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3일째.        지독한 더위, 밀려다니는 인파, 그리고 북적대고 흥청거리는 Las Vegas 를 떠나서 Grand Canyon 으로 향하는 아침이다.




너무나도 북적대고 정신을 쏙빼가던 곳에서 이렇게도 조용하고 뻥뚫린 길로 나오니 마냥 여유롭고 유쾌한 여행길이 되었다.


 




Grand Canyon 의 South Rim 을 향해서 가면 꼭 지나게 되는 곳이 Hoover Dam 이다.        잠시 차에서 내려서 Dam 위를 걸어보고 콜로라도 강에서 흘러내려온 푸른 물도 구경을 한다.






어찌된 일인지 오래전에 내가 보았던 Dam 안에 가득했던 푸른 물은 더 이상 보이지 않고 수면이 푹 내려앉아 있다.        수문도 꼭 잠겨있는데 마지막으로 언제 열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아침부터 따가운 햇볕이 마구 내려쪼이는 날이다.       이번 여행은 Zenia 의 언니 Jean, 그리고 나의 여동생 Lisa 까지 4명이 함께 여행중이다.














Las Vegas 에서 Grand Canyon 까지는 쉬는 시간을 합쳐도 대략 5시간 정도 걸리는 그리 먼 길이 아니다.        그런데 따가운 날씨에 장거리 여행의 첫날 운전이 언제나 그렇듯이 제일 힘이 드는 날이다.




운전중에 펼쳐지는 풍경들은 한없이 멋있게 보이는데 어쩐일인지 이곳 서부의 고속도로에는 쉬어갈 수 있는 Rest Area 나 Picnic Area 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차문 밖으로만 나오면 훅~훅~ 뜨거운 열기가 마구 출렁거린다.            화장실 때문에 들린 주유소의 열기는 대단하다.         사막의 마른땅 위에서 마구 뿜어내는 열기는 시뻘건 Heater 앞에 앉아있는 것 처럼 따가운 열기이다.




주유소 바로 옆의 Rosie's Den Café 에서 사서 마신 Coffee 는 어마어마하게 무겁고 큰 Mug 에 하나 가득 부어준다.          한국에서는 거의 3잔 정도의 커피이다.       와~ 모든 Table 위에는 종이 내프킨 대신에 부엌에서 쓰는 커다란 두루마리 Paper Towel 을 통째로 하나씩 올려놓았다.          투박한 옛 서부 개척시대를 연상케 한다.


 




얼마후 다시 Texaco 주유소에 들렸다.         점심을 하려고 아무리 달려도 Picnic Area 도 보이지 않고 그늘진 Rest Area 도 없다.         사막 위에서 자라는 커다란 나무들이 전혀 없으니 그늘진 곳이 있겠는가.      다시 들어온 곳이 역시 주유소인데 화장실 열쇠를 여주인장이 넘겨주는데 무지막지 하다.        절대로 잃어버릴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와~우~   매우 큼직한 주유기에 매달아놓은 화장실 열쇠....




정오가 가까운 한낮의 해는 똑바로 위에서 내려쪼이니 그늘진 곳을 거의 찾기 어렵다.         더구나 사막의 한복판에서는....


 


주유소에서 바로 옆에 운영하는 Camp Ground 에 그래도 몇 그루의 나무와 Picnic Table 이 보인다.         친절한 여주인의 호의로 점심을 거기서 먹고 가도 된다는 허락을 받았다.           드디어 사막의 한 가운데서 장거리 여행의 첫 점심을 하게 된다.          나무 밑에서 햇볕은 겨우 피했으나 엄청 세게 불어대는 사막 바람에 휘날려다니는 모래알과 싸우며 천신만고 끝에 겨우 첫 식사를 끝내게 되었다.




드디어 Grand Canyon 의 Visitor Centre 에 도착했다.         44년전 Honeymoon 갔을때 Las Vegas 와 함께 들렸던 이곳을 다시 오면서 Las Vegas 는 몰라보게 엄청 바뀌었지만 Grand Canyon 은 그래도 하였는데....      Canyon 은 그대로 있지만 Visitor Centre 도 새건물로 완전히 다르고....    건물안에서 망원경으로 Canyon 을 조망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그것도 보이지 않고....     모든 것이 새롭게 바뀌어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벌써 4번이나 바뀌는 세월이 흘렀나보다.






Grand Canyon 을 소개하는 영상을 기다리며 지친 몸을 가다듬고 쉬어간다.

      









South Rim 에서의 관광은 Visitor Centre 에서 서쪽 으로 13Km, 동쪽으로 40Km 에 걸쳐서 주요 Viewpoint 들이 있는데 주로 서쪽이 관광객들이 몰리는 지역이다.         예전에는 자유로히 차를 가지고 다니면서 관광을 하였는데 이제는 밀려드는 방문객 때문에 (2017년 6백만명) 서쪽의 13 Km 지역에는 3월부터 12월까지는 오직 Shuttle Bus 만을 이용해야 한다.          원하는 정류장에서 내리고 탈 수 있는 버스는 10~15분 마다 다닌다고 되어있지만 더 자주 다니는것 같아서 큰 불편이 없다.          동쪽의 40Km 는 지금도 자유로히 자동차로 다닐 수 있다. 


 


우리가 첫번째 내린 Train Depot 에서 Lookout Studio 로 올라와서 내려다 본 Grand Canyon 의 전망.        4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지만 Canyon 의 웅장한 모습은 조금도 변함이 없어보인다.








사람들 옆으로 보이는 건물은 El Tovar 호텔.       공원안에서 묵을수 있는 4개의 Lodge 중의 하나이다.








Grand Canyon 에는 4,000 년전부터 푸에블로 인디언들의 선조들이 살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기 700년경에는 지금의 국립공원 남쪽 가장자리에, 서기 900년경에는 북쪽 가장자리에 농사를 지으며 부락을 이루고 살았다.        남쪽의 Tusayan 유적지는 1050년경 당시의 30여명의 부락민이 살아간 모습을 잘 보여준다.         그러다가 1200년대 말에 이곳에 살던 푸에블로 인디언 선조들은 이곳을 버리고 떠난다.         심한 가뭄 때문에 더 좋은 환경을 찾아서 New Mexico 의 Rio Grande 강가나 Colorado 강의 지류인 Little Colorado 강가로 이동하였다.








와~우~~  저 아래에 Trail 길이 보인다.         저 Trail 은 North Rim 까지 연결되는 Bright Angel Trail 이다.       저 오솔길을 걸어서 얼마나 오래 가야 North Rim 으로 가게 되는지 대단히 궁금하다.




첫번째 단체사진.






옛날의 기차역이었던 Train Depot.            지금도 관광객을 태우고 짧은 구간을 운행한다는데 과연 누가 저것을 타는가 싶다.  


 


Trailview Overlook.










이곳 South Rim 에서 저 멀리 보이는 North Rim 까지의 거리는 지역에 따라서 16~19 Km 밖에 되지 않지만 자동차로 가려면 돌고 돌아서 무려 354 Km 를 운전해야 하는 5시간이 소요되는 장거리 운전이 된다.          Grand Canyon 은 1,600 m 아래의 깊은 계곡에 흐르는 Colorado 강을 사이에 두고 협곡으로 South Rim 과 North Rim 으로 나뉘어있다.


      








Powell Point 에서 보이는 Canyon 전경.








Powell 의 기념비.        Grand Canyon 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1540년에 금을 찾아온 Spanish 들이 최초가 된다.        그러나 그후에 본격적으로 Grand Canyon 이 알려진 것은 1869년과 1871년 두 번에 걸쳐서 Colorado 강을 탐험했던 John Wesley Powell 의 탐험의 결과였다.          Powell 은 남북전쟁에서 팔 하나를 잃었지만 전쟁이 끝난 뒤에도 장애를 무릅쓰고 지도에도 그려져있지 않은 Grand Canyon 을 탐험하고 다녔다.         그후에 그는 연방정부의 지질측량국의 국장으로 일했다.








Mohave Point 는 일출과 일몰을 즐길수 있는 Point 이고, 멀리 계곡 아래에 Colorado 강이 보이는 곳이다.
















Grand Canyon 의 Colorado 강에서 부터 North Rim 의 높은 지대까지 1,600m 가 넘는 심한 표고 차이는 동식물의 생태계에도 폭 넓은 다양성을 주게 되었다.       Canyon 안에는 약 1,700여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는데 10여개의 식물은 Grand Canyon 밖에서는 볼수 없는 희귀종이다.

 





협곡을 South Rim 과 North Rim 으로 갈라놓은 계곡으로 흐르는 Colorado 강.          Grand Canyon 의 길이는 약 400Km 로 매우 광대하지만 National Park 으로 지정된 공원의 넓이는 대략 제주도의 2.7배 정도이다.

   







Zoom 으로 마구 당겨서 잡아본 협곡 사이를 흐르는 Colorado 강.       급류로 떨어지는 지점도 보인다.






바로 뒤에서 부시럭거리는 소리에 무언가 뒤돌아 보았더니 몸집이 그리 크지 않은 Elk 가 있다.         보이기는 순하게 보이는데 이놈도 갑자기 기분이 나빠지면 험악하게 공격적으로 변한다고 한다.          2년전 Canadian Rockey 를 여행시에 Jasper Park 의 공원관리인이 30m 거리를 유지하라고 알려주었던 놈인데, 바로 내 뒤에서 얌전히 산책을 하고 계신다. 








The Abyss Point.               3,000 Feet (914m) 정도의 깊이로 갑자기 수직으로 떨어진 지점이다.




Grand Canyon 안에는 약 350여종의 새들이 서식하고 있다.         포유류 동물 90여종, 양서류 동물 57종, 그리고 강에는 17종의 어족이 살고 있다.           새중에서 가장 희귀종은 California Condor 이다.         날개를 활짝 펴면 날개의 폭이 3m 에 가까운 북미에서는 제일 큰 새이다.          9년전인 2009년에 172 마리의 새가 확인되었다.        2년에 알을 하나만 낳고 암수가 평생을 함께 사는 특징을 가져서 멸종의 위험이 크고 생태보존이 염려되는 새이다.

  



Pima Point.            이곳도 Mohave Point 처럼 일출과 일몰을 즐길수 있는 곳이고 Colorado 강이 내려다 보인다.









언제나 가장 힘든 첫날의 일정을 끝내었다.       이제는 오늘밤을 보내는 Flagstaff 의 호텔을 향해서 쭉 뻗어있는 180번 도로의 남쪽으로 달린다.        Flagstaff 에 들어서니 GPS 가 가르키는 대로를 따라서 거의 왔는데 도로공사로 완전히 막아놓은 길이 되었다.          다른길로 다시 돌고 돌아서 가는데 거기도 완전 차단....      날은 벌써 어두워졌는데 30분간의 우왕좌왕 끝에 겨우 호텔에 들어섰다.          주차장에서 Rent 한 미니밴의 엔진을 완전히 끄고 돌아서서 몇발자국을 걸어가는데 혼자서 붕붕거리며 엔진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린다.       모두들 이게 뭔 일인가 ?         Electrical 결함이 틀림없어 보인다.         그러고 보니 이제까지 GPS 도 엔진이 off 되어도 제대로 신호를 못받고 언제나 on 상태였었다.      음 ~ 이제 막 여행을 시작했는데 부디 돌아갈때까지는 더 큰 이상이 없기를 바랄뿐이다.        길고 긴 하루를 Rent Car 걱정 하나를 더 데리고 잠자리로 들어간다.         내일은 다시 북상해서 Utah 주 바로 가까이에 위치한 Page 로 간다.        그리고 Glen Canyon Area 안에 있는 Antelope Canyon 관광 예약이 12시30분에 잡혀있으니 1시간전인 11시30분전까지는 도착을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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