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궁박물관, 룽산사, 장개석기념관, 양명산 (Asia Trip 1) - Taipei, Taiwan
고궁박물관, 룽산사, 장개석기념관, 양명산 (Asia Trip 1) - Taipei, Taiwan
여행 5일째. 오늘은 양명산 (陽明山) 으로 가는 날이다. 집합장소인 MRT Zhongxiao Xinsheng Station 에 출발시간 보다 25분이나 이른 7시 35분에 도착했다. 어제의 투어가 밤사이에 갑자기 취소되어서 오늘도 약간은 긴장이 된다. 다른 행선지로 가는 가이드는 모두 보이는데 우리의 가이드만 보이지 않는다. 어찌 된 일인가 물어보니 곧 도착할 것이라며 안심 시켜준다. 와우~ 오늘은 제대로 따라다니기만 하면 되는구나!
Taipei 의 지난 며칠 간의 날씨는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좀 낮았다. 조금은 더울 줄 알았는데 거꾸로 약간 쌀쌀한 기후였다. 구름과 비를 간간이 뿌리던 지난 3일간의 날씨와 달리 오늘은 해가 나오려나 모르겠다. 큰 나무 기둥에 접목해서 자라는 활짝피어 있는 란 (Orchid) 꽃이 보인다. 타이페이는 겨울에도 포근한 날씨가 틀림없어 보이는데, 요 며칠은 이상저온인가?
시내를 빠져나가서 북으로, 북으로.
양명산은 대만의 수도인 Taipei 의 서북쪽에 있는 화산이다. 양명산이라는 이름은 본래 하나의 산이 아니라 Taipei 북부의 여러 개의 산을 함께 지칭하는 이름이다. 그중에서 칠성산의 봉우리가 해발 1,120m 로 가장 높다.
양명산에서 첫발을 내디딘 곳이 칠성산의 해발 700m 친티엔강 (秦天剛) 초원으로 올라가는 안내센터.
양명산에 넓은 초원이 형성된 이유는 화산이다 보니 지열 작용으로 지면의 온도가 높아서 큰 수목이 자라기 힘들다. 그리고 Taipei 지역은 11-12월의 겨울에는 대륙에서 강한 북동풍이 불어와서 큰 나무가 없는 넓은 초원이 형성되었다. 일본 식민시대에 총독부가 고산지대에 목장을 개발한 곳이다. 게시판에 의하면 2,000 헥타르 (약600만평) 의 넓은 초원에는 약 1,600두의 와규 (和牛) 불리는 일본 개량소들이 방목되고 있다.
칠성산 등산로 (Qingtiangang Circular Trail) 의 일부를 돌아오도록 40분간의 시간이 주어졌는데 날씨가 고약하다.
멀리 가지는 않고 언덕의 목장까지만 Trekking 을 하고 돌아온다. 아이고, 날씨가 전혀 협조를 않는다. 경치는 좋은데 안개가 끼어있고 바람이 세게 분다.
해가 나고 청명한 날이면 힘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여유로운 등산로가 많이 있는 곳이다.
Milk Pond 라고 명명된 물 색깔이 우유빛의 연못. 화산의 유황 성분으로 물색이 우유빛 처럼 하얗게 되었다.
우리 관광객들을 두번째로 내려준 곳은 냉수갱 (冷水坑) 공원지역이다. 냉수갱 온천 (Hot Spring) 으로 가기 전에 잠시 자유시간을 준다. 시간이 있으니 여기저기 좀 둘러보고 싶은데, 남쪽나라 Taiwan 3월의 날씨가 이렇게 으스스한 지 몰랐다.
냉수갱 현수교를 지나고...
바람이 불고 으스스하니 움직이고 싶지 않지만, 산속에 내려진 관광객들은 어디든지 찾아다녀야 한다. 가까운 100m 만 가면 Lengshuikeng Ecological Pond (냉수갱 생태 연못) 이 있다니 찾아가 본다.
아이고 ~ 이것이 전부이네~ 물이 따뜻한지 손을 넣어보지는 않았다.
드디어 냉수갱 (冷水坑) 온천으로 왔다. Trekking 의 피로를 확 날려버릴 수 있는 족욕체험이다. 따뜻한 온천수에 발을 담그고 족욕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이름처럼 시원한 물은 아니고, 양명산에서 솟아나는 다른 온천수에 비해서 좀 낮은 온도의 온천수라서 붙여진 이름이다. 냉수갱의 온천수 온도는 섭씨 19-21도이다.
위에서 흘러내려오는 온천수. 다수의 유황이 포함되어서 돌들의 색이 붉은색으로 변해 있다.
차가운 물, 냉수갱 (冷水坑 ) 온천이라 이름 지어 있지만, 따뜻한 물속에 발을 담그고 모두들 흐뭇하다. 이렇게 음산한 날에 이게 웬 호강이냐 싶은 듯이...
게시된 개방시간이 제한적이지만, 바로 위쪽에는 온천장이 있는데 무료이다.
다음으로 옮겨온 곳이 소유갱. 한자로 소유갱 (小油坑) 이라고 불리는 이곳은 말 그대로 '유황가스가 뿜어져 나오는 작은 굴' 이라는 의미이다. 양명산은 약 70년 전에 마지막 분화가 있었던 휴화산이다. 소유갱 분화구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코를 자극하는 강한 유황 냄새가 진동을 한다.
지금도 소리를 내면서 유황가스가 펑펑 튀어나오고, 산기슭 곳곳에서 피어오르는 유황 연기를 볼 수 있다. 냄새에 지극히 둔감한 내가 유황 냄새에 잠시 동안이지만 코를 막고 있을 정도로 심한 냄새가 진동을 한다.
양명산의 화산지대인 소유갱은 멋있는 배경의 산에 둘러싸여 있다. 화산지대에서 조금씩 뿜어대는 간헐천들을 여러 곳에서 보기는 했는데, 유황가스가 이렇게 펑펑 신비롭게 뿜어 나오는 지역은 처음이다. 양명산은 통상적으로 휴화산이라 불리지만, 유황가스가 활발히 분출하고 있는 특색을 지니고 있어서 휴면 활화산으로 분류된다.
산기슭 곳곳에서 피어오르는 유황. Taiwan 은 지진이 잦은 환태평양 지진대에 있지만, 본 궤도에서 약간 비껴서 위치해 있어서 지진은 많지 않다.
이게 웬일인가? 유황 냄새에 취하고 신비로운 광경에 잠시 빠져서 모르고 있었는데, 어느새 눈부시게 쾌청하고 화창한 날씨가 되어 있다.
점심을 하려고 들린 양명산의 작은 동네 마을.
우리 일행이 가이드를 따라서 들어간 식당은 허름하지만 규모가 크다. 유명하고 이름난 맛집이라 파킹장에는 주차요원이 정신없이 매우 바쁘다. 맛집이지만 음식값은 저렴하고, 음식량이 후하기 그지없다. 아마도 Taipei 방문 중 제일 맛있는 음식이었다. 그런데 사진은 한 장도 없다. 모두들 관광에 지치고 늦어진 점심에 시장하여서...
무슨 특산품인지... 현지인들이 열심히 들여다보고 간다.
양명산의 특유한 유명 백합. Calla Lilly (흰 백합). 곧 다가올 양명산 Calla Lilly Festival 을 위해서 농장들마다 준비 중이다.
Calla Lilly.
점심 후에 찾아간 곳이 장제스 총통의 양명산 별장이라는데... 들어가는 입구만 보인다. 길 옆에 별도로 건물을 지어놓은 전시실이라는 건물에 들어갔는데...
명맥만 겨우 유지하는듯 매우 구식의 건물에다가 구경할 만한 것이 거의 없다. 그나마 눈길을 끄는 것은 오늘 우리가 돌고 있는 양명산의 지도뿐이다. 붉은 간선도로의 북쪽을 제외한, 양명산 2/3 정도의 지역을 하나씩 방문 중이다. 이제는 중앙에 위치한 양명산 국립공원으로 간다.
넓은 양명산 지역에서 이곳이 국립공원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아침부터 반세기 전에 들렀던 양명산의 기억을 더듬어보려고 노력을 하고 있었는데, 이제야 아~ 여기였었구나 하는 기억이 떠오른다. 2월 초의 음력설을 지나고 다음다음 날인가 했는데, 그때도 보슬비가 오락가락했었고 바람도 불었는데도 매우 많은 현지인들이 놀러 왔던 곳이다.
그 시절에도 꽃과 나무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엄청 큰 거목들이 보인다.
고목들 사이로 인증 사진도 남기고...
한국보다는 3-4주 먼저 벚꽃, 진달래, 철쭉이 핀다고 하는데, 이상저온 기후로 이제야 만발하여 우리를 맞이한다.
지금은 아침나절과는 완전히 다른 날씨가 되어 있다. 기온도 상당히 올라있고, 바람도 없는 화사하고 청명한 오후가 되었다. 며칠 만에 "좋아요" 가 마구 터져 나오는 날이다.
아하, 여기에도 꽃 시계가 있네. 나이아가라에 있는 꽃 시계와 거의 비슷한 모양의 꽃 시계. 거의 1시간 이상이나 늦어있네.
북투 (Beitou) 지역의 지열계곡 (Thermal Valley). 베이터우 공원 바로 위에 위치해 있는데 2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유명 온천지이다. 일제강점기에 집중적으로 개발된 지역이라 일본식 건물들이 지금도 많이 있다. 초기에는 관광객들이 음식을 계곡에 집어넣어서 간단한 요리(?)를 하기도 했었다.
지열계곡으로 올라가는 길은 매우 번잡하지만 가까운 거리이다.
도보로 5-7분 정도의 짧은 거리이다. 올라가는 길 옆에는 흘러내리는 계곡의 온천수에 손을 담가보도록 잘 준비되어 있다. 아주 따뜻한 물이 흐르고 있다.
와~우~ 은은한 유황 냄새가 퍼지고... 뜨거운 온천수 위로는 유황가스로 뒤덮여 있다. 매우 뜨거운 온천수가 틀림없어 보인다.
큰 연못 같은 곳의 온천수에서 뿜어내는 유항의 냄새와 피어오르는 수증기가 대단하다. 예전에는 이 계곡에서 지열을 이용해서 요리도 하였다는 것이 수긍이 된다. 부글부글 뜨거운 온천수와 유황 냄새가 멋있는 조합을 이루는 곳이다.
어, Zenia 가 저기 계곡의 돌 위에 앉아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흐르는 계곡을 중앙에 두고 양옆으로 돌로 만들어진 자리에 사람들이 가득하다. 아하~ 나도 한자리를 차지하고 앉으니 따뜻한 돌 의자이다. 정확히 얘기하면 따뜻한 정도를 넘어서 뜨거울 정도이다.
매우 뜨거울 수도 있으니 각자 소심하게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문이 걸려있다.
한국 단체관광객 한 명이 착석해서 놀라는듯하더니, 동료 여행객들을 무더기로 몰고 와서 금방 만석이 되었다.
시내로 흘러내려가는 지열계곡의 온천수.
그리고 바로 밑에는 북투 (Beitou) 온천 박물관이 있다. 예전 일제강점기에 유명했던 온천장이었는데 지금은 박물관이 되어 있다.
옛 일본의 온천장 건축양식 그대로인 건물이다.
온천 박물관 건물과 뒤 정원.
일본의 관광객들인지 아니면 대만 현지인들인지... 기모노 차림으로 매우 즐거운 시간이다.
마지막으로 들린 곳이 바로 베이토우 공원 옆에 있는 도서관이다.
녹색 건축 도서관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주위의 환경이 좋아서 아름다운 도서관으로 알려졌다.
내부는 다른 어느 도서관과 다를 바 없는데... 창밖으로 보이는 주위의 환경이 매우 아름다운 도서관이다.
이제는 타이페이 시내로 들어와서 아침에 모였던 집합장소로 돌아가서 하루의 일정을 끝낸다. 중간에 나타나는 야시장에 아직도 원기왕성한 일부 동료 여행객들을 내려준다. 매우 이른 아침 8시부터 시작한 일정에 휘둘린 우리는 그대로 호텔로 간다.
서울의 강북지역처럼 타이페이도 구시가의 재개발이 되지 않은 많은 지역은 좁은 도로와 몰려다니는 자동차와 오토바이로 매우 번잡하다.
음. 음. 포장마차는 동양의 어느 나라, 어느 곳이나.... 그리고 언제나 재미있어 보이고 먹음직스럽다. 내일은 정오에 떠나는 비행기로 드디어 서울로 간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꼭 4년 3개월 만의 방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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