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벌써 일본 관서지방 여행 4일째이다. 나라市는 거대한 청동불상이 있는 동대사 (東大寺) 와 나라의 상징처럼 되어있는 사슴들이 뛰노는 나라공원, 2천여개의 길게 이어진 석등 (石燈) 으로 유명한 카스가 타이샤 (春日大社 ) 神社 등 수많은 문화재들로 유명한 관광지이다.
오사카에서 기차로 1시간 정도 걸리는 나라까지 가는 동안에는 주변에 일본 농촌의 풍경이 들어온다. 농촌의 풍경이 각국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이곳에서는 아주 작은 면적의 땅에도 벼농사를 하고 있는 모습이 다소 의외이다.
나라역에 도착하였다. 지금 현재의 나라는 인구 35만 정도의 작은 도시이지만, 서기 710년 수도를 후지와라쿄에서 나라로 옮겨와서 다시 784년 나가오카쿄 (교토) 로 옮길 때까지 74년간 일본의 수도였다. 이 시대를 나라시대라고 하고 이때의 문화를 텐표문화 (天平文化) 라고 한다. 나라시대에 백제로부터 불교가 들어와서 크게 발전하기 시작했고, 거대한 불교사원을 지었다.
나라역에서 산조도리 거리를 따라서 20~30분 정도 똑바로 가면 유명 문화재들이 모여있는 나라공원에 들어서게 된다.
산조도리를 걷는 길에서도 재미있고 흥미로운 가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쑥떡 전문점, 기념품가게, 관광안내소, 카이카 왕의 무덤이 있는 왕실 고분 입구도 지난다.
월일신사 (月日神社). 일본에는 신(神) 들을 모신 신사가 엄청 많다고 하더니 지나는 길에는 이렇게 초미니 신사 (神社) 도 있다.
일본의 어느 도시나 있는 Arcade 식 쇼핑지역.
무슨 행사가 있는지 붉은 깃발들로 요란하게 장식된 어느 절 입구.
첫번째 목적지 코후쿠지 (興福寺) 에 도착하니까 사슴들이 떼거리로 몰려와서 제일 먼저 달려와서 반긴다.
지금 토후쿠지 절 안에서는 먹이를 얻으려고 달려드는 사슴들과 어울려서 사진을 함께 찍고 노느라고 모두들 절 구경은 뒷전이다. 사슴들이 사슴먹이인 시카 센배이를 사서 들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떼거리로 몰려든다.
이 놈은 초등학교 여학생의 공책을 물고 늘어지고 있다. 여학생은 지금 바쁘다. 카메라를 쥐고 있어야지.... 이제까지 기록하면서 다닌 공책을 뺏기지 않아야지..... 사슴들이 종이 정도는 씹어서 먹기도 하고 뱉어내기도 한다.
여학생도 있는 힘을 다하고... 사슴도 쫒아가면서 사력을 다해서 물고 늘어진다. 한장의 종이조각이었으면 벌써 찢어졌겠지만 두꺼운 공책이라 사슴의 판정패로 끝나고 말았다.
난엔도. 813년에 처음 지었고 현재 건물은 1789년에 재건된 것인데, 이곳에는 국보급을 비롯하여 주요 문화재 2만점이 소장되어 있다. 1년에 단 한번 10월17일에 공개한다.
도콘도. 이 코후쿠지 절은 본래는 건물이 175채나 되는 거대한 절이었지만 여러차례의 화재로 대부분 소실되었다. 나라시대의 권력가였던 후지와라 가문에서 710년에 가문의 절로 건립했다. 일본의 국보 중의 하나인 이 건물은 726년에 처음 지어졌고 1415년에 재건되었다.
5층탑은 높이 50m 로 교토에 있는 5층탑 다음으로 일본에서 높은 목조탑이다. 730년에 만들어졌고 여러차례의 화재 후에 1426년에 현재의 모습으로 재건되었다.
다음 목적지인 동대사 (東大寺) 로 가는 길에도 여러 신사가 있다. 신사의 입구에는 항상 도리이 (鳥居) 가 세워져있다. 2개의 기둥이 서있고 기둥 위를 연결하는 가사기 (笠木) 로 불리는 가로대 (Cross Bar) 가 놓여있는 형태이다.
나라에는 헤이조 왕궁터, 절, 신사 등등 8군데의 유명 고적이 있다. 그 중에서도 코후쿠지, 토다이지 (東大寺), 카스가 신사 (春日大社) 등이 있는 넓은 지역 전체를 나라공원이라 부르며 가장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다. 방목하는 사슴들과 어울리는 재미가 있어서 관광객들을 더욱 즐겁게 하는 곳이다.
약 20분 정도 걸어오면 동대사 입구로 들어가는 남문이 멀리에 보이고, 길 옆으로는 여러가지 기념품가게들과 음식점들이 들어서있다.
이곳도 가게에서 파는 사슴 센배이를 들고 나오는 관광객에게서 먹이를 가로채려는 사슴들이 떼거리로 몰려다닌다. 이 놈들이 다 알고 있는 것이다. 여기가 맛있는 센배이를 받아 먹을 수 있는 최고의 명당이라는 것을.....
일본 화엄종의 총 본산인 동대사의 본당인 대불사로 가려면 저기 보이는 남문을 지나고, 또 다시 나타나는 중문을 지나야한다.
남문은 2층으로 보이지만 안에는 트여있다. 962년에 태풍으로 붕괴된 후에 1199년에 송나라 남부 건축양식을 따라서 다시 지었다. 목조를 거의 모든 건축물에 사용하였던 일본에서는 대부분의 문화재와 유적들이 화재로 소실되거나 내란으로 훼손되어서 다시 재건되고 하였는데, 남문은 특이하게도 태풍으로 무너져버렸다.
그리고 곧 나타나는 중문.
처음에 들어오는 누각문과 본당인 (대불전) 참배전 사이에 있는 문을 중문이라고 하는데, 입장권을 사야만 중문을 지나서 본당 다이부츠덴 (대불전) 으로 들어갈 수 있다. 성인 500엔, 학생 300엔. 일본은 어느 곳을 가든지 노인할인은 없다. 대중교통, 입장권 어디든지 모두 성인요금, 학생요금, 이렇게 둘 뿐이다. 이곳에도 엄청 많은 수학여행 학생들이 왔다.
동대사의 본당인 다이부츠덴 (大佛殿). 일본의 국보이다. 동서로 폭이 57m, 남북으로 깊이가 50m, 높이가 49m 목조건축물이다. 교토에 있는 고에이도 다음으로 일본에서는 2번째로 큰 목조건물이다. 두 차례의 내란으로 파괴되어서 1709년에 다시 지었는데, 당시에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원래 건물의 2/3 크기로 재건하여 지금에 이른다. 1913년에 대대적인 보수가 있었고 1978년에는 다이부츠덴의 기와 11만 장을 다시 갈았다.
나라市의 핵심적인 관광지인 동대사 (東大寺) 는 나라시대 쇼무왕 때에 료벤 스님이 창건하였다. 절을 짓는데 연인원 200만 명이 동원되었다. 당시의 일본 인구를 5백만 명으로 추정하니, 왕권에 의해서 모든 국력을 기울여서 지은 절이다.
다이부츠 는 큰 불상이라는 뜻이다. 일본 국보이다. 높이가 15m, 얼굴 길이 5.4m, 귀 길이 2.5m 이다. 내란으로 파괴되어서 여러차례에 걸쳐서 다시 만들어졌다. 현재 불상의 머리는 에도시대에 만들어진 것이다.
왼쪽에는 허공보살상. 지혜, 복, 덕이 허공과 같이 광대하다는 보살이다.
광목천왕 (廣目天王). 사천왕중의 한 명으로 수미산의 서방을 지키는 신이란다. 뭐 이리도 신이 많고.... 불교에 잡다한 신들이 혼합된 것이 일본의 특유의 불교이다. 메이지시대에 이르러 불교사원과 신사를 구분하기 전까지는 무엇이 무엇인지 혼란스럽다.
대불전 안에 있는 큰 기둥 아래에는 구멍이 뚫려있다. 이 구멍을 통해서 나오면 극락왕생을 한다는 전설이 있단다. 구멍이 크지 않아서 성인들은 통과하기 어렵다. 매우 마른 사람들은 기어나올 수 있는데, 그렇다면 비쩍 마른 사람들만 극락왕생 한다는 것인가..... 전설은 다양해서 구멍을 통과하면 행운이 깃든다든지, 1년간 액땜을 한다든지 등등의 황당한 이야기들이다.
이 여학생은 동료 친구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으며, 극락왕생을 하고자 혼신의 힘을 다하여 빠져나오고 있다.
정원 가운데에 있는 테미즈야. 조금 전에는 꼬마들이 와글와글 해서 한참을 기다리다가 그냥 지나갔는데 어쩐 일인지 지금은 아무도 없다.
곳곳에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이 설명을 열심히 듣고 있는 모습. 교복이 없는 초등학생들은 색깔이 같은 모자로 단체를 이루어다닌다.
여기는 또 다른 구룹의 학생들이 열심히 설명을 듣고 있는데, 뒤에는 사슴 2마리도 끼어서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귀를 기울인다.
나는 1966년에 이곳에 왔었는데 아무 것도 기억에 남은 것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오직 남문에 도달하자마자 나타난 사슴들이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았고, 한때 일본의 수도였다는 사실만이 기억에 있다. 다시 와서 보니 엄청 넓은 나라공원 전체의 주변 경치도 아름답기 그지없다.
이제는 여기서 늦은 점심을 하고 동대사를 떠나서 카스가 (春日大社) 신사로 가서 오후의 관광을 계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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