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16일째. 10월 8일. 바셀로나의 명동거리도 아침 10시 정도에는 그래도 좀 한가한 편이다.
Boqueria Market 를 향해서 걷는다.
이 지역이 Old Town 지역이라 건물들이 모두 옛 정취가 넘치는 곳이 아주 많다. 건물마다 예술을 뽐내는 노력들이 대단하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건물마다 모두들 온갖 사방을 꾸며 놓았다. 외등을 들고 있는 Dragon. 그 밑에 있는 검은 우산도 무언가 오래된 사연이 있는 것 같다. 알고 보니 1800년대의 우산 가게 Casa Bruno Cuadros 였는데, 지금은 은행이 들어서 있다.
바셀로나의 명동거리 La Rambia 를 매일 걸어 다니며 무심히 지나쳤던 건물인데, 오늘은 좌우를 여유롭게 바라보며 가다 보니 'Teatre Del Liceu' 라고 쓰여있다. 여기가 바로 리세우 대극장 (Gran Teatre Del Liceu) 이구나. 1847년에 수도원 건물의 자리에 세워져 연극과 오페라를 공연하던 곳이다. 이 극장은 원래의 목적으로 여전히 사용되고 있는, Bacelona 에서 가장 오래된 극장 건물이다. 뭐 하는 건물인가 하고 매일 지나쳤는데...
(빌려온 사진) Liceu 대극장의 내부. 이 극장에는 자체의 합창단, 교향악단이 있다. 그리고 음악 대학 (Conservatori Superior De Musica Del Liceu) 도 운영하고 있다.
거의 매일 지나다니기만 했던 St. Josep La Boqueria 시장에 왔다.
언제 어느 때나 북적이는 곳. 바로 여기서 이 사진을 한 장 누르는 동안, 나에게 집시 여인이 접근을 해서 무언가 좀 털어가려고 했는데, 몇 걸음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Zenia 와 눈이 마주치자 슬쩍 웃으며 사라졌다. 엄청 붐비는 곳이라 조심을 꼭 해야 하는 곳이다.
이름 모르는 먹거리들이 가득하게 쌓여있는 곳이다. 군것질 좋아하는 분들의 천국이다.
말린 고추와 마늘이 가득하게 걸려있다. 놀랍게도 우리가 애용하는 Spanish Purple Garlic 도 많이 매달려 있어서 더 반갑다. 여러 가지 알지 못하는 말린 식품들이 줄줄이 걸려있다.
Catalonia 특산의 Hard Liquor, 그리고 오른쪽 붉은 뚜껑의 병들은 아마도 농축된 Sangria 과일주 이리라 추측된다.
예전에는 Old Town 현지인들의 재래시장이었는데 이제는 완전히 방문객들의 관광지로 바뀌었다. 며칠 전 시장 안에 있는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였는데, 역시나 재래시장의 후한 인심이나 가성비 좋은 음식과는 거리가 멀었다.
Salmon 을 비롯해서 소라 등 여러 가지 해산물이다. 소스를 뿌려서 회를 먹듯이 날로 먹는다. 아무리 보아도 역시나 일본식의 예쁜 사시미 Dish 처럼 먹음직해 보이지 않는다.
이것이 무엇인데 이다지도 비싼 거야? Percebe. 49유로/Kg. 영어로는 Goose Barnacle 로 알려져 있다. 바위 표면이나 바다에 떠다니는 물채에 붙어서 사는 특이한 모양의 갑각류이다. Percebe 는 전통적으로 Spain 과 Portugal 해안 지역의 음식이다. 소금물에 잠깐만 익혀서 먹거나, 찜으로, 혹은 구워 먹거나, 날로 먹기도 하는데, 일반적으로 소금물에 잠시 익혀서 먹는다. 진미의 음식이기도 하지만 수확하기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엄청나게 비싼 가격표가 붙는다. 지금은 제철인 관계로 Kg 당 49 유로이지만 보통 50~100 유로를 넘나든다. 무슨 맛일까? Seafood Lover 들의 천국이 따로 없다!!!
아주머니가 휘두르는 칼이 무지막지 대단히 크다. 기운이 센 장사들이나 들어 올릴 수 있는 거창한 칼로 덩치 큰 생선들을 뚝딱.
Olive 종류도 여럿이 있겠지만, 엄청 여러 종류가 있구나.
음. 음. Olive 와 함께, 치즈, 새우, 문어까지... 몇 가지 골라서 점심으로 사가지고 나왔다. 점심을 마치면 항구로 나들이를 한다.
Jamon. 하몽. 돼지 뒷다리를 소금에 절인 것. 하몽은 돼지 뒷다리로 만들지만, Spain 과 Portugal 지역에서만 자라는 Black Iberico Pig 로만 만들어진다. 썰어놓은 색깔은 꼭 Beef 처럼 보인다. 그러나 맛은 Beef 와 Pork 의 중간 정도이다. 일반적인 돼지들과 달리 먹이도 다르고 어릴 때부터 많이 다르게 자란다. 거기에다가 한국의 영광 굴비처럼 하몽도 어디에서 말린 것이냐에 따라서 가격이 달라진다. 스페인의 동남쪽 지방이 유명하다. Iberico Pig 뒷다리를 소금에 절여서 통풍이 잘 되고 기후가 적합한 곳에서 최소 6개월 이상을 말려야 한다. Andalusia 지방의 Granada 부근 하몽이 제일 비싸다고 알려졌다. 하몽은 손으로 얇게 썰을 수가 없다. 하몽을 써는 전용기계를 사용하여 아주아주 얇게 썰어서 먹는다.
무게는 보통 뒷다리 한 덩어리에 8~9Kg. 대략 900~1,000 유로를 훌쩍 넘는다. 고급품은 훨씬 더 비싸다. 얇게 6~7 조각 정도를 썰어 놓은 것이 100g 이다. 중간 정도의 Tangerine 6 조각 정도의 무게이다. 붙여진 가격이 14~15 유로 정도이다. 엄청나게 짜디짠 하몽 덕분에 콜럼버스가 기나긴 항해를 하며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 수긍이 간다.
한쪽 구석에서는 해산물, 하몽, 스페인 특유의 안주인 여러 가지 Tapas 를 앞에 놓고 한 잔씩 즐기고 있다. 아직 오전 시간인데도 빈자리는커녕 왁자지껄 대만원이다.
점심을 하고 다시 이번에는 La Rambia 거리에서 남쪽으로 걸어서 항구로 내려간다. 호텔에서 바로 한 블렄 거리에 나타나는 이 건물도 심상치 않다. 찾아보니 비레이나 궁전이라고 나온다. Palau De La Virreina. 18세기에 세워진 궁전이다. 식민지였던 남미의 Peru 총독을 지냈던 Junyent 의 저택이었다. 지금은 바셀로나 문화연구소 본부 건물이다.
예쁜 벽걸이용 컵 화분들이다. 서울의 명동처럼 Rambia 거리는 언제나 구경거리가 가득하다.
Umbrella Store Building. 우산을 파는 곳인가, 부채를 파는 곳인가. Google 사진을 찍으면 거의 다 가르쳐 준다. 바셀로나의 명동거리에는 없는 것이 없구나.
날아다니는 천사로 분장하고 사진 모델이 되어 준다. 1~2유로의 모델료가 있다. 다들 먹고살아야 하니... 여기저기 여러 종류의 진기한 모델들이 모여있다.
높이 60m 의 기념비. 기념비는 콜럼버스의 America 신대륙 첫 항해를 기념하여 1888년 바셀로나 만국박람회를 위해 만들어졌다. Columbus 가 신대륙으로의 첫 여행을 마치고 바셀로나에서 이사벨라 여왕과 페르디난드 왕에게 보고했다는 것을 상기시키는 기념비이다. 오른손은 신대륙을 가리키고, 왼손에는 두루마리 서류를 들고 있다. 바셀로나에서 가장 유명한 동상이나 기념물 중의 하나이다. La Rambia 거리의 남쪽 부분과 Columbus 산책로가 만나는 바셀로나 항구 입구에 있다. Columbus 가 항구를 향해서 두 팔을 벌리고 서있는 모습이다.
기념비는 'Tierra' - '땅' 이라는 단어가 새겨진 초석 위에 세워졌다. Cordoba 에서 콜럼버스가 페르디난드 왕과 이사벨 여왕을 만나는 모습 등 8조각의 부조가 둘러져 있다.
동북쪽으로 보이는 건물은 스페인의 군사 건물.
서북쪽으로 보이는 흰 건물은 스페인 해군본부 건물.
서쪽으로도 정부 건물.
그리고 남쪽으로는 옛 항구가 보인다. 이곳도 산책 나온 관광객들로 넘치는 곳이다.
화요일 오후의 시간인데 항구에 나온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대부분이 방문객이 아닌가 싶다. 덥지도 않고, 습기도 없고, 바람도 없고, 눈이 부시도록 화창한 날이다.
드디어 17일간의 여행을 마치는 날이다. 내일은 다시 콜럼버스가 발견하였던 신대륙으로...
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난 자동차가 물 위를 달리듯이 운전하며 지나간다. 이게 뭔가 하고 놀랐는데, 알고 보니 스페인 자동차회사 Cupra 의 2024년도 SUV Terramar 를 광고하기 위해서 바닷길을 달리고 있다. 광고를 위해서라면 별의별 아이디어가 다 나오는구나...
Old Port Authority Building. 구 항구 항만청. 건물마다 모두가 예술품이다. 앞에 서 있는 동상은 누구인가 들여다보니 바셀로나의 역사적 유명 인사이다. Romul Bosch Alsina. 의사, 해운 대리인, 바셀로나 시장, 그리고 항구 확장공사의 추진자이며 관리자였다.
2024년 10월 9일 (수). 여행 17일째.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차를 타고 공항으로 가면서 몸통이 통통하게 둥그런 나무들이 자라고 있는 공원을 지나고 있다. 공원을 거닐던 이분들도 대단히 신기한 듯이 쳐다보고 있다. 나무의 이름이 무엇인가 찾아보니 매우 길다. White Floss - Silk Tree. 너무나 이름이 길다. 알기 쉽게 병나무로 하면 어떨지... 아니면 Bowling 나무? 남미 알젠티나의 브에노스 아이레스, 그리고 중동의 카타르에서도 자란다고 알려진 나무이다.
이제는 정말로 집으로 가는가 보다. 이번 여행은 3군데의 목적지를 모두 항공편으로 움직여야 했고, 더구나 항공 파업의 위협으로, 갑자기 우회해서 Chicago 를 거치면서 더 힘이 들었다. Canada 로 돌아가는 길은 British Airways 로 가는데 London 의 Heathrow 공항을 거치게 된다. 직항하는 항공편을 파업의 위협으로 피하다 보니, 오고 가는 길이 모두 힘든 여정이 되었다.
수속을 마치고 게이트로 가려면 공항마다 빼곡히 들어선 상점가를 마냥 뚫고 지나가야 한다. 지금은 지구상의 공항들이 장사꾼들의 혈안이 가득한 곳으로 모두 바뀌었다. 빈 주머니로 다니는 여행객들은 없으니 여하간 비행기에 오르기전에 주머니 털기에 몰두해 있다.
Bacelona 공항에는 Spain 의 대표 항공사 Iberia 다음으로 급속히 확장하고 있는 저가 항공사 Bueling 항공기들이 가득하다. 여름이 지나서 약간은 걱정을 하였던 기후도 하루도 빠짐없이 화창한 날이었다. 무지막지 더운 날도 없이 여행하기 아주 완벽한 기후를 즐기고 간다. 더구나 Seafood Lover 들의 천국인 Andalusia 지방과 Catalonia 지방의 음식들을 즐기고 간다. Bye Bye Spain, Hello Cana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