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일 (화).       여행 8일째.       오늘의 일정은 아주 간단하다.           호텔의 수영장에서 하루종일 게으름을 피우고 잠시 주변을 산책하는 것이 전부이다.         그동안 여기저기 관광을 다니느라 이렇게 아늑한 수영장을 매일 지나치기만 했는데 오늘은 아침부터 자리를 잡았다.






식사 때마다 마시는 베트남의 Coffee 는 특별나다.          진하고 향이 약간은 강한 것 같은데 나에게는 아주 특별한 맛이다.            특히 호텔방에 매일 비치해주는 Mix Coffee 의 맛이 아주 좋다.          Canada 의 중국식품점에서도 본 적이 있는데 이토록 맛이 좋으니 Canada 까지 진출을 하였나 보다.         이번 여행에서 베트남의 Coffee 에 맛을 들였다.          베트남은 브라질에 이어 세계 2위의 Coffee 수출국이다.         3위인 Columbia 의 거의 2배에 이르는 수출국이다.          그리고 쌀, 후추도 세계의 3대 생산국이자 수출국이다.    

 



1857년 프랑스에 의해서 베트남에 Coffee 가 소개된 이후에 정부 주도로 Coffee 재배가 대대적으로 이루어졌고 향이 강한 Robusta Coffee 종이 집중적으로 재배되었다.        베트남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나에게는 독특한 Coffee 맛이다.




우리가 머무르는 이 호텔은 구시가지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데 Guest Room 이 오직 21개 뿐인 아담하고 예쁜 호텔이다.        빼어나게 잘 정돈된 정원과 수영장이 아주 아늑하다.         거의 모든 방들은 수영장이 내려다 보이게 되어있다.        아주 넓은 방에 모든 시설이 마음에 쏙 드는 곳이다.          대도시 다낭과는 아주 다른 옛 고도 (古都) 에 어울리는 환경이다. 










이토록 평화롭고 조용한 베트남도 40년전에는 전쟁의 악몽에 있었다.       그리고 어느나라 보다도 험난하고 기구한 역사를 가진 베트남.....     중국의 청나라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France 의 베트남 식민지배가 1882년부터 시작되자 독립운동이 계속되었다.        그러다가 1945년 2차세계대전이 끝난후에도 베트남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는 France 와 전쟁을 벌려서 1954년 3월에 디엔비엔푸 전투에서 대승을 거두면서 독립을 맞이 하였다.         그러나 서구 열강의 제네바협정에 의해서 베트남은 다시 북위 17도 기준으로 남북으로 분단되었다.         북쪽의 공산정권 월맹과 남쪽의 월남정부로 나누어져 남북대결이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공산주의 도미노 이론을 내세운 미국의 개입으로 1964년부터 베트남전쟁이 벌어지게 된다.        1975년 월맹군에 의해서 남쪽정부 월남의 수도 Saigon 을 점령하여  월맹의 승리로 전쟁은 막을 내리고 1976년 2월에 지금의 베트남 사회주의 공화국이 수립되었다.    




베트남의 면적은 남북한 한반도의 1.5 배에 가까운 33만 Km2 이다.        인구는 거의 1억에 가까운데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가장 인구가 많고, 지구상에서 13번째로 인구가 많은 나라이다.         2018년의 1인당 GNP 는 2,600 불.         싼 임금의 중국 독주시대가 무너지면서 교육열이 대단하고 근면하고 양순한 베트남이 지구상에서 현재는 제일 빠르게 경제성장을 하고 있는 나라중의 하나이다.






내려쪼이는 태양열에 수영장은 벌써 여러 투숙객들이 아침식사가 끝나기 무섭게 자리를 잡고 있다.           여행을 비가 많이 내리는 우기가 시작하는 시점에 하고 있어서 매일같이 일기예보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다녔는데 이렇게 날씨가 좋으니 기분이 매우 좋다.          이제까지 한번도 비를 만나지 않았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여행중에 비를 만나면 모든 일정이 엉망이 되고, 비를 피하느라 고생은 고생대로....      내일은 베트남을 떠나서 서울로 가게 되는데 화창한 날씨라고 예고되어 있다.     걱정을 하였던 우기의 베트남에서 8일간 비를 한번도 만나지 않는 행운을 맛보고 가게 된다.










어 ~  이게 웬일인가.          호텔의 수영장에서 맥주 3병에 French Fries 한 접시를 더해서 99,000 동.       4불 20전.         특별 서비스이기는 하지만 저렴한 베트남의 물가를 실감하게 된다.


 




호텔이 강가에 있어서 바로 길을 거너면 이렇게 강변을 따라서 펼쳐지는 한가로운 산책길.


 




사방에 왠 사당이 이렇게도 많은지 주택가 가운데에 갑자기 나타나는 거창한 입구를 가진 사당이다.          불교사원인지 유교의 사당인지 구분도 할 수 없이 호이안에는 이런 사당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강변에 세워져있는 자전거.       여러 종류의 화초로 장식되어 있는 용도폐기된 자전거들.....




강변을 따라서 무료하게 세워져있는 생업을 위한 고깃배들....    힘들고 고된 작업을 끝나고 배들도 쉬는 시간이다.




강변의 산책길을 거의 점령하면서 따가운 태양을 받으며 말려지고 있는 잔새우들.         특이한 것은 베트남에서는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개를 본 적이 없다.         개들은 없다지만 파리들은 어찌되는 것인지....




호이안의 상위 중산층이 거주하는 동네의 풍경.         규모는 작지만 예쁘게 꾸며진 집들이 보인다.




무슨 열매인지를 알 수가 없는 여러 종류의 과일나무들이 동네집 뜰 안 여기저기에 자라고 있다.


 




어디에 쓰였던 것인지...    가늠하기 힘든 옛날에 한국에서도 사용하였던 맷돌의 바닥같이 생긴 것들이 거리에 쌓여져있다.




강변에서 다시 큰 길을 하나 건너자 강이라고 하기에는 좀 작고 개천이기에는 너무 큰 하천이 나온다.         날씨는 좋고 어디에나 물이 풍부하니 농사짓고 살기에 크게 어려움이 없는 비옥한 땅을 가진 나라이다.


 


얇고 흰 창호지 같은 것을 엮여진 대나무 판대에 펼쳐놓고 대로변 다리 옆에서 말리고 있다.         무엇인가 자세히 살펴보니 스프링롤에 쓰이는 쌀껍질을 말리고 있다.      한국의 70년대에 농촌의 모습이다.






베트남에서의 마지막 저녁을 또 호텔 근처의 한국식당으로 왔다.         주인 아저씨가 후하기도 하고 음식도 입맛에 맞았던 곳이다.          오늘 저녁에는 고기도 굽고 왕창 많이 먹었는데 얼마나 마구 해치웠는지 꼭 폭탄을 뒤집어쓴 엉망진창 식탁만이 사진에 남았다.         예쁘고 맛있는 월남의 전통음식을 마음껏 즐기고 오겠다고 마음을 먹고 왔었는데 어찌하다가 매일 한식타령으로 베트남의 여행을 마치게 되었는지....




오늘도 저녁을 마치고는 다시 구시가지로 또 마실을 나왔다.          마지막 밤을 호이안의 휘황찬란한 거리를 헤집고 다니려고....      








무슨 사당들이 이다지도 많은지....




베트남은 예전부터 유교와 중국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던 북부와, 킨 족과 말레이계에 속하는 참파족이 있었던 중부지방, 그리고 크메르 제국에 속했던 남부등으로 나누어져 있으면서 언어, 풍습, 문화, 등에 차이가 있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모든 지역이 대체로 중국 유교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호이안은 중국무역상들이 모여서 그들의 Town 을 만든 곳이라 중국의 문화가 곳곳에 박혀 있는 곳이다.


 


Hoi An 에는 중국의 무역상들이 지어놓은 여러개의 사당 (祠堂) 이 있는데 진씨 시조 사당이라는 곳도 있고, 관우장군을 모시는 사당도 있다.












이제 마지막 밤을 보내고 내일 아침에는 베트남을 떠나 서울로 가게 된다.        오래도록 지속된 전쟁의 상처로 거칠지나 않을까하는 염려는 기우에 지나지 않았고, 대체로 베트남의 사람들은 매우 친절하다.          이곳도 태국사람들처럼 조용 조용히 이야기하고, 매우 부지런하고, 양순하고, 정이 넘치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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