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Tour 의 마지막 목적지인 Oia 마을을 향해서 배가 접근하고 있다.      언덕 위에는 하얀 이아 마을이 보이고, 검고 붉은 절벽 아래에는 Ammoudhi (아모우디) 항구가 보인다. 

 

 

 

 

 

배에서 망원렌즈로 절벽의 언덕길을 올라가는 당나귀들이 보인다.     손님 3명을 태운 당나귀가 앞서서 올라가고 있고 뒤에는 주인이 길다란 채찍을 오른손에 들고서 당나귀를 몰고가는 광경이 잡힌다.     그런데 언덕길을 오르는 당나귀들이 여유롭게 천천히 오르는 것이 아니라 속도가 매우 빠르게 보인다.     무서운 주인이 뒤에서 소리지르며 몰고가고 있으니 겁먹은 당나귀들이 허겁지겁하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항구에서 이아 마을의 굴라스 성채까지 오르는 계단은 218계단 이다.       Donky 를 타거나, Cable Car 를 타거나, 아니면 항구의 옆쪽으로 있는 절벽에 지그재그로 만들어진 자동차 길을 이용해서 차로 올라가는 수 밖에 없다.

 

 

 

우리는 처음부터 당나귀를 타려고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     배에서 망원레즈로 당나귀들이 손님을 태우고 허겁지겁 쫒기듯이 마구 절벽의 언덕길을 오르는 것을 보고나니 은근히 Zenia 가 걱정이 된다.      더구나 막상 앞에 와서 당나귀들을 보니까 말보다는 작지만 당나귀 종류로는 덩치와 키가 의외로 큰 놈들이다.         평소에 말들이 지나다닐 때에 그냥 무심히 보면 그다지 높아보이지 않지만 실제로 말안장에 앉아서 내려다보면 상당히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꼭 당나귀를 타자고 했는데....     약간 무리였나....

 

 

 

그래도 내가 보기에 제일 키가 작아보이는 당나귀에 Zenia 를 태우려하자 주인이 그 당나귀는 나에게 건네준다.      어, 이게 어떻게....     그리고 Zenia 에게는 아주 더 커보이는 놈을 가르키며 그 당나귀에 타도록 한다.     어, 어  이게 아닌데, 이 일을 어찌한다.....    그런데 Zenia 가 탄 당나귀를 자기가 직접 끌고 올라간다고 한다.       아이구 고마워라....

 

 

 

당나귀들은 경쟁하는 것 같이 급히 뛰듯이 올라가서 타고있는 사람들을 혼비백산하게 만들고 있다.        이 녀석들이 승부욕이 강해서 그런 것도 아니고 앞에 가는 녀석 꼴을 못보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사실은 이 놈들은 뒤에서 쫒아오며 질러대는 주인장의 고함소리에 겁먹고 내빼는 것이다.     죽도록 얻어터지며 훈련을 받아서...      고삐도 없이 그저 안장 앞에 달린 손잡이만 잡고 올라타있는 손님은 아무런 안중에도 없다.       고삐가 없으니 올라타고 있는 사람은 승마의 달인이라 할지라도 아무것도 어찌할 방도가 없다.       주인의 고함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이 놈들은 꼼짝도 아니하고 그 자리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는다.       오직 그리스말로 들려오는 주인장의 고함소리가 나면 나 살려라 발걸음이 빨라진다.       내가 탄 당나귀는 어찌나 겁쟁이인지 앞에 가는 당나귀를 밀어붙이고 앞서서 내빼려고 기를쓰고 파고들고 있다.        앞서 가는 이 놈들도 뒤에서 들려오는 주인의 고함소리에 겁을 먹고 있는데 혹시라도 뒤쳐져서 얻어터지는 일이 없도록 자기네의 자리를 지키느라 매우 바쁘다.

 

 

 

나는 처음부터 Zenia 의 뒤에서 사진도 찍으면서 유유히 올라가려고 했었는데....   손님들이 탄 당나귀들을 몰고오는 주인이 뒤에 와야하니 나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다.       게다가 내가 타고 있는 겁쟁이 당나귀가 마구 내빼는 바람에 뒤돌아서 한손으로 그나마 운좋게 겨우 한장을 찍은 사진인데 긴장한 모습이 보인다.

 

 

 

황당한 당나귀 위에서 절벽길을 오르며 가슴졸이던 것은 10분 정도도 되지 않아서 끝이난다.     웃음이 절로 나는 경험이다.     승마의 경험이 있는 사람도 여기서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고삐가 없으니 당나귀를 제어하는 방법이 없는 것이다.       그저 얌전한 녀석을 만나서 주인장의 고함소리도 무시하고 절벽쪽을 피해서 안쪽으로 천천히 올라가주기를 바라는 수 밖에는 없다.      더 더욱이 절벽길을 오르는 것이어서 처음 타는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천국과 지옥을 잠시 넘나드는 경험이 될 수도 있다. 

 

 

 

당나귀를 타고 올라가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사진이 없고, 걸어서 오르는 사람들은 Camera 의 셨터를 마구 누르고 있다.      당나귀에서 내려서 환하게 긴장을 풀고있는 Zenia.        막상 주인이 끌고와서 안심은 되었지만, 주인이 앞서 가는 당나귀들에 고함을 지를 때마다 Zenia 가 타고있던 당나귀도 겁을 먹고 펄쩍펄쩍 놀라서 매우 긴장하고 힘들었다 한다. 

 

 

 

사진에는 빈 당나귀를 몰고 내려가는 모습과, 손님을 태운 4마리의 당나귀들 뒤에서 호령하며 몰고 올라오는 긴팔샤쓰의 주인장이 보인다.

 

 

 

여자들도 많이 당나귀를 타고 올라오는데 대부분은 젊은여성들이다.        나이든 여자들 중에서는 Zenia 와 지금 사진에 보이는 백발의 이 여성분만이 당나귀를 타고 올라왔다.      등 떠밀려서 억지로 타고온 Zenia.      아~  Zenia 가 용감했구나.      끝에서 3번째 당나귀에는 길다란 막대기를 들고 이 당나귀들을 몰고 온 주인장도 보인다.        당나귀들은 1979년 Cable Car 가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유일한 이동수단이었다.

 

 

 

 

 

 

 

Helios...    태양의 신...

 

 

 

Oia 마을의 경치는 매우 아름답다.       어느곳이든지 카메라의 초점을 맞추어도 아름다운 풍경이 잡힌다.

 

 

 

 

 

 

 

 

 

 

 

 

 

 

 

 

 

Oia 마을의 Sunset 를 보려고 몰려나온 사람들로 북적거리기 시작하지만 아직은 이른 시간이니 마을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구경도 하고 저녁도 미리 하기로 한다.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Donky 인데 뒤에서 들리는 주인의 고함소리에 허겁지겁 앞장서서 오고있다.       불쌍한 당나귀들..... 

 

 

 

여행이 끝나갈 즈음에는 별로 예쁜 기념품들이 보이지 않는데...     여행을 막 시작하는 때에는 항상 이것저것 예쁜 것들이 많이 보인다.       여행길에 이 놈들을 끌고다닐 수는 없으니 사진이라도 열심히 찍어둔다.

 

 

 

 

 

경치가 기가 막힌 이곳에서 더위도 피하고 콜라도 한잔씩 하다가....     좋은 경치에 눌러앉아 버티다가 아주 이곳에서 저녁식사까지도 한다.

 

 

 

일본인들은 Destination Wedding 을 좋아하는가 보다.     Canada 에서는 Destination Wedding 이라고 하면 주로 Mexico 의 Cancun 이나 Caribbean 해안 섬나라들의 Beach Resort 로 가까운 친지, 친구들과 함께 가서 결혼식을 하는데...    일본사람들은 신혼여행을 겸해서 아주 멀리 와서 단둘이 한다.        오래 전에는 Canada 의 거의 동쪽 끝에 있는 Prince Edward Island 의 소설에 나오는 빨간머리 Ann of Green Gables 집이 있는 Cavendish 에서도 웨딩가운을 입고 사진을 찍고 있던 커플을 보았었다.

 

 

 

 

 

 

 

 

 

어디를 들이대도 멋있는 풍경이 카메라에 잡히지만 더 좋은 사진을 만들어보려고 지붕 위에 올라앉은 사람들.

 

 

 

 

 

 

 

 

 

 

 

일몰이 시작되려고 하니 우리도 이제는 천천히 저 멀리보이는 성채 위로 이동을 한다.

 

 

 

 

 

 

 

지구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일몰을 볼 수 있는 곳 중의 하나라는 Oia 마을의 굴라스 성채에는 모여드는 관광객들, 아마추어 사진사들로 북적댄다.

 

 

 

일찌감치 와서 자리를 잡고 기다리는 사람들 틈에 우리도 끼어든다.       아 ~ 가운데에 빨간샤쓰를 입고 계신분은 어디서 많이 뵙던 분이다.

 

 

 

저 밑으로는 Ammoudhi 항구도 보이고, Donky 를 타고 올라오던 계단도 보인다.

 

 

 

 

 

건물의 곳곳에 모여서 일몰을 즐기려는 사람들. 

 

 

 

이 예쁜 마을이 오래전부터 그대로 유지되어 왔던 것은 아니다.      1956년에 강도 7.8의 지진이 섬을 강타하여 Fira 마을과 Oia 마을의 건물들이 많이 파괴되었는데 특히 Oia 마을은 80% 가 파괴될 정도로 피해가 막대하였다.        지금의 건물들은 대부분 지난 50년간에 새로히 건축된 건물들이다.

 

 

 

저물어가는 해가 서서히 수평선에 깔리기 시작하고 마을의 건물들이 붉은빛으로 물들기 시작하자 Camera 들이 분주해진다.       날씨가 좋아서 정말 멋있는 일몰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일몰이라는 것은 정말 순식간에 끝나는 것이다.       기대에 부풀어서 오래 기다리는 동안이 더 즐거운 시간이다.

 

 

 

 

 

 

 

해가 완전히 물 밑으로 떨어져서 사라지자 멋있게 저무는 일몰의 광경에 모두들 박수를 치고있다.         박수를 치며 좋아하는 이들이 너무나도 순수하고 좋아보인다.       Santorini 의 Oia 마을 일몰은 이렇게 지나갔다.      이제는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버스를 찾아서 돌아가는 일만이 남았다.     Oia 의 골목길에도 어둠이 내리고 불빛으로 반짝이고 있다.       내일 아침에는 Santorini 를 떠나서 Paros 섬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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