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4일 (월).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 공항으로 향한다.      9시 20분 출발 인천으로 직행하는 항공편 시간에 맞추려 6시 10분경에 Uber 를 부르니까 3분 만에 나타났다.      이른 새벽이라 요금도 평상시보다 더 싸다.       오직 48불. 직행하는 공항버스의 Senior 요금은 4불 정도로 매우 저렴하지만 정류장까지 택시로 움직여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      10여 년 전부터 Uber 가 생기면서 매우 편하고 저렴한 교통편으로 환영을 받는다.       일반 택시보다 40% 정도는 더 저렴하면서도 최적의 편리한 서비스이다.       오늘은 그동안 여러 해 동안 이용해 오던 Air Canada 가 아니고 대한항공이다.       10년 전 인도네시아 Bali 로 갈 때가 마지막 대한항공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후에 하와이에서 서울로, 그리고 다시 몇 년 후 서울서 다낭으로 갈 때에 Asiana 를 이용했던 것 외에는 거의 항상 Air Canada 였다.       서울로 직항하는 대한항공, Air Canada, 모두가 항공기 기체는 보잉 787 이다.       대체로 조용하고 상대적으로 다른 항공기들보다 좀 더 편안하다.       그동안 코로나 바이러스로 긴 여행을 하지 못하고 대부분 15일 전후의 여행에 몇 년간 익숙해 있다가 약간은 긴장이 되는 40일간의 여행을 시작한다.       첫 기착지는 서울을 거쳐서 곧바로 Taipei (4박 5일)로 간다. 그      리고 서울로 와서 15박 16일, 그리고 일본의 후쿠오카에서 6박 7일, 다시 서울로 돌아와서 12박 13일.       4월 11일 캐나다로 돌아온다.      오고 가는 시간을 합쳐서 꼭 40일간 여행의 시작이다.

 

 

여행 3일째.      타이페이는 아침부터 구름이 가득하고 찌부퉁한 날씨에 비까지 예보되어 있다.       머무르고 있는 구시가 중심지 Daan 에서 자동차로 약 25분 걸리는, 타이페이 교외 북쪽에 위치한 국립고궁 박물관에 도착하니 가느다란 보슬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비가 더 심하게 내리고 고약한 날씨가 되기 전에 서둘러 몇 장의 사진을 남긴다.       듣던 내로 거대한 지역에 아름답고 웅장한 박물관이 들어서 있다.

 

 

고궁박물관은 원래 1925년에 청나라의 마지막 황제 푸이가 물러나면서 북경의 자금성에서 개원하였다.       그 후 1928년 장개석의 국민당 정부가 북벌에 성공하면서 고궁 박물관을 접수하게 된다.       그리고 중일전쟁이 터지자 문화재 약탈을 우려하여 소장품들을 1933년에는 상하이로 옮겼고, 4년 후에는 다시 난징 (남경) 에 보관소를 확보하여 다시 옮겨갔다.

 

 

그러나 1945년 국민당 정부와 공산당의 국공 내전 전황이 국민당 정부에 불리하게 돌아가자 1948년 12월부터 다음 해 2월까지 3개월 사이에 3차례에 걸쳐 대만으로 옮기게 된다.       전쟁 치하에서 공산당의 압박으로 원래 예정되었던 소장품의 22% 정도만 옮길 수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1965년 11월 12일 타이페이 북쪽의 교외에 국립고궁박물관이 개원하면서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갑자기 비가 더 세게 쏟아지기 시작해서 급히 박물관의 건물 안으로 들어왔다.       첫 번째 마주하는 것이 중국의 아버지라 불리는 쑨원의 동상이다.      - 한없이 넓은 사랑 - 이라는 박애 (博愛) 의 휘호 아래의 쑨원 (손문).

 

 

박물관의 소장품은 약 70만 점이나 되어서 3개월에 한 번씩 순환 전시하면서 소장품을 교체하고 있다.       모든 소장품을 전시하는 데 대략 8년이 걸린다.       그러나 고대 청동기와 자기 유물들과, 그리고 대표적인 소장품들은 상설 전시된다.      명나라 시대나 청나라 시대의 유물들은 소장품이 엄청 많아서 주로 순환 전시된다.

 

 

시작은 신석기 시대부터. 지금으로부터 약 1,500년 전.       서기 550년에서 577년 사이의 북방 Qi Dynasty (북제 시대) 의 무사들.

 

 

 

소장품의 대부분이 고대의 청동기와 명나라 시대와 청나라 시대의 유물들이 주를 이룬다.       청나라 황실이 아끼던 유명한 서예 나 그림들, 그리고 명나라, 청나라 시대의 아끼던 궁궐 유물들이라 아름다운 색감과 문양 등이 매우 호화롭고 아름답다.

 

 

중국 역사에서 중요한 문서들과 서예작품들도 가득하다.

 

 

 

 

명실록 홍격본과 자금성에 있던 사고전서 문연 각본도 지금은 국립고궁 박물관에 소장 중이다.

 

 

섬세하고 생동감 넘치는 동양화.

 

 

한국 관련 동양화 유물도 (동란국 그림인 동단왕출행도) 가끔 전시된다고 한다.       지금 여기에 보이지 않으니, 아마도 과거에 잠시 순환 전시되었다가 소장품 창고에 보관 중이리라.

 

 

Zou Heng's Verdant Fragrant Spring.       푸른 향기로운 봄 - 명나라 시대 (1448-1505) Zou Heng 의 1497년 유명 서예작품.

 

 

 

비가 그치고, 잠시 동안 검은 구름도 약간은 사라져서 조금은 밝아졌으니....    관람을 잠시 중단하고 다시 밖으로 나와서 주위의 사진을 몇 장 더 담아본다.       들어온 정문을 바라보며....    오른쪽에는 부속 건물이 보인다.

 

 

가까운 거리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국립고궁박물관.

 

 

왼쪽의 부속 건물도 거대하다.       예술원이라고 하였던가?       듣기는 했는데 어우~ 벌써 잊어버렸다.

 

 

국공 내전에서 베이징 함락 직전 자금성의 유물들 중에서 중요한 3천여 상자만 추려서 대만으로 옮겨진 것이 지금의 소장품이다.       중국 전통문화에 애착이 많았던 장개석의 의지였다.

 

 

중국 역사와 전통이 가득한 유물들을 빼앗긴 지금의 중국 입장에서는 통탄할 일이다.       그리하여 국공 내전 이후에는 공식적으로 유물들을 반환하라고 요구하였고, 대만은 물론 이 요구를 무시하고 있다.       오히려 이 유물들이 자금성에 있었으면 홍위병들의 문화대혁명 때 다 파괴되었을 것이라 주장한다.       최근에 들어서는 반환 요구가 잠잠해졌다.      하나의 중국을 주창하는 중국이 자기의 영토에 있는 유물의 반환 요구가 애매하기 때문이다.

 

 

정문 밖으로 나가서 멀리 바라다보이는 국립고궁박물관의 모습은 매우 웅장하고 거대하다.

 

 

삼국시대였던 Northern Wei 왕조시대의 금불상.      477년.      약 1,600 년 전 작품이다.

 

 

청나라 시대의 황실 건물의 전형적인 스타일, 그리고 출입문의 전형적인 모습.       Imperial Architects - The Lei Style Architecture.

 

 

 

침술의 저서.

 

 

명나라 시대의 고대 중국 서예 그림.

 

 

불교 문서.      불설 아미타경.

 

 

와~우 ~ 글자인지 그림인지....    한 페이지 정도의 글 문장을 한 글자 안에 모두 집어넣으려 하였는지....

 

 

중국 고전의 Feng Shui Book (풍수지리 책).

 

 

유명 소장품 앞에는 언제나 투어그룹을 이끄는 가이드들의 설명이 이어진다.       가이드들이 설명을 하는 곳이나, 많은 관람객들이 모여 있는 곳은 틀림 없이 특별한 소장품이 전시된 곳이다.       상대적으로 유명 박물관들과 비교하면 오늘은 매우 붐비지는 않는 것 같다.      그렇지만 관람객들이 예상보다는 많은 것 같고, 단체 그룹도 상당히 많이 보인다.      대부분 한국 단체 관광객 그룹이다.      일부 중국의 단체 그룹도 보이는데 대만인들인지 아니면 대륙에서 방문 온 중국인들인지는 모르겠다.       예전에는 상당한 대륙의 중국 방문 그룹들이 있었다는데....    지금은 양안의 관계가 매우 좋지 않은 시기라서 지금도 대륙의 방문객이 많이 오는지는 모르겠다.

 

 

가이드가 없어도 각국 언어의 오디오 기기를 대여하여 유물 앞에 붙어있는 음성해설 번호를 입력하면, 상세하고 명료한 해설을 들을 수가 있다.      워낙 유명한 박물관이라 금요일부터 주말은 대단히 붐빈다고 알려져 있다.      어마어마한 인구의 중국 대륙 여행객들의 인파 물결과 소란을 만나면 매우 힘든 날이 된다고 한다.       박물관 관람을 제대로 하려면 평일, 그리고 오전에 일찍 방문하는 것이 좋다.

 

 

매우 꼼꼼하게 제작된 상아 (Ivory) 의 9층의 파고다.       각층에는 여러 개의 작은 종들이 달려있다.

 

 

 

명나라 시대의 청둥오리.

 

 

청새치

 

 

명나라 시대의 작품.

 

 

Mrs. Hong Min - 기증된 개인 소장품.       500여 년 전의 붉은 산호.

 

 

24K Gold.       9-Story Wenchang Tower.       풍수지리상 (Feng Shui Statue).

 

 

 

Bi-zun. 청나라 시대의 옥 조각품들.      1736-1820.

 

 

Qing dynasty.      청나라 시대. 19세기 작품이다.      윗부분이 녹색, 아랫부분이 흰색의 자연 옥을 이용해 여취와 메뚜기가 앉아있는 배추를 조각한 취옥백채 (翠玉白菜 - 옥으로 만든 배추).       옥은 경도가 강해서 칼로 깎는 것이 불가능해서 실로 갈아서 만든 작품이다.       청나라 말기에 광서제의 왕비인 서비가 혼수로 왕궁에 가지고 온 예물이었다.      1928년 동릉의 도굴사건 때에 서태후의 관에서 나온 보물이다.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3대 걸작품 중의 하나이다.

 

 

이곳 박물관이 소장한 또 하나의 3대 걸작품 중 하나인 Meat Shaped Stone.      고기 모양의 돌 (육형석).      옥이 아니고 Banded Jasper (줄 무늬의 벽옥) 이다.       벽옥은 고대에 가장 선호된 보석으로 알려진다.

 

 

Wooden Screen with Jade Panels.      옥 패널로 짜인 나무 스크린.      어디서 이렇게 거대한 옥들을 발굴해 내고, 기묘하고 섬세한 조각을 하고....    놀랍기만 하다.       서태후의 옥 병풍.

 

 

 

 

 

Guo - Zuo 왕과 제나라의 번영을 위해 왕에게 바쳐진, 1,500년 전 Qi Dynasty (북제시대) 의 유일한 포도주 그릇(Wine Vessel).       항아리 주위에 52개의 글자가 10줄로 쓰여 있다.

 

 

매우 섬세하고 정교한 청동 그릇들.

 

 

Song's Wine Pot. Dragon 으로 장식된 동으로 만들어진 포도주 병.       기원전 1046-771. 서쪽의 Zhou Dynasty 시대의 작품이다.       약 3,200년 전에서 2,900년 전의 작품이다.      똑같은 152개 긴 글자들이 Rim 안과 밖으로 기재되어 있다.

 

 

모공정 (Mao Gong Ding). Ding of the Duke Mao.      서주 선왕대의 정이다.      취옥백채, 육형석과 함께 국립고궁박물관의 3대 보물로 알려진다.       그릇 안에는 500개의 글자가 32줄에 새겨져있다.       역시 서쪽의 Zhou Dynasty 시대 약 3,000여 년 전의 작품이다.

 

 

 

 

Bronze Kui.

 

 

18세기 청나라 시대의 옥으로 만든 필기구 통 (Jade Writing Utensils Box).      화려함의 극치이다.      명필가들이 이렇게 호사스럽고 비싼 옥필통은 구경도 못했을 것이고...    황제들이나 고관대작, 부호들의 수집품이었으리라.

 

 

붓과 벼루에 따르는 물품들도 모두 옥으로 치장되었다.       16~17세기의 명나라 시대의 부호들의 붓과 벼루이다.

 

 

기원전 570-376.      약 2,800-2,600년 전의 춘추전국시대 후기의 상감 청록색 청동칼, 그리고 거의 같은 시기인 100년 후의 호랑이 무늬 청동칼.

***

무지막지하게 많은 전시품들 가운데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의 사진들 중에서 일부를 담아보았다.      모두 둘러보려면 대략 6시간 정도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4시간 정도 박물관 안을 돌아다녔다.       넓은 들판이나 공원의 푸르른 환경을 즐기는 것과는 매우 다르다.      매우 힘들고 지치는 시간이다.       조명으로 일관된 박물관의 내부 환경도 그렇지만, 모든 소장품들은 섬세하고 정교하여서 하나하나를 들여다보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다.       Taiwan 은 나에게는 57년 만에 다시 방문하는 곳이다.      1967년 2월에 음력 정월을 이곳에서 8일간 보내었다.       국립고궁박물관이 개장을 하고 꼭 1년 4개월이 지난 때였다.       우리를 안내하는 이곳의 친구 대학생들이 박물관의 개장 소식과, 웅장한 박물관의 사진도 보여주면서 가슴 뿌듯이 즐거워했으나 우리를 그곳에 데려가지는 않았다.      아마도 자신들에게도 첫 개관한 당시에는 만만치 않은 곳이었으리라 생각되었다.      그 후로 언제나 Taipei 이야기가 나오면 국립고궁 박물관을 꼭 방문해 보고 싶은 생각이 떠오르곤 하였다.       오늘 드디어 반세기가 넘어서 그동안 머릿속에서만 맴돌던 곳을 찾아보는 기쁨을 맛보았다.       반세기 전의 대만 방문은 너무 오래되어서 거의 모든 것이 잘 생각이 나지 않지만, 따뜻하지 않은 2월의 음력설 휴일 어느 날 이곳의 친구들 오토바이에 매달려 간간이 뿌리는 빗속에서 양명산을 다녀오던 기억은 뚜렸하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 날은 기어코 양명산에 다시 오르리라.

 

 

(빌려온 사진)  2015년 12월에 대만 남부 자이 (嘉義) 에 국립고궁박물관 남부 분원이 개원되었다.      대만 남북의 문화격차를 해소하는 목적과 함께 본 박물관의 수장고에서 잠자는 소장품들을 더 많이 순환 전시를 하는 정책이다.

 

 

기진맥진하여서 다시 되돌아온 구시가지 Daan 지역.

 

 

바로 우리 호텔에 가까이 있는 Taipei 시내 전철인 MRT 6호선의 Daan 역 (대안역).      지상으로 나와있는 전철이다. Taipei 에는 6개의 전철 노선이 있다.

 

 

우리가 머무르고 있는 Daan 의 Park Hotel.      시내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어서 교통이 매우 편리하다.      내일은 몇 달 전부터 예약하여 놓은 Taipei All Day 시내 투어가 있는 날이다.      룽산사 사원, (손문) 국부기념관, (장개석) 중정기념관, 전통 재래시장, 그리고 Taipei 101 을 방문한다.      매우 바쁘고 기대가 되는 날이다.      아침 9시까지 집합장소인 Taipei Main Station M3 로 가야 하는데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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