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전쟁기념관, 국립중앙박물관, 한옥마을 (Asia Trip 3) - Seoul, Korea

 

2024년 3월 20일.      퇴계로 북쪽의 필동으로 건너 올라가서 케이블카를 타고 남산에 오른다.      해는 쨍쨍하게 비추지만 제법 쌀쌀한 날씨이다.

 

 

 

케이블카에서 내려서 팔각정으로 잠시 오르는 계단에는 자물쇠들이 가득히 채워져있다.       온갖 색깔의 고리들과 함께 묶여져 있어서 알록달록하게 장식되어 있다.

 

 

이렇게 굳건하게 증표를 남기고 갔는데 모두들 변함없는 사랑 중인가?      산산조각 부서진 사랑도 꽤나 많을 터인데 다시 와서 지우고 가야 하는가?      몇 년 전에 신문에서 보았던 기사가 떠오른다.      서울의 남산 위 어디에 연인들이 사랑의 증표로, 파리의 센 강변 다리처럼 자물쇠를 묶어놓는 곳이 있는데, 미국에서 날아온 젊은 여성이 오래전 여기에 연인과 함께 묶어두었던 자물쇠를 잘라버리고 떠났다는 기사를 보았다.      한 맺힌 파경을 잊으려고?      아니면 무슨 사연이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의지가 대단하다.       태평양을 건너서 비행기를 타고 와서...

 

 

팔각정에서는 서울시내를 조망하기가 거의 불가능해서, 이번에는 다시 전망대로 올라가는 승강기에 오른다.      아주 잠시 오르는데 성인은 2만1천원.      타고 왔던 케이블카 요금까지 합치면 거의 4만원.      대단히 비싼 요금이다.

 

 

 

Seoul Tower 라고 불리는 전망대에 섰다.      예전에는 스모그로 멀리 보이지 않던 곳까지 보인다.      아직도 더 좋아져야 하지만 지금은 아주 공기가 많이 좋아졌다.

 

 

오른쪽 끝으로 윗부분으로는 경복궁, 청와대가 자리하고 있다.

 

 

 

여기는 한강의 동쪽, 성동구의 다리들이 보인다.

 

 

마포인지 어디인지...

 

 

오른쪽 산턱 아래에 청와대가 잘 보인다.

 

 

와, 서울의 남산 전망대에 모두 섰습니다.       유리창에는 Canada 의 Toronto 까지 10,728.44Km 라고 쓰여있다.

 

 

유리창 위에 옛 지명도 쓰여 있고, 남대문시장, 장충체육관, 안중근 기념관 등의 위치도 표시돼 있다.

 

 

오후에는 용산의 전쟁기념관으로 (The War Memorial Of Korea).

 

 

6.25 전쟁 당시에 국군과 북한군으로 맞서 싸우던 형제가 전쟁터에서 극적으로 만난 실화를 조형화한, 민족의 화합과 통일의 염원을 표현하는 형제의 상.

 

 

 

 

 

전쟁기념관 왼쪽에 보이는 전사자명비 (The Roll Of Honor).      6.25 전쟁 및 베트남전쟁 등에서 전사한 국군, 경찰관, 유엔군 전사자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6.25 전쟁 참전국 기념비.

 

 

Canada 참전비.      그리고 참전국 기념비 뒷쪽의 넓은 정원에는 실제 비석의 크기를 그대로 재현한 광개토대왕릉비가 있다.      제3연평해전 당시 교전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는 참수리 357호정 안보전시관도 있고....    6.25 전쟁 당시에 사용했던 B-52 폭격기, T-34 등의 탱크, 장갑차들을 보여주는 야외전시장도 있다.

 

 

호국전당 (護國殿堂) 이라 명명된 기념관 건물.

 

 

1층 복도에 전시된 커다란 거북선 (Turtle Ship).       1592년 임진왜란 당시에 이순신 장군이 여러 해상의 전투에서 왜선을 격파하고 승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전투함이다 (Wardship).      거북선의 실물 크기는 지금 여기 있는 거북선 모형의 2.5 배이다.       전시실은 1층의 전쟁역사실부터 3층의 기증실, 해외파병실까지이다.      우리는 2층의 6.25 전쟁실만 자세히 둘러보았다.

 

 

사나이로 태어나서 할 일도 많다만 너와 나 나라지키는 영광에 살았다 !       전투와 전투 속에 맺어진 전우야 !! 산봉우리에 해 뜨고 해가 질 적에 부모형제 나를 믿고 단잠을 이룬다 !!!

 

 

70여년 전 당시의 6.25 전쟁 때의 무기들.

 

 

1950년 남한을 침공하는 6.25 전쟁을 명령하는 북한군 제4사단 전투명령 1호 문서.

 

 

남으로 마구 진군한 북한군은 경상도를 제외한 모든 곳을 점령하였다.      마지막 저지선으로 포항, 영천, 대구, 창녕, 마산을 사수해야 하는 매우 긴박한 상황이다.

 

 

인천 상륙작전 (Planning Of Incheon Landing).       수로가 좁고 조수간만의 차이가 심하여 대규모 함대의 이동이 어려운 조건의 인천항.      이러한 악조건 때문에 미국의 합동참모본부와 극동의 해군은 반대를 하였으나, 맥아더 장군은 전략적, 심리적, 정치적인 이유로 서울을 단시일 내에 탈환하기 위해서는 인천 상륙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결국 8월 28일 인천상륙작전인 크로마이트 (Chromite) 작전 계획이 승인되었다.      9월 12일부터는 적을 교란하고 고립시키기 위해 인천과 주요 항구에 폭격이 가해지는 가운데, 7만 5천 명의 상륙 병력이 탑승한 261척의 함정이 부산항 및 일본의 항구들을 출발한다.       9월 14일 밤이 되어 모든 함대가 인천 외항에 집결하였다.       그리고 15일 새벽 2시에 팔미도 등대가 밝혀지면서 드디어 역사에 길이 남을 상륙작전이 결행되었다.

 

 

인천 상륙작전의 성공으로 마침내 수도 서울을 탈환하고, 국군이 중앙청 앞에 태극기를 게양하고 있다.      어, 저기 계신 저 분들 누구시더라?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오직 조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서.

 

 

당시의 이승만 초대 대통령과 참전 유엔군 지휘관들이 함께.

 

 

귀한 문서의 사본들이 몇 개 보인다.      히로히토 일왕의 2차 세계대전 항복조인서 (Surrender Instrument of Japan).      1945년 9월 1일.

 

 

 

오직 한반도의 온전한 통일을 염원에 둔 한국측의 반대로, 한국측 서명없는 6.25 전쟁의 정전협정 조인서.       북한의 김일성, 중공군 그리고 유엔군의 Mark W. Clark 대장이 서명하였다.

 

 

혹한의 겨울에 꽹과리를 치며 압록강과 두만강을 넘어서 내려왔던 인해전술의 중공군 모습.

 

 

22개 유엔군 참전국 전사들의 영령을 기리며...

 

 

유엔군 22개 참전국들의 기념관.

 

 

 

카나다의 참전 기록과 당시 카나다군의 전시물품들.

 

 

버튼을 누르면 자세히 알려준다.       Canada 는 1950년 7월 25일부터 1957년 7월 6일까지 7년 동안, 1개의 보병여단과 8척의 수송대 군함 등 모두 26,791명을 파병하였다.      1,212명이 부상을 당했고, 516명이 전사하였다.      태평양 건너의 이역만리에 참전한 이름 모르는 젊은이들의 값진 희생으로 자유한국이 지켜졌다.

 

 

한국을 돕고자 긴급히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인천 상륙작전을 마치고...    맥아더 장군.

 

 

 

 

다음날인 3월 21일.       오늘은 용산의 국립중앙박물관으로.

 

 

현대식으로 잘 조성된 넓은 지역에 새로운 건물의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올라가는 입구에는 잠시동안 대나무 숲이 나타난다.

 

 

남산이 시원스럽게 보이도록 건물의 가운데가 뻥 뚫어져 있는 현대적인 모습의 박물관이다.

 

 

 

1층에서 3층까지 역사적 순서대로 전시실이 위치해 있다.

 

 

 

1층은 선사시대, 고대관이다.       그리고 삼국시대, 통일 신라, 고려, 조선 이조시대를 거치는 중세, 근세관이다.

 

 

구석기시대의 주먹도끼부터.

 

 

신석기시대의 빗살무늬 토기들.

 

 

 

 

청동기실에는 농경문 청동기.

 

 

 

 

 

전시실들 중간에는 아늑한 쉼터도 잘 준비되어 있다.

 

 

 

충남 부여 왕흥사의 치미 (魚尾).      치미는 백제시대의 기와 건물 양 끝에 자리한 큰 장식 기와이다.      사악한 것을 물리치는 의미를 지닌 새 또는 물고기의 형상에서 비롯되었다.      왕흥사에 있는 치미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치미이다.

 

 

중국으로부터 들여온 것으로 추정되는 4세기 백제 때의 청자 양모양 그릇.      청자 양모양 그릇은 중국 남경 주변 동진시대 묘에서 많이 출토된다.

 

 

 

 

신라 금관.      금관은 머리띠에 나뭇가지와 사슴뿔 모양의 장식이 세워졌다.      나뭇가지 도안에는 통치자이자 국가를 주관하는 최고 지도자와 그의 가족의 정체성과 세계관이 내재되어 있다.      금 허리띠는 물고기 모양, 손칼, 옥 등이 매달려 있는데 일상생활에 필요한 연모를 의미한다.

 

 

삼국시대 4세기.       신라의 목가리개 (Gorget) 그리고 판갑옷 (Armor)

 

 

신라시대 5세기.      금 새날개모양의 관꾸미기 (Gold Wing-Shaped Crown Ornament) 그리고 고깔모양 관 (Gold Cowl Cap).

 

 

 

서울의 북한산 비봉에 있었던 (서기 16년) 신라 진흥왕 순수비.      신라의 진흥왕이 한강 유역을 차지한 후에 지역을 둘러본 것을 기념하기 위해 새운 비석이다.      국보로 지정되어 지금 이곳의 국립박물관으로 옮겨왔다.      진흥왕의 영토 확장과 순수에 참여한 인물들을 기록하고 있다.

 

 

고려 1348년.      경천사 십층석탑 (Ten-story Stone Pagoda).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대리석 탑이다.      고려의 전통과 중국의 원나라 (元朝) 에서 유행하던 양식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저녁에 예정된 일정 때문에 시간에 쫓겨서 2층의 서화관, 기증관을 지나치고 곧장 3층의 분청사기, 백자, 청자실로 왔다.

 

 

매병.      작약꽃 (Peony) 으로 덮여진 항아리 병인데 작약은 구리 안료를 사용해서 더 섬세하게 그려졌다.      구리 안료 (Copper Pigment) 를 그릇 전체에 발라서 짙은 갈색을 표현하는 것이 동채기법이다.      구리 안료는 높은 온도에서 휘발되기 때문에 다루기 어려운 재료였지만, 고려의 장인들은 청자의 동채 기법을 세계 최초로 사용했다.

 

 

 

청자 상감 매화-대나무-학무늬 매병.       서정적이고 우아한 분위기가 돋보이는 12-13세기의 고려청자이다.       여유로운 공간 배치와 붓으로 그린 듯 섬세한 상감무늬가 뛰어나다.       전라북도 부안 유천리 가마에서 주로 만들어졌다.

 

 

 

조선 왕실의 분청 항아리.       조선시대의 이조 왕실에서는 왕자나 왕녀가 태어나면 건강과 복을기원하며 태를 항아리에 담아 태실에 묻었는데, 조선 초에는 상감분청사기와 인화분청사기를 태 항아리로 사용했다.

 

 

분청사기 상감 인화 구름-용 무늬 항아리.      15세기 전반 이조시대 분청사기의 정수이다.      국보 259호.     역동적인 용무늬와 작은 국화무늬가 그려진 항아리.       왕실의 의례에 쓰였다.

 

 

15세기 후반.      분청사기 박지 모란 넝쿨무늬 항아리.      그리고 분청사기 박지-철채 모란무늬 자라병.       매우 긴 이름이 붙어있는 전시품들이다.

 

 

 

 

2층의 반가사유상, 단원풍속도, 청동투구 등 그리고 3층에서도 백자 달항아리, 아미타삼존불 등의 유명 전시품들을 관람하지 못했지만, 다음에 다시 찾아오는 기회이기도 하다.       매일 쉬는 날이지만...    내일은 좀 쉬어야 하는데, 바로 코앞의 남산 한옥마을을 다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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