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6일. 여행 21일째 날이다. 내일 오후 비행기로 Canada 로 돌아가기로 되어있으니 오늘이 여행의 마지막 관광을 하는 날이다. 먼저 Venice 본섬으로 가서 Burano 섬으로 가는 배를 타고 사진에 보이는 동화속에서나 나올 것 같은 어촌마을을 찾아간다.
어제 수상버스들이 정상적으로 운항을 못해서 Burano 섬은 완전히 운항이 중지되던 곳이었다. 그래서 오늘은 승객들이 더 많아져서 그런지 배가 입추의 여지없이 만석이 되어서 떠난다. San Marco 성당, 종탑, Ducale 궁전을 지나서 Burano 를 향해서 간다. 청명하고 화창한 날씨에 기온도 최고가 25도 정도의 최적의 기후이다.
배를 타고 가면서 물에서 바라본 Ducale 궁전. 바닷길을 따라서 이슬람세계와의 교류도 활발했던 Venice 의 건축양식은 이태리에서 흔히 보는 건축양식과는 많이 다르다. 성당,궁전 모두 전형적인 로마네스크 양식과 다르게 비잔틴 양식을 가미한 독특한 매력에 이슬람의 양식도 뒤섞여있다.
물에 흔들거리며 둥둥 띄어져있는 수상버스 정류장. 아이구 어지러워라.... San Marco 광장 가까이에 있는 이 San Zaccaria 정류장에서 Burano 로 떠나는 배를 탔다.
Venice 의 중심지에서 얼마쯤 지나서부터는 빨래줄에 걸려있는 옷들이 바람에 나부끼는 마을도 지나가고, 화물선이 드나드는 듯한 Dock 도 지나간다.
이곳은 완전히 물 위에 방어벽을 만들어서 요새를 만들어놓았다.
지나치는 섬들마다 모두 자동차 길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자동차는 물론 자전거 한대도 보이지 않는다. 보이는 것은 오직 집집마다 정박해 놓은 조그만 보트들.
이태리의 버스나 수상버스는 어쩐일인지 모두 전혀 안내방송이 없다. 한마디라도 여기는 무슨 정류장이라고 할만한데 도무지 한마디도 않는다. 승객들이 서로 물어보고 각자 알아서 해야한다. 대부분이 관광객들이라 모두들 긴장을 하고 어디가 어딘지 몰라서 어리둥절하는데 현지인들이 알려준다. 여기서 모두 내려서 배를 바꾸어 타야한다.
배에서 내려서 여기가 어딘가 확인을 해보니 F'te Nove 라는 정류장이다. 여기서 5분 정도 기다리니 Burano 섬으로 직행하는 배가 나타났다.
배를 타고 가면서 보이는 아주 조그마한 섬들에는 건물이 한 두개 정도만 있는 것도 있는데 완전히 폐허로 내버려진 건물들이다.
그리고 다시 Burano 로 가까와지면서 다시 살아있는 섬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알록달록한 색깔의 마을들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거의 Burano 섬에 접근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Burano 섬의 정류장에는 지금 돌아가는 배를 기다리고 있는 승객들이 빽빽히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조용한 어촌마을이라고 소개되었고, Venice 의 인파에 시달리다가 이곳에 오면 너무나 조용해서 한적함을 느끼기도 한다고 한다. 그런데 아직 점심 때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돌아가는 사람이 저토록 많은 인파를 이루고 있다니 놀랍다.
Burano 는 아주 작은 마을이다. 마을의 가운데로 흐르는 물줄기 3~4개가 전부이다. 유리가공으로 유명하고 Venice 에서 아주 가까운 섬에 위치해서 많은 사람들이 들리는 Murano 섬의 1/3 정도의 크기이다.
배에서 내려서 모든 사람들이 걷는 방향으로 우리도 따라서 간다. 그러면 좁은 골목길을 지나고 바로 동화속에서 나올벗한 알록달록한 색깔의 화려한 어촌마을이 나타난다.
짧은 골목을 빠져나오자마자 좌우로 뻗쳐있는 좁은 물길을 따라서 어촌마을이 있고 조그만 배들이 정박해 있다.
어제는 하루종일 검은구름이 오락가락하기도 하고 우중충한 날씨여서 관광을 하고 다니기에 최적의 날은 아니었다. 오늘은 바람도 없고 습기도 없고 청명하고 화사한 최상의 날씨이다. 최고 기온이 섭씨 25도 이니 약간 더운듯 아닌듯 아주 적합한 날이다.
Venice 주변에는 많은 섬들이 있지만 Lido, Murano, Burano 의 3개 섬을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Lido 는 Venice 영화제가 열리는 곳이고, Murano 는 유리공예가 유명해서 유리수제품을 만드는 공장들과 유리공예 가게들로 유명한 곳이다. 그리고 Burano 는 Lace 수공예가 유명한 조그마한 어촌이다.
그런데 이 조그마한 어촌이 지금은 수공예품 Lace 보다는 강렬한 색상의 어촌 풍경으로 더 유명해졌다. 아주 옛날 전기도 없던 시절에 이 작은 어촌마을에서는 대부분의 남자들이 생계를 위해서 새벽부터 고기잡이배를 타고 나갔다. 그리고 저녁 늦게 돌아오면 여자들은 Lace 를 짜다가 남편을 맞이하곤 했었다. 그런데 안개가 많은 이 지역에서는 안개가 끼는 날이면 어려움이 많았다. 집 크기도 비슷비슷하고 집 모양도 별 차이가 없으니 자기집을 찾는 것이 쉬운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서로의 집을 확실하게 구분하기 위해서 화려하고 강렬한 색깔로 칠하게 되면서 온 마을이 알록달록하게 되었다.
Lace 수공예와 고기잡이로 근근히 살아오던 Venice 의 조그마한 어촌마을이었던 Burano 는 이렇게 알록달록한 색상의 마을이 알려지면서 Venice 를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또다른 관광지가 되었다.
집 앞에 정박된 보트를 손보고 있는 현지 주민들. 정박하여 있는 대부분의 보트들이 고기잡이배가 아니라 운송수단으로 쓰이는 보트들이다.
이곳 현지인들이 거주하는 동네의 집들도 집집마다 색색이 다르다. 그리고 2층 창문 밖으로 매달아서 건조시키고 있는 하얀색의 세탁물들이 강렬한 색깔들과 잘 어울린다. 자세히 보니까 심지어는 높이 세워져있는 TV Satellite 에도 Paint 칠을 해놓은 것이 보인다.
Positano 처럼 예쁜 꽃무늬 Tile 에 쓰여진 집주소를 걸어놓은 집.
Lace 수공예가 유명하다고는 했는데 아직까지는 수공예제품을 파는 가게들을 보지 못했는데 이 집이 처음으로 만나는 수공예점이다.
넓지 않은 마을이라 어느 정도 걸으면 곧 끝이 나고 또 옆 길로 빠져서 걸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다시 끝이 나고 만다.
이제는 점심을 먹으러 들어갈 식당을 찾아다녀야 하는데 넓지 않은 이곳에서는 몇군데 돌아보면 어렵지않게 선택할 수 있을 것 같다.
여기도 예쁘고 저기도 예쁘고 마구마구 눌러봅니다.
길 가운데까지 식탁이 나와있는 이 식당을 지나면서 무엇들을 먹고 있는가 보니 Table 에 올려져있는 음식들이 눈이 휘둥그래질 정도로 놀랍다. 거의 대부분 Seafood Dish 들이다. 칼조개, 가리비조개, Scallop, 홍합, 새우 등등..... 여행중에 매번 Seafood 를 열심히 먹고 다녔지만 이렇게 여러종류의 Seafood 를 먹음직스럽게 요리한 곳은 처음 본다. 식당 이름은 매우 길다 Trattoria Al Gatto Nero. 우리도 여기서 한자리 차지하고 싶어서 물어보니 3시간 후에 오면 자리를 마련해 주겠단다. 예약이 꽉차서 지금은 안된단다. 30분 정도라면 몰라도 아무리 음식이 좋아보여도 그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이라 간단히 포기하고 다른 곳을 찾아간다. 여행을 끝내고 돌아와서 찾아보니 이 식당이 영국의 유명한 요리사 Jamie Oliver 가 추천한 Burano 최고의 주방장이 있는 맛집이다. 적어도 하루 전에는 예약이 꼭 필요한 식당이다.
아 ~~ 너무나 인상적인 색색의 집 사이에 걸려있는 하얀 빨래들.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서 저 멀리 보이는 길가까지 나와있는 노란색의 파라솔이 펼쳐져있는 식당에 겨우 자리를 잡았다. 어제 수상버스가 운항중지 되었다가 오늘 사람들이 함께 몰려서 그런지 작은 어촌의 몇 안되는 식당들은 대부분 대만원이다. 그런데 옆에서 식사를 마치고 가는 사람들이 모두들 투덜거리고 간다. 음식도 별로 맛이 없는데 값은 매우 비싸고 너무나 적은 양의 음식이 나온단다.
우리는 Seafood Pasta, Mixed Seafood Paela, 그리고 Kalamari 를 시켰는데 아주 조그마한 접시에 어린아이들 음식처럼 아주 조금씩 담아왔다. 스페인 음식인 Paela 중에서도 여러가지 해물이 섞였다는 Mixed Seafood Paela 를 주문했는데 우리 앞에 놓여진 접시에는 콩알보다 약간 큰 홍합 5개와 엄지손톱 크기의 오징어 작은 한 조각이 전부이다. 유명 관광지에서의 바가지는 어느 정도는 짐작하지만 이런 엉터리 음식은 밀려드는 손님 탓일까.
어 ~ 지금 이 좁은 골목안에서 신랑 신부가 걸어나온다. 사진사가 무려 3사람이나 따라붙어서 촬영중이다.
지나가던 거리의 사람들이 박수를 치면서 축하를 보낸다. 그런데 대부분 여기 서양에서는 신부들이 질질 끌려다니는 드레스에 신경쓰지 않는다. 어차피 일생에 제일 좋은날 한번 입는 옷이라 멋있게 끌고다닌다.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조그만 다리 위에 올라서보니 저쪽 길에서 넓고 길게 늘어진 웨딩드레스를 멋있게 끌고가는 조금 전에 보았던 신랑 신부가 보인다. 조그마한 Burano 거리를 조금만 더 걸어다니면 구석구석 더 깨끗하게 만들것 같다.
저 멀리 보이는 성당의 종탑이 어찌보면 기울어진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지금 이곳에서는 똑바로 서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어 ~ 여기에 신랑 신부가 또 나타났다. 우리가 가는 방향과 같은 곳으로 가고 있으니 만나고 또 만난다. 알록달록한 작은마을 Burano 의 조그만 다리 중간에 서있는 신랑 신부를 멋지게 사진에 담아내려고 사진사들이 열심히 누르고 있다. 이렇게 포즈를 잡아라 저렇게하여 보아라, 주문이 쇄도한다.
이들을 따라다니는 전속사진사 외에도 지금 이곳을 지나는 모든 관광객들의 카메라는 전부 이 행복한 커플에 촛점이 맞추어져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이 신랑의 옆모습이 Obama 대통령을 빼어닮았다.
'여행일기 (Travel Diary) > 15 Crt, Slv, Italy' 카테고리의 다른 글
33. Burano (부라노 2, Venice, Italy) - 21, 22일째 (0) | 2015.12.21 |
---|---|
31. Venice (베네치아 2, Italy) - 19, 20일째 (0) | 2015.12.18 |
30. Venice (베네치아 1, Italy) - 19, 20일째 (0) | 2015.12.17 |
29. Positano (포지타노 2, Italy) - 18일째 (0) | 2015.12.10 |
28. Positano (포지타노 1, Italy) - 18일째 (0) | 2015.1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