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21일 (금).       여행 8일째.      오늘은 하루 종일 배가 남쪽으로 항해만 하는 날이다.      지난 여러날 매일 기항 때마다 바쁘게 돌아다녔으니 오랜만에 아무 일정이 없이 푹 쉬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아침부터 무언가 몸이 좀 이상하다.      많이 피곤한 것 같고, 목이 약간 따갑고, 기침을 조금씩 한다.      꼭 언제나 내가 느끼는 감기의 첫 증상이다.      혹시나 코로나바이러스에 걸렸나 약간 걱정도 해본다.      그러나 전혀 콧물도 없고, 설사 증세도 없다.      그리고 아주 약한 열이 있을 뿐이다.      10시에 문을 여는 Medical Center 를 찾았다.      Cruiseship Travel 등록 때에 의료보험도 들었으니 이러할 때에 주저할 필요 없이 Medical Center 를 먼저 찾은 것이다.      Covid Test 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체온을 재더니 36.9 도이면 열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라면서, Covid Anitgen Test 를 한다.      아주 소소한 미열에, 콧물도 없고, 설사 증세도 없으니 설마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은 아니겠지....    그런데 결과는 Positive 로 나왔다.      이렇게 나는 마지막 4일간을 방 속에 갇혀서 Quarantine 을 하면서 여행을 마치게 된다.      Paxlovid 를 비롯한 목 캔디, 기침을 멈추게 하는 Syrup, 그리고 타이레놀 등의 몇 가지 약을 5일간 복용하면서 방 속에 갇히게 된다.      예방주사를 때마다 열심히 맞은 결과로 아주 약한 증세만 보인다.      펄펄 뛰어다닐 정도는 아니라도 거동에 아무 지장이 없지만 새장에 꼼짝없이 갇힌 꼴이 되었다.      우와.      오늘은 사진이 한 장도 없는 날이다.

 

 

여행 9일째.      그렇게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7월 22일 아침이 되었다.      배는 지금 Ketchikan 에 기항하였다.      동료 승객들 3천여 명은 지금쯤 아침식사를 끝내고 곧 Ketchikan 관광에 나서려고 한창 바쁘게 준비 중일 것이다.      방 속에서 Menu 를 보고 음식을 주문하면 가져다주는 접시를 맛있게 해치우는 즐거움 하나만 있는 영어의 몸이다.       밖을 내다보고 애꿎은 셔터만 눌러본다.       정박한 배에서 보이는 장면은 하루 종일 똑같은 집들이다.

 

 

뭐 크게 낙담은 하지 않았다.       4일간 갇혀있는데 2일간은 오직 항해만 한다.       어제 첫날은 항해만 하는 날이었고, 그리고 오늘 이곳 Ketchikan 만이 조금 아쉬울 뿐이다.       내일은 또다시 온종일 남쪽으로 항해를 한다.     다음 기항지 Victoria 는 18년 전에 둘러보았던 곳이다.

 

 

나는 방 속에 갇혀서 맛있는 음식을 시켜서 먹는 재미로 시간을 보낸다.      Zenia 는 가능하면 전염을 피하려고 배 속의 여러 곳을 찾아서 시간을 보내는데 오늘은 혼자 KetchiKan 구경을 하고 온다.      얼마나 좋은 사진을 많이 만들어 오는지 기대가 가득하다.

 

 

Zenia 의 사진 솜씨도 대단하다.      멀리 가지는 않았지만 Ketchikan Town 곳곳을 돌아다니며 많은 사진을 만들어 왔다.

 

 

Ketchikan City Hall, 그리고 부둣가.

 

 

 

여느 Alaska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여기도 기념품 가게 앞에는 항상 곰들이 서있다.      갈색의 Grizzly. 백곰, 그리고 흑곰.     곰이 서있지 아니하면 기념품 가게가 아닐 수도 있겠다.

 

 

Ketchikan 냇가에 나무판으로 끝없이 쌓아 올린 Boardwalk 을 따라서 늘어선 Creek Street.       이 지역에서 일하던 산속의 임업 종사자, 긴 세월을 고깃배에서 보내는 어업 종사자 그리고 집을 떠나 곳곳을 찾아다니는 광산 채굴자들의 홍등가 (Red Light District) 였었던 역사를 지닌 Street 이다.      지금은 관광객들을 위한 식당, 카페, 신기하고 진기한 물건을 팔고 있는 Shop, 기념품 가게들이 즐비하게 들어선 곳이다.

 

 

 

 

당시의 실상을 보여주는 Dolly's House Museum.

 

 

 

Dolly's House - Historic Red Light Tour Where Both Men & Salmon Came Upstream To Spawn.      농담과 재미가 함께 있는 문구이다.       - 남자들과 연어들이 물길을 헤치고 올라와서 산란을 하던 역사적인 Red Light 지역의 투어. -

 

 

Creek Street 와 연결된 Stedman Bridge.      낚시꾼들이나 어린이들이 낚싯대를 드리우고 연어를 들어 올리는 곳이다.      다리를 지나서 더 아래로 내려가면 산란기에 연어들이 덜 힘들이고 오르도록 연어 계단이 마련되어 있다.

 

 

Red Light District 는 1950년대에 법령이 바뀌면서 종말을 맞았다.       Alaska 에는 여기 말고도 매우 북쪽에 있는 제2의 큰 도시 Fairbanks City 의 4th Ave. 도 Red Light 지역이었다.      기이하게도 제일 북쪽의 도시 Fairbanks 와 제일 남쪽의 도시 Ketchikan 두 군데에 홍등가가 있었다.       2곳 모두 1950년대에 문을 닫게 되었다.

 

 

인구 8천.       Alaska 에 등록된 첫 번째 도시, Ketchikan.       Alaska 의 이름난 뱃길인 Inside Passage 의 입구에 있다.       Alaska 의 가장 남쪽 끝에 있는 Town 이다.       비가 내리는 날이 많은 곳으로, 한두 방울 떨어지는 비까지 모두 계산한다면 1년에 평균 340일이 비가 오는 곳이다.       한 방울의  비도 내리지 않는 완전히 Dry 한 날은 겨우 3, 4주에 지나지 않는다.

 

 

 

Creek Street 뿐만이 아니라, 도시의 많은 지역이 물 위에 세워졌다.      Creek 를 둘러싼 산은 암벽으로 매우 험난한 지형이어서 어쩔 수 없이 대부분의 도시가 물 위에 들어서 있다.

 

 

알록달록 화사한 색깔의 Alaska 특산품.

 

 

신 교수님이 이곳 Ketchikan 에서 'Rain Forest' 투어를 다녀오시면서 대박을 터뜨리셨다.       Ketchikan 은 야생동물 (Wildelife) 들이 많이 서식하는 곳이다.       특히 흑곰, 늑대, 그리고 Bald Eagle (대머리 독수리) 가 많은 곳이다.       곰들을 보러 가는 투어도 있고, 여러 가지가 많은데 물론 Joseph 님께서는 Eagle 을 많이 만나는 Rain Forest 투어에 가셨다.        그리고 멋진 사진을 많이 만들어 오셨다.       바로 옆방에 있으면서도 Covid 로 갇혀있는 나에게 우선 3장의 사진을 카톡으로 보내주셨다.       Snow Owl, 흰색의 부엉이는 처음 본다.      가운데는 Bald Eagle.      그리고 오른쪽 끝의 갈색 부엉이는 매우 귀티가 흐르는 종류이다.       Eurasian Eagle Owl.

 

 

여행을 끝내고 돌아와서 여러 장의 독수리 사진을 정리하여서 올리신 Joseph 님께서 우리 Blogger 들도 볼 수 있도록 여러 장의 사진을 허락해 주셨다.      Bald Eagle. 매우 늠름하고 자신이 가득 찬 듯한 매서운 표정이다.       지구상에 있는 머리 부분이 하얀 Bald Eagle 의 반 이상이나 되는 70,000 마리가 Alaska 에 서식한다.       그리고 그다음이 20,000 마리가 있는 바로 옆 지역인 캐나다의 British Columbia 이다.

 

 

머리 부분이 흰색이 아니고 갈색의 Golden Eagle.       미국 전체 50,000여 마리 중에서 Alaska 에 약 13,000 마리가 살고 있다.       Alaska 는 가히 독수리들의 천국이다.

 

 

King of Birds.       '새들의 왕' 답게 매우 늠름한 모습이다.       평균 키는 75Cm, 몸무게는 4.5Kg, 날개를 활짝 벌린 Wingspan 은 약 2 미터.       Bald Eagle 그리고 Golden Eagle 2 종류 모두가 같은 체격이다.       멋진 독수리 사진들 감사합니다.

Joseph 님의 블로그에서 더 많은 사진들을 보시려면 https://blog.naver.com/jbshinphoto

 

이제 배가 서서히 Ketchikan 을 떠나서 다음 기항지 British Columbia 의 Victoria 로 향한다.      오늘 밤을 지나고도 내일 하루 종일 남쪽으로 항해한다.       Alaska 에서 제일 남쪽 Town 인 이곳에서 캐나다의 밴쿠버까지는 얼마나 떨어져 있을까 ?      대단히 멀다.       비행기로 3시간 45분.      Ferry 와 자동차로는 1,680Km 의 거리이다.       꼬박 24시간 걸린다.

 

 

 

Alaska 를 러시아로부터 사들이고 23년이 지난 1890년 미국의 인구조사에 의하면 Ketchikan 에는 오직 40명의 거주자가 있었다.       26명의 원주민, 9명의 백인, 그리고 5명의 Creole (혼혈, Mixed Russian & Native).       지금은 약 8,000명이 거주한다.

 

 

그래도 Alaska 의 남쪽을 지나며 보는 섬들은 좀 더 초록색이다.       북쪽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화사하고 푸르른 초록의 섬들을 지나게 된다.

 

 

11박의 항해 중에 Sitka 를 첫 번째, 그리고 Hubbard 빙하, Skagway, Juneau, Icy Strait Point, Ketchikan 을 거쳤다.      내일은 또 하루 종일 항해를 한다.       마지막으로 들리는 캐나다 BC 주의 Victoria 그리고 그다음 날에는 밴쿠버에서 하선해서 크루즈 여행을 마치게 된다.

 

 

여행 10일째.       벌써 Covid 약을 3일째 먹고 있다.       몸 상태는 거의 제자리로 돌아온 것 같은데, 그래도 5일간 약을 끝낼 때까지는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한다.             배는 오늘도 하루 종일 항해를 하는 날이다.       크루즈 여행에서 특별히 챙기는 Formal Night 가 2번째로 있는 날이다.       방에 하루 종일 갇혀있는 환자가 무슨 상관이 있는가....    손가락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계속 편하게 열흘을 진수성찬을 받아먹고 있지만 오늘은 좀 더 맛있는 음식이 나오면 Zenia 가 주문해서 배달될 것인가 기대가 된다.

 

 

Medical Center 에서 잔뜩 보내준 마스크들, 타이레놀, Paxlovid Covid 약, 목 Candy, Cough Syrup.      간이 약국 같구나.      마침내 특별한 Formal Night 의 먹음직스러운 저녁상을 받았다.      간장과 치즈에 양파가 뒤섞여서 조리된 달팽이 6마리.      그리고 Lobster Tail 과 Beef 한 덩어리.       잘 꾸며진 식탁에서 재밌는 사람들과 함께 해야 제맛이 나는데....    꾸역꾸역 혼밥의 시간이다.       아이고~ 그리고 옆방의 Joseph 님께서도 Covid 에 걸리셨다.       명백하게도 내가 전파해 드린 것이다.      매일 3끼를 함께 식사하고, 저녁에는 빠짐없이 극장에서 열리는 Show 도 함께 출근을 하고...    800여 명이나 수용되는 극장을 매일 밤 개근을 했으니 틀림없이 그곳에서 내가 바이러스를 옮겨받고.       또 Joseph 님께 옮겨드리고. Sylvia 님, Zenia 도 모두 검사를 받았지만 Negative 이다.       전염을 막으려고 낮에는 가능하면 남자들 환자만 방에 갇혀있고, 여자분들은 배 속의 여러 곳에서 시간을 따로 보내지만 밤에는 어쩔 수 없이 함께 방을 쓰고 있는데도 Negative 이다.       여자들이 Covid 에 훨씬 강한가 보다.

 

 

여행 11일째.      아침 9시에 Victoria 에 들어왔다.      밤 10시에 떠날 때까지 13시간 동안 오래도록 정박한다.          Vancouver 시의 앞 바다에 있는 Vancouver Island 는 남북으로 길게 늘어진 큰 섬이다.      Taiwan 넓이만큼이나 큰 섬이다.      그 큰 섬의 제일 남쪽 끝부분에 BC 주의 수도인 Victoria 가 위치해 있다.      Victoria 시의 외곽을 포함한 Greater Victoria 의 인구는 약 40만이다.       섬 전체의 인구는 75만 명이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태평양 연안의 섬이다.

 

 

매일 바뀌는 배 안의 여러 식당 메뉴를 보고 주문하면 정성껏 챙겨서 배달하는 음식이다.       손 한 번 까닥 않고 먹기만 하는데도 하루 3끼를 이렇게 나흘째나 혼밥을 하고 있으니 이제는 지친다.

 

 

여기 Victoria 는 18년 전에 왔었던 곳이다.      British Columbia 주의 수도이다.      밴쿠버에서 더 남쪽으로 있는 115Km 떨어진 거리이다.      자동차, Ferry 를 모두 거쳐야 해서 3시간 10분이 걸린다.       그리고 밴쿠버와 Seattle 의 중간에 위치해 있다.       비가 많은 Vancouver 와 Seattle 보다 강우량이 적고, 겨울에는 온화하고 여름에는 덥지 않은 좋은 기후를 가지고 있어서 은퇴자들이 선호하는 도시이다.       이번에도 다시 찾아보려던 Inner Harbour 주위의 18년 전 옛 사진들이다.       주의사당, Empress Hotel, Inner Harbour.       조용하고 지극히 평화스러운 전형적인 Canada 의 풍경이다.      그리고 조금 더 먼 곳에 있는 아름다운 Buchard Garden.

 

 

Inner Harbour 에서 가까운, 큰 항구에 있는 Victoria Downtown 지역의 여러 곳을 3, 4시간 정도 Walking Tour 를 하고, 부둣가에서 점심도 하고 이렇게 Plan 은 짜여 있었다.       Covid 의 위력은 아직도 대단했다.      부둣가의 동네, Market Square, 1843년에 세워진 Original Site Of Fort Victoria, 그리고 영국 여왕이 방문하면 항상 머무르고 갔다는 Castle.       Public Market 에서 시작해서, 끝이 나는 주의사당 지역의 Greater Victoria Center 까지.       18년 전 돌아보았던 지역 그리고 새롭게 방문해 보고 싶은 지역을 모두 한꺼번에 돌아보는 계획도 무산되었다.       오늘은 우리 팀에서는 아무도 Victoria 에 발을 내딛지를 않았다.

 

 

정확하게 밤 10시가 되자 배가 Victoria 항구를 떠나고 있다.      다시 북쪽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Vancouver 로 향한다.      내일 아침 7시 반부터 하선을 시작한다.       그리고 11박의 Alaska Cruise 여행을 모두 마치게 된다.

 

 

2023년 7월 25일 (화).      여행 12일째 아침이다.     이제 곧 하선을 하고 밴쿠버 공항으로 가서 오후 5시 비행기로 Toronto 의 집으로 간다.

 

 

벌써 몇 주째 밴쿠버의 항만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적체된 화물이 가득하다.      오늘도 매우 조용한 모습이다.      파업이 계속 중이다.       여행을 끝내고 1주일이 지나자 합의를 하고 파업을 마치었다는 뉴스가 나온다.

 

 

밴쿠버 공항에 짐을 맡기고 공항에서 15여분 정도 떨어진 한국식당 대장금에서 오랜만에 한식으로 포식을 했다.      몇 일만에 일행 4명이 모두 함께 다시 모여서 먹고 마시고 떠들고....    비행기는 조금 더 가면 곧 로키 마운틴으로 접근할 터인데 이제는 잠을 청해야 한다.

 

 

가보고는 싶었는데 언제일지는 모르고 있었던 Alaska Cruise 를 마치고, 다시 푹푹찌는 폭염이 활개를 치고 있는 집으로 돌아간다.      Alaska 의 빙하들, 수천 개의 섬과 해안들, Wildlife 들의 천국, 그리고 Alaska 특유의 대자연을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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