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as 을 떠나서 자동차로 30분쯤 이동을 해서 계단식 농경지가 있는 Moray 로 가는길. 황폐하고 불모지가 대부분인 페루에서 그래도 이 지역은 고지대이지만 농경지가 보이기 시작한다.
조그만 동네를 지나야하는데 이렇게 좁은 길로 관광객들을 실은 버스가 다녀야하니까 Cuzco 공항에서부터는 벌써 중형의 버스로 바뀌었다. 대형버스는 며칠 후에 티티카카 호수로 떠날 때에나 다시 온다. 아니나 다를까 몇시간 후에 다시 돌아갈 때에는 이 동네의 좁은 코너를 돌면서 운전수가 있는 기술, 없는 기술 모두 발휘해서 겨우 겨우 빠져나가게된다.
가축들을 몰고다니는 것도 보이고.
학교가 잘 지어져있는데 이 지역의 Community Center 도 함께 있다. 학교겸 마을회관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소를 이용해서 밭을 갈고 농사를 짓는 모습이 1960년대 반세기 전의 한국의 농사짓는 모습을 보는 것 같다.
농부들이 나와서 밭도 매고 있고 그리고 한쪽에서는 무엇인가 밭에서 거두어들이는 일을 하고 있는것 같기도 하고 씨를 뿌리고 있는 것 같이도 보인다. 아이구 ~ 엄청 더운날에 꽁꽁 싸매고 있다. 계절로 치면 지금 Peru 는 남반부에 있으므로 여름이 아니라 겨울이기는 하다. 그래도 30도가 넘는 날씨에 저렇게 겹겹이 입고 있다.
드디어 Moray 에 도착했다. 깊은 곳에 거대한 크기의 우주선 착륙장을 연상시키는 잉카식의 계단밭이다. 움푹 패인 깊은 계곡 아래에 둥그런 계단 모양으로 만들어놓은 계단 밭이다. 부족한 농지 해결과 고도에 맞는 작물을 기르는 실험장이었다. 일반적으로 안데스 지역은 대부분 경사가 매우 심한데 같은 지역에서도 높은 곳과 낮은 곳의 온도는 5도 이상으로 큰 차이가 난다. 따뜻한 곳을 좋아하는 옥수수는 아래에 심고 차가운 곳에서 잘 자라는 감자는 위쪽 계단에 심는다.
땅 속으로 움푹 꺼진 곳에 만들어진 계단식 농경지이지만 실제로 크기가 상당히 크다. 농경지 밑으로 내려가는 관광객들의 모습이 개미들이 움직이는 것처럼 작게 보인다.
농경지에 쌓아올린 계단의 각 층의 높이는 대략 사람의 키 정도로 매우 높다.
사진의 왼쪽에 사람 높이의 계단을 오르내리는 작은 계단들이 하얀 점으로 작게 보인다.
밑으로 내려갈수록 푹푹 올라오는 지열이 더욱 거세지고.... 거기에다가 뜨거운 햇볕을 그대로 받으니.... 숨이 헉헉 막혀온다. 아 ~ 우리의 가이드 Washington 의 앵무새 일기예보. 내일도 쌀쌀합니다.
거대한 계단식 농경지 Moray. 둥그런 계단의 맨 아래의 중심에 서면 가장 강한 태양의 기운을 느낀다고 한다. 맨 아래 바닥의 원심의 지름은 45m 이고 밑에서 위로의 높이는 70m 정도로 테라스 모양을 하고 있다. 각 층마다 온도와 습도가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종류의 작물을 적합한 온도에 맞추어 재배할 수 있었다.
오른쪽의 계단식 농경지말고도 왼쪽에 조금 작은 것이 하나 더 있다. 모두가 작물을 기르는 실험장으로 쓰이던 곳이다. 옛날의 잉카인들이 이렇게 작물 실험을 했다니 경이롭기만 하다. 따뜻한 곳에서 자라는 작물을 조금씩 윗계단으로 옮겨가며 추위에 적응하게 만들기도 했다.
San Diego, Hawaii 에서 온 동료여행객들. 사진을 찍어주는 우리의 가이드 Washington 의 보조원. 다들 더워서 쪄죽는줄 알았다.
아 ~ 여기 아래로는 매우 작은 크기이지만 또 하나의 계단식 농경지가 더 있다. 어느 구룹의 관광객들인지 바닥에 퍼져앉아서 휴식 중이다. 그늘이 없으니 어찌하랴.
지금 우리가 있는 Moray 의 고도가 3,534m 이다. 백두산이 2,744m, 한라산이 1,950m 이니 여기가 대단히 높은 곳이다. 대체로 3,000m 이상에서는 고소증이 있는 것이 일반적인데 여기는 그 보다도 훨씬 더 높은 곳이다. 더위에 허덕이느라 고소증을 느낄수도 없었나 보다.
작은 계단식 농경지를 돌아서 다시 처음 떠났던 Moray 입구지점으로 돌아간다. 거대한 Moray 를 한바퀴 돌아나오는 것이다. 3,500m 가 넘는 고지대의 겨울 온도가 이렇게 높으니 여름에는 어떨까 상상해본다. 오늘 저녁에도 틀림없이 내일 마추피추 가는 날의 일기예보를 우리 가이드가 알려줄 것이다. 쌀쌀한 날씨가 될 것이니 잘 챙겨입으세요. 눈보라가 몰아치는 혹한이라는 말이 나오기 전에는 이제는 더 이상 믿지 않으리 ~~
엄청 더위를 먹으며 Moray 구경을 마치고 이제는 Sacred Valley (성스러운 계곡) 의 중심 마을인 Ollantaytambo (오얀따이땀보) 로 간다.
가는 도중에 까마득하게 높은 암벽의 절벽 위에 매달려있는 요상한 물체를 가이드가 설명을 한다. 관광객을 위한 객실이란다. 망원렌즈로 잡아당겨서 찍은 사진인데 실제로는 까마득하게 위에 매달려서 점처럼 작게 보이는 것이다. 도대체 누가 저기서 돈을 내고 잔다는 말인가. 거꾸로 돈을 받아도 잘 사람은 없을 것이다. 더구나 어떻게 저 위에까지 오른다는 것인지.... 밑에는 Internet 안내판까지 있다.
오얀따이땀보에 도착했다. 마을의 광장을 지나서 유적에 가까와지면 바로 앞에 거대한 돌산과 계단들을 마주하게 된다. 오얀따이땀보는 침략자 Spain 군에 맞선 잉카인들의 마지막 항전지로 몇차례의 승리를 거두기도 한 곳이다. 잉카시대에 만들어진 마을이 그대로 보존되고 있고 마추피추로 가는 Trail 의 출발점이기도 한 성스러운 계곡의 중심 마을이다. 우리가 마주한 이곳은 다양한 잉카의 신들을 모시기 위한 종교 구조물이 꼭대기에 있다.
주변 언덕 위의 구조물들.
잉카의 신앙과 기독교가 혼합된 그들의 생활이 엿보이는 지붕 위의 조그마한 십자가.
Peru 에서 흔히 보이는 동물 Lama 의 새끼가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닌다.
오얀따이땀보는 엄청 바람이 세고 춥다고 가이드가 겁을 주어서 모두들 두툼하게 중무장을 했는데 바람은 조금 있었지만 역시나 또 과대뻥이었다. 돌계단을 오르는데 헉헉 힘도 들지만 겹겹이 끼어입은 옷 때문에 더욱 거추장스럽다. 반팔 반바지가 제격인데 우리 구룹은 모두 완전 중무장이다.
비록 미완성의 건축물이지만 그 규모와 정교함은 상상을 초월한다. Spanish 의 침략이 없어서 만약에 이 건축물들이 완공되었다면 어떤 모습이었을까....
오른쪽에 돌 사이로 여러개의 구멍을 만들어놓았는데 이곳은 신들에게 제물을 바치는 구멍이다.
열심히 설명하는 가이드 Washington 군. 매일 반복되는 쌀쌀하다는 앵무새 일기예보만 빼면, 정말로 노련하고 세심한 최고의 가이드이다.
지진에도 잘 버티게 모든 돌들이 서로 잘 조여있도록 이렇게 깎아서 연결시켰다.
맞은편에 보이는 우뚝솟은 산봉우리 그 중턱에 사람 얼굴 형태의 바위가 있다. 그들의 조물주라고 여기는 비라꼬차 신의 얼굴을 새긴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 옆에는 사각형으로 만들어놓은 작물의 씨앗 보관소도 보인다. 건조하고 햇볕이 잘드는 곳에 만들어놓았다.
씨앗 보관소.
정상에 오르면 깨끗하게 다듬은 아주 큰 돌 6개가 붙어있는 이곳이 신전을 만들려고 하였던 곳이다. 계단 맨 위에 올라서 말끔하게 이어붙인 잉카 특유의 석벽과 마주했다면 신전에 들어선 것이다.
저 건너편의 산에서 옮겨온 거대한 6개의 바위돌. 하나의 무게가 42톤 (4만2천Kg) 에 이른다. 거리로는 6Km. 저 산에서 이 산 위로 끌고 올라왔다니 믿기 어려울 따름이다. 거대한 바위돌 밑에 나무를 깔아서 밀고 당기면서 오랜 세월에 걸쳐서 이 산 위로 끌어올렸다. 조금이라도 더 잘 구르게하려고 Lama 의 기름도 이용했단다.
거대한 붉은 화강암의 6개 바위돌. 완성이 되면 매끈하게 깍아버리는데 큰 돌을 옮길 때 잡기위해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돌출부분이 아직도 바위의 밑부분에 보인다. 미완성의 구조물이라 추정하는 근거이다.
저 위로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와서 한숨을 놓는다. 경사가 무척 심한 곳으로 3,500m 의 고지대에 이루어진 계단이라 하나하나 오르는데 힘이 많이 들었다. 오르지 않고 밑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동료들도 여러명있었다.
누군가가 듣던 말던 흥겹고 신나게 불러제끼는 잉카의 후예 Musician.
오얀따이땀보는 옛 잉카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조그마한 마을인데 이곳으로 와서 마추피추 기차를 타는 사람들, Trail 을 시작하는 사람들, 그래서 관광객들과 타고온 자동차, 수많은 관광버스들로 붐비는 곳이다.
저녁에는 잉카 현지인의 집에서 저녁을 함께하며 할머니, 손녀들까지 자리를 같이했다. 서로 궁금한 것을 물어보기도 하고..... 쌍둥이 손녀들의 노래도 들어보고. 제일 잘 보이는 벽면 위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진도 걸려있고 잉카의 신을 상징하는 그림들도 함께 많이 붙어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혼합된 종교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저녁상. 잉카의 건강식으로 아주 담백한 음식들이다. 매우 맛이 좋은 왕옥수수가 제일 좋았다. 여기에 닭고기가 추가되었다.
부엌도 구경을 시켜준다. 지금도 불을 지피는 재래식 아궁이를 이용해서 모든 음식을 만든다. 부엌의 한쪽 구석에는 아주 조그마한 냉장고가 있다.
부엌의 벽면에 잘 정리해서 걸어놓은 냄비뚜껑들이 보기에 좋다. 내일은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Machu Picchu 에 오르는 날이다. 아침 일찍 오늘 마지막 투어를 하였던 오얀따이땀보로 가서 거기서 기차로 이동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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