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17일 (화). 아직도 어두움이 사라지려면 족히 1시간은 더 지나야 하는 새벽 5시 반에 집을 나섰다. 최종 목적지 Thunder Bay 에서 여러 날을 지내야 하는데 3일간 모두 Rain 이라는 반갑지 않은 일기예보를 안고 떠나게 되었다. 비를 맞으면 여행은 엉망이 된다. 그래서 항상 여행의 시기를 가능하면 Dry 한때를 골라서 잡기는 하지만... 날씨는 누구도 어찌할 수 없이 하늘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 장거리 자동차 여행에는 떠나는 첫날의 새벽 운전 외에는 밤에는 운전을 피한다. 항상 오후 5~6시 이전에 목적지에 도착하도록 한다. 습관상 첫날은 멀리 힘들게.... 그리고 둘째 날부터는 훨씬 짧은 거리를 운행하면서 여유롭게 느끼는 여행을 즐긴다. 그런데 오늘 아침은 출발부터 좀 힘이 든다. 아직 어두움이 있어서 조심스러운데 부슬비가 계속 내린다. 어둠에 비까지 겹치면 최악의 상황에 가까워진다. 결국 아침이 밝으며 화창한 날이 되어 기분 좋은 드라이브가 되었다.
Covid-19 코로나바이러스가 벌써 1년 반이 넘게 지속되고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방방곡곡이 어디든지 다 막혀있다. 세계 각국은 물론이고 Canada 안에서도 주 경계선에서 지키고 서서 주정부의 방침대로 들여보내기도 하고... 매정하게 막아서기도 한다. 이런 일이 이렇게 오래 벌어질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이렇게 지내다 보니 지금이 Northern Ontario 를 돌아볼 좋은 기회가 되었다. 5년 전 Alberta 의 Canadian Rocky 까지 자동차로 여행을 할 때에 지나기는 했지만 그때는 그냥 목적지 Alberta 까지 달리기만 했었다. 이번에는 시간은 더 걸리지만 Lake Huron 에 접해 있는 반도의 끝 Tobermory 에 들러서 잠시 주위의 공원을 둘러보고... Ferry 를 타고 South Baymouth 까지 건너서 다시 Sault Ste. Marie 로 간다. 여름방학 기간이기도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국내여행객이 급격히 늘어서 호텔방을 예약하기가 어려운 때이다. 1주일 전에도 벌써 Tobermory 뿐 아니라 17번 Highway 바로 아래에 있는 Espanola 에도 방이 없다. 그래서 이틀을 지내는 첫 번 째 목적지 Sault Ste. Marie 까지 당일로 간다. Tobermory 에서는 시간에 쫒겨서 공원에서 잠시 Trail 를 따라서 걷기로 한다. 안내판에는 Bruce Trail 이 보인다. 890 Km 의 대장정으로 남쪽으로 Niagara 강까지 이르는 길고 긴 Trail 이다. 시작점의 안내판이 있으니 Northern Terminus 이정표도 근처 어디에 있을 터인데...
본래는 Tobermory 에서 하루를 지내며 몇 군데 둘러보려던 것이... 그래도 오늘 아침에 일찍 떠나서 10시에 도착을 했으니 1시 Ferry 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어서 전망대에 잠시 들리고, 1시간 정도의 짧은 Loop 코스로 Trail 을 하기로 한다.
공원의 입구에서 1Km 의 가까운 곳에 전망대가 나온다. 오늘도 매우 더운 날인데 아침 10시는 너무 이른 시간이라 Suntan 을 하거나 물속에서 수영을 즐기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Burnt Point Trail 을 Half 만 돌아오는 Course 로 1시간 반가량의 Trail 을 한다. 독특하게도 이 코스는 나무뿌리와 돌부리가 뒤엉긴 길이 계속 나타나서 재미는 있지만 쉽게 걸을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숲길에서 몇 발자국을 내려가면 곳곳에 널려있는 자연 그대로의 천혜를 누리는 조용하고 아름다운 곳이 끝없이 이어진다. 한 여름의 몹시 더운 날에 물속에서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이다.
Ferry 를 타려고 부두에 도착하니 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가득한데 Mennonite 일가족이 보인다. 고대의 성경에 나오는 그대로 따라서 생활하려고 노력하는 기독교도들이다. 예전에 Philadelphia 에서 2시간 떨어진 시골에서 마차를 타고 다니는 Mennonite 마을을 본 일이 있다. 그리고 우리가 사는 Toronto 에서 1시간 반 정도 떨어진 St. Jacob 에서도 마차를 타고 다니는 더 보수적인 Amish? 들을 몇 년 전에 방문해서 본 일이 있다.
Ferry 가 부두에 들어오더니 선미를 서서히 들어올리면서 이제는 싣고온 자동차들을 쏟아내놓기 바로 직전이다.
어김없이 예정된 시각 1시 정각에 배는 고동을 울리며 항해를 시작한다. Manitoulin 섬 의 남쪽 항구 South Baymouth 까지 1시간 45분간의 길지 않은 항해를 시작한다. Lake Huron 의 동쪽에 접해있는 Georgian Bay 를 남북으로 연결시켜주는 항로이다. 멀리에 Big Tub Light House 도 보이고 여름날의 시원한 바닷가와 다를바 없는 넓은 호수의 짧은 구간을 가게 된다.
대서양을 건너다가 Canada 북쪽의 근해에서 좌초되어 침몰한 대형 유람선 Titanic 의 영화에서 나오는, 여주인공이 배의 선미에서 팔을 벌리고 환호하는 장면을 연출해 보이는 사진을 찍는 승객들. 코로나바이러스로 선내에는 아주 적은 승객들만 있고, 날씨가 좋으니 대부분 갑판에 나와있는데 차례로 나가서 한 장씩 누르고 온다. 누가 상관하랴마는 그런데 여기는 선미가 아니고 배의 뒷꽁무니 끝이다.
배의 선미에는 4부자가 한참을 뱃길을 즐기고 있다. 바지 Belt 대신에 멜빵으로 바지를 입고 있는 Mennonite 일가족이다. 아버지는 Cellphone 으로 길게 통화중이다. 4부자가 모두 Sunglass 를 쓰고 있고 Mask 도 착용중이다. 옛 생활을 그대로 실현하려는 아주 보수적인 Amish 들은 가능하면 자동차 대신 마차 (Buggy) 를 고집하고 현대문명을 멀리 하려는 그룹이다. 그리고 약간은 현대문명을 받아들이려는 구룹이 있는데 이들은 Mennonite 들이다. 지금 여기의 이들은 Mennonite 가 아닌가 짐작해 본다.
여러 가족들이 함께 여행을 하는 것 같이 보이는데 많은 Mennonite 들이 보인다. 본래가 지금 배가 가고 있는 Manitoulin 섬의 많은 부분이 Indian 원주민 보호구역이다. 섬에서 다시 북쪽으로 1시간 반을 달려서 나오는 Highway 17번 여러곳에 Mennonite 들이 모여사는 마을이 있는 것이 도로 표지판에 보인다. 평시에는 무심히 다녔지만 이번에 자세히 보니까, 노란 교통표지판에 검은색으로 마차 (Buggy) 가 그려진 곳이 있는 곳은 근처에 Amish 나 Mennonite 들이 살고 있음을 알려주고 마차가 나타날 수 있음을 미리 알려주는 표지판이다. 북쪽을 지나면서 여러곳에서 이 표지판을 보았다. 청교도들이 대서양을 횡단하는 항해로 America 대륙에 첫발을 내딛고, 3백여년이 지났는데도 그때의 청교도 모습 그대로 살아가려 노력하는 순수한 신앙인들이다.
(Ontario 의 St. Jacobs 근교의 Mennonite 기독교도들? 아마도 더 보수적인 Amish 들인 것 같다. 2014년 7월11일 촬영)
지루한 뱃길에..... 아직도 Titanic 영화의 장면을 승객들이 차례로 연출중이다.
이제는 섬의 남쪽 항구인 South Baymouth 에서 내려서 Manitoulin 섬을 가로 질러서 북상중이다. 1시간 운전을 해서 섬을 건너고 30분을 더 가면 Espanola 가 되고 Highway 17 길에 들어서게 된다. 그리고 3시간후에는 Sault Ste. Marie 에 도착한다. Ferry 는 떠날때는 경치가 좋았는데 항해중에는 너무 넓은 바다같은 호수를 지나 오게 되어 기억에 뚜렷이 남는 곳이 없었다.
(여행 첫째날 운행거리 656Km)
여행 2째날. Sault Ste. Marie (수세마리). 현지인들은 그냥 Soo (The Soo) '수' 라고 부른다. 동쪽으로는 Michigan 호수, 서쪽으로는 Superior 호수가 만나는 곳이다. 5 대호 중의 가장 거대한 두 호수가 만나는 곳이다.
지극히 조용하고 평화로운 아침부터 고기를 잡아올리는 재미에 푹 빠져있는 낚싯꾼. 멀리보이는 흰색의 다리를 건너서 왼쪽으로는 남쪽에 위치한 미국의 Minnesota 주의 Sault Ste. Marie 가 나온다. 평시 같으면 매우 바쁘게 교통량이 많고, 우리도 저 다리를 건넜을 터인데... 불요불급한 차량들은 코로나바이러스로 이동에 제한이 걸려서 한가하게 보이기만 하다.
인구 7만5천명의 작은 도시 The Soo. 호숫가를 따라서 놀랍게도 예쁘고 아름다운 항구의 도시가 꾸며져있다.
Roberta Bondar 공원앞에 세워진 카나다의 첫 여성우주인 Dr. Roberta Bondar 의 기념동상. 신경과 의학박사 학위를 가진 의사 출신이다. 생물학자, Pilot, Reseacher 등의 여러분야에서 활약했다. 미국의 우주선 'Discovery' 의 Canada 첫번째 여성 우주인이다. 자랑스러운 Sault Ste. Marie 출신이다.
The Soo Civic Centre. 방문하는 도시마다 도심의 Town 과 시청도 들려보는데, Sault Ste. Marie 는 아름다운 도시인데 관공서들이 대부분 호숫가에 몰려있다.
한 여름의 화창한 날. 조용하고 평화롭고 아늑한 아침나절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곳이다.
자동차 Back Mirror 에 국기를.... 언제 어디서나 예술이 돋보이는 Italian 들의 기발한 생각이다.
The Soo 에 들리는 방문객들은 한번쯤 잠시 들려봐도 좋은 곳이다. Canadian Bushplane Heritage Centre. 어마어마하게 많은 호수들과 광대한 Northern Ontario 의 산림들을 관리하는데 첫 번째로 크게 기여하는 Bushplane 들을 전시하고 있다.
여기저기 무수한 호수 위에 착륙하고 이륙하고... 한가하게 인적이 끊어진 깊은 산골의 호숫가에 낚시질 갈 때에, 혹은 응급환자를 이송할 때만을 생각했는데.... 광활한 지역에서 자주 벌어지는 산불을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관리하고, 재해에 어떻게 대응하는가 보여주는 20분 정도의 Documentary 영화상영이 깊은 인상을 주었던 곳이다.
Heritage Discovery Centre 그리고 아래의 사진의 바로 옆에 붙어있는 두 건물이 모두가 역사적인 건축물 들이다.
왼쪽은 1814년에 완공된 Ermatinger Old Stone House. 모피 (Fur) 를 교역하던 장소였었는데 곧 Sault Ste. Marie 의 Business 와 사교의 중심지가 되었다. 오른쪽의 통나무 집은 1900년에 지어진 성직자들의 방한용 겨울 통나무집.
Heritage Discovery Centre 와 Old Stone House 주위의 보도 블럭에 Sault Ste. Marie Town 에 기여한 고인들의 이름이 가득하다.
거대한 말이 달리고 있는 건물의 벽. 찌는 더위에 벽화의 말도 땀을 줄줄 흘리며....
꼭 100년전인 1922년에 완공된 수세마리 District Courthouse. 유명 건축가에 의해서 세워진 건물로 Historical Heritage 의 하나이다.
Sault Ste. Marie 호숫가에서 북서쪽으로 길게 이어진 Boardwalk 를 걸어서 Agawa Canyon 기차역까지 갔다가 돌아온다.
화단의 중간에 학교에서 아이들이 색칠을 하여 진열된 돌조각들이 인상적이다. 여름이라 무, 호박등 채소도 보이고, 예쁘게 그려진 운동화, 꽃... 재미있는 것은 'Let's Kick Covid !!' 코로나바이러스에 관한 것이 여러개 보인다. 꼬마들도 많이 지쳐있는 것이 분명하다.
'Life is Good. Off the Mat'
멋있는 색칠들이 가득하다. 'Share' 라는 약간은 인생의 기본적인 철학적 단어도 보이고...
멀리 보이는 미국쪽 Sault Ste. Marie 로 넘어가는 다리에 트럭 한 대만이 보일 뿐이다.
Boardwalk 에서 아주 가까운 몇백 미터 떨어진 Agawa Canyon Tour Train 역으로 가는 길에 나타나는 Mill Market. 수요일에만 열리는 Market 인데 오늘이 바로 수요일이다.
막상 들어와보니 파장에 가까운 시간이 되었다. 아침 8시~오후1시 인데, 지금이 12시45분. 그래도 무엇을 파는가 둘러보았는데 인구 7만5천의 작은 도시에서 7일 마다 열리는 농부들의 Market 은 토론토 근교의 극히 자그마한 동네의 여름 Market 수준 정도로 조용하다.
Market 에서 바로 저만치 떨어져 있는 기차역이 보인다. 인적이 드문 벌판에 최대한의 넓이로 뚝뚝 떨어져 세워진 역이다. 펄펄 끓어오르는 여름날에 정거장까지의 300m 걸음을 나무 그늘에 두 번이나 쉬면서 갔던 곳이다. Northern Ontario 도 여름날에는 이토록 지독히 덥구나.
이곳이 예전에는 맥주공장이 이었던 곳인데 이제는 기차역 손님을 맞는 유명한 Mill Steakhouse 식당이 되어있다.
가운데에 엄청 커다란 주차장을 두고 떨어져 있는 역시 맥주공장이었던 이 건물이 지금은 Agawa Canyon Tour Train 의 출발 기차역이다.
Canada 의 7명 유명화가들인 'Group of 7' 의 기념패들이 기차역에 여기저기 전시되어 있다. ' Group of 7' 은 주로 온타리오 북쪽의 산과 호수의 가을철 풍경을 무대로 각자의 화법으로 유화를 그렸던 분들이다.
Agawa 캐년의 열차는 여름부터 가을까지 매일 아침 8시에 관광열차가 여기를 떠나서 약 4시간 후에 돌아온다. 목적지 Agawa 캐년에서는 승객들에게 1시간 30분의 시간을 제공한다. 짧은 거리의 Trail 을 하든지, 아니면 각자가 쉴 수 있는 시간이다. 하룻밤을 그곳에서 숙박을 하고 오는 기차표와 숙박이 포함된 열차표도 있다. 여행을 떠나기전에 Internet 로 알아보니 평소에 매일 떠나던 기차가 코로나바이러스로 8월 말까지 중단이고 9월 중순이나 되어야 다시 시작한다고 한다. 가을 단풍철에는 그래도 Open 을 하는가 보다. 여름철에도 가을 단풍철의 복잡하고 비싼 단체여행 대신에 이곳에 들린다면 꼭 다녀가기에 좋은 곳이다.
Agawa Canyon 을 다녔던 초기의 열차들. 내일은 Thunder Bay 에서 2시간 거리인 Schreiber 까지 달리게 된다.
(둘째날 운행거리 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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