에서 보이는 불빛이 아름답게 보인다.
이곳 사람들에게는 그래도 명색이 지금이 겨울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군밤장사가 보인다. 밤을 커다란 손잡이가 두개 달린 통에 넣어서 굽는다 골고루 익도록 수시로 흔들어서 가면서 굽는다. 하얀 가루가 묻어있듯이 익혀진 군밤을 한봉지를 샀다. 2유로. 아주 꿀맛 같은 군밤이 열다섯개 정도가 들어있다. 특이했던 것은 어떻게 처리를 했는지 까서먹기 편하게 반 정도는 동그랗게 벗겨놓았다. 주인 할아버지는 다음 손님이 올 때까지 우리와 함께 놀으셨다. 군밤 흔드는 방법도 가르쳐주고.... 내일은 1시부터 Half Day Tour 인 Nun's Valley (수녀의 계곡) 관광이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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