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8일째 아침이다. 8시45분에 St. Moritz 를 떠나서 Tirano 로 가는 Bernina Express 열차에 오른다. 호주에서 온 Tony 가 St. Moritz Plate 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Bernina Express 열차는 세분해서 말하면 2개의 Line 으로 구분된다. 북쪽의 Chur 에서 떠나서 St. Moritz 까지 내려오는 구간을 Albula Line (61.6Km) 이라 부르고 St. Moritz 에서 떠나서 국경을 넘어 이태리의 Turano 까지의 구간을 Bernina Line (60.6Km) 이라고 부른다.
열차가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벌써 눈으로 덮인 지역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Albula Line (1898~1904년), Bernina Line (1908~1910년) 두 Line 이 모두 약 100년 전에 건설되었다. 처음에는 각각 다른 철도회사에 의해서 운영되다가 1943년에 1개의 회사로 합병되었다. 그후로 2구간을 합쳐서 Bernina Express 라 부르게 되었다. 오늘 우리가 탑승하는 Bernina Line 은 1910년에 개통하여 높은 산과 산을 연결하고 휘감아가면서 61Km 의 철길을 만들었다.
첫번째 역 앞을 지난다. 겨울에는 모든 역에 정차하지만 여름철에는 대부분 그냥 지나간다. 일본의 아줌마 부대들이다. Hiking 에 나선 것 같이 보이는데.... 남자들은 다 어디에 계신가. 지금까지도 한국, 일본은 부부가 여행을 따로 다니는 경우가 아직도 많은가 보다. 남자그룹, 여자그룹의 각각 따로 다니는 여행팀들이 많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이제는 온 세상이 하얗다. 완전히 북극의 어느 지역을 달리는 열차처럼 느껴진다.
Morteratsch Station (1,896m) 을 지나면 빙하도 보이고, 스위스의 동쪽 Alps 에서 제일 높은 산 Piz Bernina (4,049m) 를 볼 수 있다. Ospizio Station 을 지날 때가 2,253m 로 열차가 가장 높은 곳을 지나가는 지점이다.
호수의 물 색갈이 높은 석회질로 인해서 엷은 초록색의 우유빛을 내고있다. 알프스산맥에서 흘러내리는 강, 냇가의 물들이 모두 이런 색갈을 띠고있다.
겨울이 지나고 곧 봄이 온 것과도 같이 순식간에 세상이 밝아지면서 또 다른 멋있는 경치가 펼쳐진다. 이 기차는 유리창문을 내릴수 있게 되어있다. 모두들 좌측 창문, 우측 창문으로 몰리면서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다. 이 열차칸에는 우리 일행들만이 타고 있어서 스스럼없이 이리저리 몰리며 구경하기에 바쁘다.
Bernina Express 열차는 스위스 산악열차가 쓰는 톱니방식이 아니다. 나선처럼 빙글빙글 돌아서 산을 넘어가는 것이다. 길이 이어지지 않는 곳에서는 다리를 놓고, 막혀있는 구간에는 터널을 뚫었다.
여름에 정차하는 몇개 안되는 역 중의 하나인데 아주 작은 역청사가 독특하다.
곳곳에 내려다보이는 골짜기에는 호수가 보이고 호수가 있는 곳에는 부락이 형성되어 있다.
Bernina Express 구간은 알프스의 높은 산악지대의 풍경을 이어주면서 자연의 미관을 해치지 않고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어 내어서 2008년에 World Heritage Site 로 지정되었다. 두 Line 을 모두 합치면 196개의 다리와 55개의 터널을 지나고 407번의 커브길이 있다. 오늘 우리가 탑승하는 Bernina Line 의 구간에는 141개의 다리와 13개의 터널을 지난다. 좀 더 Panoramic 하다고 알려져있다. 61Km 를 달리는데 2시간30분 가량이 걸린다. 그러니까 평균시속은 겨우 26Km 이다.
산악지대를 내려와서 이태리의 국경으로 가까와지면서 여기저기 마을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한다.
360도 회전하여 도는 Spiral 방식의 철길은 Tirano 에 거의 도달하는 Brusio (780m) 지점에서 Brusio Spiral 육교를 지나며 빛을 발한다. 그리고 곧 Italy 땅인 Tirano 역에 (430m) 도착하게 된다.
위에 보이는 다리를 돌아나와서 360도 회전하여 좁은 구간을 빙글빙글 돌면서 빠져나가고 있다.
Tirano 에 도착했다. 우리팀과는 상관이 없지만 Bernina Express 열차의 Ticket 에는 종착역인 이태리의 Tirano 에서 Lake Como (Ita) 를 거쳐서 스위스의 Lake Lugano 까지 이동하는 Bus 서비스도 포함되어 있다.
Tirano 역 청사 앞에서 열심히 설명하는 가이드 Beata 양. 우리는 이제 여기서 점심도 하고 Tirano 도 돌아보는 자유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아침 일찍 우리 일행들의 짐을 싣고 먼저 떠났던 관광버스에 다시 올라서 Lake Como 로 이동한다.
Tirano 시내의 한 가운데를 지나가는 Adda 강. 저 멀리 우리가 지나왔던 알프스 산맥이 보인다. 이 강의 물줄기도 우렁찬 소리를 내며 흐른다. 알프스 산맥에서 흘러내리는 물들은 9월 초순이 되어야 물줄기가 약해진다고 한다.
점심을 마치고 Tirano 시내를 구경하다가 다시 역으로 돌아오니 지금 막 열차가 도착했는지 관광객들을 쏟아내고 있다.
우리가 내린 역청사 바로 왼쪽에 있는 이 노란색의 건물은 Italy 의 다른 도시들로 연결되는 이태리 철도만을 위한 청사이다. 광장을 중심으로 사방에 중요 건물을 세우는 전형적인 이태리의 모습 그대로 광장 주위에 큰 건물들이 모두 모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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