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15일째. 10월 7일. 바셀로나에서 북서쪽으로 48Km 떨어진 Montserrat 산에 위치한 성 베네딕토 소속의 수도원 (Santa Maria De Monastery) 을 가는 날이다. Day Tour 에 참여하여 버스로 약 1시간 후에 산악 철도 (Rack Railway) 역에 도착했다. 위를 올려다보니 뾰죽한 암석의 돌산이 병풍처럼 둘러져 있다. 과연 '톱니 모양의 산' 이라는 Montserrat 라는 이름답다. 저 돌산 어느 높은 곳에 수도원이 있는가 보다.
산악 철도로 약 15분 정도를 구불구불 오르면 수도원에 도달한다. Cable Car 도 운행을 하는데 철도역보다 더 아래의 역에서 출발한다.
철도역에서 내려서 밖으로 나와서 보이는 첫 주위의 풍경. 수도원은 몬세라트의 검은 성모상을 모신 것으로 유명하다. 수도원은 더 안쪽으로 들어가야만 한다. 그리고 톱니 모양의 산이라는 몬세라트 산은 Catalonia 지방의 문화적, 영적 삶에서 크게 영향을 미치며 중요한 역할을 한 곳이다.
와~~ 역에서 산악철도를 타지 않고도 걸어서 오를 수도 있다. 힘이 넘치고 대자연을 마음껏 즐기고 싶으면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오를 때는 산악철도 혹은 케이블카, 내려갈 때는 걸어서 가면 아주 좋을 듯.
지금 막 노란색의 Cable Car 한 대가 올라오고 있다.
Montserrat 의 높이는 1,236m (4,055Ft) 로 높은 바위 산이다. 수도원이 자리잡은 곳은 해발 725m 이다. 저 멀리 보이는 성당 같은 곳이 보이는데 저기는 어떻게 가는지... Santa Cova 예배당. 저기에 있는 동굴에서 검은 성모상이 발견된 곳이란다. 이슬람이 Iberia 반도를 장악하자 검은 성모상을 이곳 Montserrat 산의 Santa Cova (성스러운 동굴의 뜻) 에 숨겼다고 한다. 그러다가 880년 어린 양치기가 밝은 빛을 보고 천상의 음악소리가 들리는 곳을 찾아갔는데, 그곳이 바로 Santa Cova 였고 그 동굴 안에서 검은 성모상을 발견했다는 전설이다. 2.7Km 의 짧지 않은 거리인데, 걸어서 내려가면 1시간 정도가 좀 더 걸린다고 한다. 올라올 때는 Santa Cova 를 왕복하는 Cable Car 를 타면 좋을듯. 시간적 여유가 있고, 걷는 것 좋아하면 아마도 이 근처에서 출발하는 산책로 중에는 제일 좋은 코스인 것 같다.
뾰죽뾰죽한 바위 돌산에 예쁜 꽃들이 활짝 피어있는 수도원 입구의 풍경이 아름답다.
수도원에는 오늘 우리 그룹이 모두 가이드의 안내로 1시 15분에 이곳에서 다시 모여서 함께 들어간다. 지금부터는 1시간 30분가량의 자유 시간이다. 여기저기를 가리키며 자유 시간에 다녀볼 흥미로운 곳을 가이드가 알려준다. 우선 여기서 첫 사진을 남긴다. 뒤에는 높은 바위 산 사이의 계곡으로 게딱지가 기어오르듯 암벽에 붙어서 올라가는 산악 열차가 보인다.
저곳에 오르면 몬세라트에서 제일 높은 지점인 산 헤로니에 이른다. Catalonia 지방의 거의 모든 곳을 볼 수 있는 곳이다. Zoom 으로 마구 당겨서 사진 한 장을 남긴다.
투어에 포함된 박물관 등 몇 곳을 둘러보고 꼭 가보라는 이곳 Montserrat 의 특산품 가게에도 들린다.
특산품 가게는 Candy 몇 종류, 그리고 대부분이 달콤한 몬세라트의 Liquor 들이다.
투어에 포함된 Tasting Ticket 으로 남녀노소 모두들 4 종류의 달콤한 술잔을 즐겁게 들이킨다.
Catalana, Montserrat 의 특산주들이다.
몬세라트 수도원 어린이 합창단.
오늘은 수도원 어린이 합창단 성가대의 공연이 있는지 없는지.... 평일에는 1시 미사에 하는데, 계절에 따라서 일정이 바뀌고, 항상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1시가 넘어서 수도원에 들어가니 어차피 기회는 없다. 그래도 어린이 성가대의 합창을 기념관 안의 작은 극장에서 볼 수 있었다.
점심도 해야 하고...
근처 마을의 농부들이 벌려놓고 있는 좌판대도 구경하면서, 가이드가 꼭 맛을 보라는 이곳의 유명 치즈도 몇 조각 맛을 본다. 가이드의 지시대로 따라서 분주하게 움직이는데 매우 바쁘다.
활짝 핀 꽃들로 아름다운 수도원역 주위 풍경을 한 번 더 눌러본다. 이제는 집합 장소로 가서 가이드의 안내로 드디어 수도원으로 들어가게 된다.
가이드가 미리 와서 기다리는 몇 팀들의 사진을 찍어준다. 사진 기술도 가이드의 필수 요건이다. 뒤로는 수도원 중앙 정원의 회랑벽이 올려다 보인다.
검은 성모상 (La Moreneta) 모형 앞에서 미리 열심히 설명을 한다. 전설에 따르면 Montserrat 의 성모상이 발견된 것은 880년 경이라고 한다. 여러 은둔처를 거치고 1025년에 Montserrat 의 바위 산에 수도원이 설립되면서 이곳에 성모상을 모시게 되었다.
성모상은 바위 산 절벽인 La Mare De Deu De Montserrat 성지, 베네딕토 수도원에 모셔있다.
수도원으로 들어가기 전에 가이드의 설명은 이어진다. 몬세라트 수도원의 창립자인 Abat Oliba 수도원장의 기념물. 머리에 모자를 쓰고, 긴 스톨을 두른 채, 손에는 교회의 평면도를 들고 앉아 있는 모습.
수도원으로 들어가는 문.
외벽 틈으로 보이는 Catalonia 수호성인 St. George 기사 조각상. 오른손에는 삼각형 방패를, 왼손에는 칼을 잡고 있다. 바셀로나의 Sagrada Familia 대성당의 뒤쪽문 '수난의 파사드' 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서 만든 Spain의 세계적인 조각가 수바라치의 작품이다. 신기하게도 어느 각도에서 바라보아도 서로 눈이 마주치는 것만 같다.
1968년 완성된 수도원의 새로운 정면의 모습. 예전에는 수도사들의 처소도 함께 이 건물에 있었는데....
그 옆으로는 새로 지은 수도원 건물이 들어서 있다. 늘어난 승려들의 처소이다. 20여 명의 사제들과 60여 명의 수녀들이 지내는 곳이다.
입구에 들어서자 유명 조각들이 나타나고 가이드가 열심히 설명을 했는데... 아이고, 하루도 지나기 전에 벌써 기억에서 다 사라졌다.
대성당의 중앙 정원. Montserrat 대성당의 최초 건설은 16세기에 시작되었는데, Iberia 반도의 전쟁으로 파괴된 후, 1811년에 완전히 재건이 시작되어 20세기인 1968년에 새로운 성당의 정면이 지어졌다.
그리스도와 열두 제자가 정면의 벽에 조각되어 있다.
가운데에는 십자가를 들고 계신 그리스도, 옆 왼편에는 베드로, 그리고 왼편 끝에는 가롯 유다가 서있다.
가이드의 설명은 흥미롭고 재미있다. 가운데의 예수님은 십자가를 바로 들고 계신다. 그런데 왼편에 있는 베드로는 십자가를 거꾸로 들고 있다. 십자가를 바로 들고 있을 자격조차 없는데 예수님 흉내를 감히 할 수 있느냐고... 오른쪽 사진의 왼편 끝에 보이는 유다는 예수님을 팔아서 챙긴 돈을 감추느라 옷깃이 많이 구겨져 있단다. 실제로 베드로는 처형을 당할 때에도 예수님처럼 죽을 수 없다며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죽었다.
대성당의 마당에서는 2개의 문이 나타난다. 중앙에 있는 문은 대성당으로 들어가는 문이다. 그리고 오른쪽 문으로 들어가면 통로를 따라 성모상을 보기 위해서 줄이 길게 늘어져있다. 우리 그룹은 여기에 먼저 안내되어, 약 30분간의 대기를 하였던가....
'천사의 문' 이라 명명된 계단을 따라서 제단의 2층으로 올라가며 순서를 기다린다.
이 아이는 왜 여기에 있는가? 어린이 합창단 성가대원이 되고 싶었지만 건강이 여의치 않아서 성가대원이 될 수 없었는데, 성가대원으로 하루를 허락받아서 그 소원을 이루었다. 그리고 얼마 후 세상을 떠났다는 아이의 모습이다.
차례를 기다리는 Zenia. 그리고 위에는 성모상 앞에 서 있는 순례자. Zenia 앞에는 한 명 더 대기자가 기다리고 있다.
일반적인 성모상과는 다른 모습이 특이해 보인다. 검은 성모상의 무릎에는 아기 예수가 앉아 있다. 성모상의 오른손은 둥그런 지구를 상징하는 공을 쥐고 있고, 아기 예수는 왼손에 지은 죄를 정화한다는 솔방울을 쥐고 있다. 방문자들은 오른손에 있는 공에 손을 얹고 기도와 간구를 한다. 매우 성스러운 분위기이다. 세계의 각지에서 온 순례자와 방문객들이 한 곳에 줄을 서고 각자의 방식으로 기도와 간구를 하는 특별한 경험이다.
성모상 좌우의 벽면 그리고 천장에도 성모와 그리스도의 탄생과 관련된 부조, 조각, 그림들이 섬세하게 들어차 있다.
많은 사람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어 오랜 시간 기도를 할 수 없는 아쉬움이 있지만, 성모상을 만난 후 뒤로 나오면 기도실이 나온다. 이곳에서 다시 차분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기도와 간구를 할 수 있다.
기도실의 정면으로는 조금 전에 성모상을 대하고 나왔던 위층의 성모상 뒷면이 보인다.
지나온 저 성모상 앞에서 한 사람씩 손을 얹고 기도를 하고 있겠지. 여기서는 못다 한 각자의 기도와 간구를 마음껏 할 수 있는 곳이다.
기도실에서 밖으로 나오면 성스럽고 경건한 공간이 나타난다. 촛불을 올리며 기도하는 곳.
대성당 정면의 반대편 입구.
이제는 드디어 대성당 안으로 들어왔다. 엄숙하고 은은한 평온이 감도는 분위기가 느껴지는 곳이다. 조명으로 밝게 빛나는 그리스도와 그 뒤쪽으로는 검은 성모상이 모셔져 있는 곳이다.
앞으로 더 다가가서 보니 금빛으로 장식된 제단의 모습이 화려하고도 근엄해 보인다.
Zoom 으로 마구 당겨서 잡아보니 검은 성모상 앞에 여자분이 서 있는 것이 보인다.
어~ 이분들은 성모상을 접하고 뒤돌아서서 대성당을 내려다보고 있는 여유를 보이고 있다.
성당 내부의 기도실, 통로의 벽면들이 모두가 훌륭한 예술작품들로 가득하다. 광야를 거쳐서 애굽으로 떠나는 마리아와 아기 예수, 요셉, 그리고 호위하며 따라가는 하늘의 아기 천사들.
다시 대성당의 중앙 정원으로 나왔다.
대성당 입구에 있는 마당 중앙의 둥그런 원 안에 섰다. 그리스도와 열두 제자 앞에서 인증 사진을 남긴다. 저, 여기 다녀갑니다.
수도원의 회랑은 1929년, 그러니까 100년 전쯤에 돌기둥으로 지어졌다. 5개의 오래된 유명 조각품들이 둘러서 있다.
가장 오른쪽의 조각상. 1815년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가난한 농부의 셋째 아들로 사제 서품을 받고 고아들의 아버지, 불우한 청소년의 수호성인이 된, 성 요한 보스코의 조각상이다. 조각상에 누군가가 붉은 스카프를 걸쳐놓았다.
이곳의 울퉁불퉁하고 뾰죽한 바위 산과 수도원의 모습. 그리고 Gaudi 의 깊은 신앙심을 바탕으로 Gaudi 가 이곳에서 Sagrada Familia 성당의 영감을 얻었다고 알려진다.
Sky Rocket Italian Cypress Cedar 나무들이 돌 산을 둘러싸고 있는 버스 정류장. 이제는 기다리는 버스를 타고 바셀로나로 돌아간다. 오고 가는 시간을 빼고 정확히 4시간을 수도원에서 보냈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걷고 싶은 산책로도 여럿 있고, 그리고 산 위로 더 올라가는 Rack Train 도 그냥 지나쳐야만 했다. 그래도 다른 성당들이나 수도원들보다 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은 곳이다.
천국으로 오르는 계단. 실제로 많은 방문객들이 맨 위로 올라가서 기념사진을 남기느라 언제나 긴 줄이 있는 곳이라는데 지금은 매우 조용하다. 모두들 천국으로 가고 아무도 없다. 이제는 바셀로나로 돌아간다. 내일은 바셀로나의 Old Town 에 있는 Boqueria Market 과 항구를 가볍게 산책하는 일정만 남아있다. 그리고 다음날은 17일간의 여행을 끝내고 카나다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