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Bali 6일째 (Ubud) - 여행 13일째
발리여행 6일째. 매일같이 36~37도의 기온과 찜통같은 습도에 지친 몸을 위해서 오늘은 묵고 있는 Ayung Resort 안에서 시간을 보낸다. 깊은 계곡으로 둘러싸인 곳인데다 울창한 나무들로 사방이 빽빽하다. Ayung 강이 흐르는 깊은 계곡까지가 이 Resort 의 구역이다.
Resort 는 주인장의 취미에 맞추어서 건물외부 뿐만이 아니라 복도에도 조각품들이 즐비하다.
여러종류의 나무들, 화강암, 대리석, 청동 등등 여러가지 재료를 이용한 것도 눈에 띄이고, 조각의 형태도 매우 다양하다.
이 Resort 의 첫번째 특색이 울창한 산림에 둘러싸인 새까많게 깊은 계곡이 멀리 내려다보이는 곳에 식당을 만들어놓았다.
멀리 내려다보이는 산등성이를 깍아서 만들어놓은 Rice Terrace.
깊은 계곡 아래에 있는 Ayung 강이 망원렌즈에 겨우 잡힌다. 그리고 빨갛고 파란 고무보트들이 보이는데, Agung River Water Rafting 을 시작하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일반적인 모든 호텔들이 하는 Buffet 아침식사가 아니고 Ala Carte 이다. 아침 메뉴에서 고르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만들어준다. Ayung Resort Ubud 에서의 5번 아침식사는 쉽게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정원을 걸어서 계곡 밑에 있는 Ayung 강까지 가보기로 한다. Power Cart 로 모셔준다는 호의도 좋지만, 천천히 여유롭게 주위의 경치를 즐기며 걷기로 했다. 끝까지 내려가는데 25분 정도 걸린다.
계곡 밑으로 내려가는 정원에는 Resort 의 Villa 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가족단위로 투숙하거나 혹은 완전히 개인적인 휴양을 위한 독채들이다. Ayung Resort Ubud 의 넓이는 8 Hectare 라고 하니 대강 10만 평 정도로 매우 넓다.
정원을 따라서 계속 밑으로 내려가니 옆에 거대한 암벽에 힌두건축 양식의 건물들의 조각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곳곳에 여기저기 사람 얼굴의 조각들이 나타난다.
군복을 입은 군인같은 사람의 전신도 보이고...... 동물도 있고 안경을 쓴 사람도 보이는 것 같고, 불상을 만들어놓은 것도 보인다. 무엇이 무엇인지 짐작하기 어렵고 헷갈리기만 한다.
나중에 설명을 들으니 더욱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이 호텔의 주인장이 지금 97세인데, 젊었던 20대 시절에는 인도의 Gandhi 가 비폭력주의로 영국으로부터 독립운동을 할 때에 Assistant 로 쫒아다녔다는 유명인이란다. 막대한 재력가인 그는 조각품을 모으는 취미를 가지고 있는데, 동서양을 막론하고 조각품이라면 끌어모아서 호텔의 여러곳에 전시하고 있단다.
완성된 조각품만 수집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호텔 정원의 암벽에 조각을 남기고 있다. 조금 전에 시작한 암벽은 시작에 불과하다. 계속 2Km 에 걸쳐서 지금도 석공들이 암벽에 조각을 하고 있다. 전문 예술가와 조각가들의 참여와 5년간 매일 200명의 석공들이 이제까지 일을 했다는데 언제쯤 끝이 나는건지.... 더욱 기이한 것은 회교국가인 인도네시아의 Central Java 에 있는 불교사원 Boroboudur Temple 의 영광과 명예를 위해서 이 암벽에 조각을 하고 있단다. 도무지 이해하기 힘들다. 인도네시아 전역은 회교이고, Bali 섬은 힌두교이다. 호텔 Reception Area 에 있는 주인장의 조각상 머리에 쓰고 있는 모자를 보니 불교신자는 아니었는데.....
이제는 Ayung 강가로 내려가도록 만들어놓은 급경사의 좁은 밀림 길을 헤치고 강가에 닿았다. 급류의 물소리가 대단히 크게 들리는데도 더 큰소리로 환호를 지르는 관광객들을 태운 Water Rafting 하는 보트들이 내려가고 있다.
아 ~ 밀림의 깊고 깊은 계곡 속에 숨어있는 이곳이 14Km 의 긴 여정인 Ayung River Water Rafting 의 출발지이구나.
망원렌즈로 최대한 잡아보니 동양 관광객들이 높은 계단에서 노를 하나씩 잡고 내려오고 있다.
지금 보이는 파란색 보트의 뒤에 앉아있는 여성은 출발하자마자 첫번째 급물결에 나동그라지며 보트에서 급류의 물 속으로 떨어져서 지켜보는 우리까지 긴장하게 만든다.
보트 맨 뒤에 있던 가이드가 지금 매우 바쁘다. 한손으로는 떨어진 여성의 Jacket 을 붙들고 있고.... 다른 여성은 보트 안에서 나자빠져 있다. 앞에 앉은 남성들에게 지시도 해야하고.... 보트는 지금 금방 물결이 급격히 떨어지는 지점의 1~2 Feet 앞에 와서 있고...
이렇게 조용히 앉아있으면 뒷편에 있는 가이드가 노련하게 노를 저어서 무난하게 내려가는데.....
사람들은 계속해서 계단을 내려오고, 보트는 계속해서 출발한다. 반대편 숲속 아래에 강가에 와있는 우리에게 어떻게 이 밀림을 뚫고 내려왔는지 의아해하는 사람도 보이고. 발리식 인사를 보내는 사람도 있다. 슬라맛 빠기 ! (Good Morning)
한참을 지켜보니 처음부터 시작하는 급 내리막길 격류에 혼나는 구룹들은 이렇게 자신 만만하게 노를 저으면서 가는 보트들이다. 격류를 만나서 물이 급격히 떨어지는 곳을 만나면 모두들 제각각 방법과 방향으로 마구 노를 저어대어서 보트의 앞뒤가 바뀌고 뒤죽박죽 엉망진창의 상황으로 들어간다.
그런데 이렇게 노를 하늘로 향하게 하고 얌전히 앉아있으면 급류에도 뒤에서 앉아있는 가이드가 노련하게 방향을 잡고 내려간다. 뒤에 앉은 남성이 대단히 시끄러운 급류의 물소리보다 더 큰소리로 악을 써서 우리에게 발리식 인사를 한다. 아빠 까바르 ? (How are you ?)
헉. 헉. 숨을 몰아쉬며 계곡에서 급경사 숲길을 올라와서 기진맥진하고 있는데......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 같은 분이 보인다. 지금 막 다른 손님을 태우고 여기에 내려왔는데 우리를 데려다줄까 하고 묻는다. 내려올 때는 걸어온다고 했으니 돌아갈 때도 걷는가 싶어 조심스럽게 물어온다. 힘도 들었지만 지금 끈적거리는 습기에 긴 언덕길을 걸어서 갈 용기는 도저히 없다. 멋있는 전통 발리식 복장을 하고 있는 호텔종업원.
급경사를 깍아서 만들어놓은 수영장. 물 뒤로 보이는 나무들이 기이하게 보인다.
내일은 힌두종교 축제 Galungan 날이다. Galungan Day 에 다시 Ubud Town 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